[명의예감] (4) 서울아산병원 심장내과 박덕우 교수

박효순 기자 2014. 11. 19. 06: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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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협심증·심근경색 중재술의 차세대 주자

"심장질환의 예방을 위해서는 위험인자(당뇨, 고혈압, 고지혈증, 흡연, 비만 등)에 대한 관리가 첫 번째 과정입니다. 특히 규칙적인 유산소 운동을 통해 비만을 방지하고 흡연자의 경우 반드시 금연하는 것이 필수죠. 그리고 고혈압, 당뇨, 고지혈증이 발견되는 경우 초기부터 적극적인 약물 및 생활요법으로 합병증 발생 전에 치료하는 것이 매우 중요합니다."

2014년 아산의학상 젊은의학자 부분 수상자인 서울아산병원 심장내과 박덕우 교수(41·사진). 그는 심장내과 중재시술분야(협심증 및 심근경색)의 차세대 주자로 꼽힌다.

박 교수는 관상동맥 질환(스텐스 시술 및 관상동맥 우회술의 비교), 협심증 환자의 진단 및 위험률 예측(바이오마커 연구 및 위험인자에 관한 연구), 협심증 환자의 항혈소판제제재 사용에 대한 연구, 협심증 및 심근경색 환자를 대상으로 한 대규모 임상연구 등을 수행하며 진료뿐 아니라 연구분야에서도 많은 성과를 내고 있다.

2014년 11월 박 교수는 미국 듀크대 의대 임상연구소 마네시 파텔 교수팀과 함께 전 세계 급성심근경색 환자 15만명의 진료 데이터(빅데이터)를 분석한 논문을 세계 3대 임상저널로 꼽히는 자마(JAMA) 11월호에 게재했다. 빅데이터는 지난 20년간 수행된 8개의 대규모 국제 임상연구를 통해 얻은 7만명과 최근 10년 동안 한국과 듀크대에서 각각 모은 4만명을 합친 것이다. 논문은 박 교수가 제1저자로 집필했다. 이 논문에 따르면 같은 급성심근경색 환자라도 다른 심장혈관에까지 동맥경화가 진행된 경우에는 심근경색 발생 후 30일 이내에 사망할 확률이 2.5배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극심한 흉통과 사망을 초래하는 급성심근경색 환자 중 절반 이상이 심근경색이 생긴 심장혈관 외에 다른 심장혈관에도 동맥경화로 인한 심한 협착이 동반됐다. 원인이 된 혈관 외에 다른 혈관에도 동맥경화가 있으면 급성심근경색 발생 후 30일 이내 조기 사망률이 4.3%에 이르렀지만 다른 혈관에 문제가 없는 경우에는 조기 사망률이 1.7%에 그쳤다.

2012년 미국심장학회에서 외국 의학자들과 어깨를 나란히 한 박덕우 교수.

→교육·연구·진료 및 국제화 4박자 '하모니'

또 2009년 3월부터 2012년 2월 해외연수 직전까지 울산대 의대에서 학생담당 교수직을 맡았다. 의대생들의 심장내과 실습기간 중 이론교육 및 환자를 직접적으로 진료하며 하는 실무교육에 초점을 맞추어 학생교육을 진행했다. 이에 대한 공로를 인정받아 2011년 울산대 의대 올해의 교수상(임상교육 부분)을 받았다.

또 2012년 3월 미국 시카고에서 개최된 미국심장학회(ACC)에서 임상 및 기초학문분야를 통틀어 전 세계에서 매년 한명에게만 수여되는 '올해의 최고 젊은 과학자상'을 아시아 최초로 세계 최연소로 수상했다. 2009년에는 분쉬의학상 젊은의학자상(대한의학회, 베링거인겔하임)과 유한의학상 대상(서울시의사회, 유한양행)도 거머쥐었다. 2010년에는 '약물 코팅 스텐트'에 대한 논문을 '뉴잉글랜드 저널 오브 메디슨(NEJM)'에 게재했다. 아산사회복지재단(이사장 정몽준)이 시상하는 최고 권위의 2014년도 제7회 아산의학상을 받았다. 올해 아산의학상은 기초의학부문 울산과기대 생명과학부 서판길 교수, 임상의학부문 성균관대 의대 이경수 교수(삼성서울병원 영상의학과), 젊은의학자부분은 연세대 생명시스템대 고재원 교수와 울산대 의대 박 교수다.

박덕우 교수(오른쪽)가 심장혈관 스텐트 시술을 하고 있다.

"관상동맥 질환, 즉 협심증 및 심근경색에 관한 약물 치료는 지난 수십년 동안 엄청난 발전이 있었습니다. 하지만 아직 많은 환자들이 명확한 진단이 되었음에도 불구하고 약 복용을 기피하고 민간요법에 기대려고 합니다. 우주에 로켓이 날아가는 시대에 하늘 보고 굿을 하는 행동이 아닐 수 없습니다. 의사가 권고하는 대로 근거에 준한 치료가 무엇보다 중요하며 가장 바람직합니다."

→늦둥이 아들 축복…연구와 건강관리에 심혈

박 교수 등에 따르면 심장질환의 조기 발견이 일차 관건이다. 협심증, 심근경색, 심부전 혹은 돌연사 등의 가족력이 있는 경우 30대 중반부터 검진을 통하여 심장질환의 위험인자 확인 및 관리가 필요하다. 고혈압, 당뇨, 고지혈증 등의 위험인자가 있으면 건강검진 항목으로 심장관련 검사도 정기적으로 해볼 것을 박 교수는 권했다.

박 교수는 1998년 경희대 의대를 졸업하고 서울아산병원에서 인턴과 레지던트를 마쳤다. 2003년 내과전문의를 취득했으며 2004년부터 2007년까지 서울아산병원 심장내과 전임의로 봉직한 뒤 교수요원이 됐다.

그는 '충분한 내공이 쌓이지 않으면, 주변에 그 어떠한 놀라운 일도 절대 생기지 않는다'는 신념을 갖고 있다. 한 번의 요행이나 아주 기막힌 운에 의해서 잠깐의 놀라운 성과나 결과가 생겼더라도 각고의 지속적인 노력 없이는 놀라운 일이 잘 생기지도 않을 뿐더러 그것이 결코 오래 지속될 수 없다는 뜻이다.

"결혼한지는 벌써 14년이 되었고요. 집사람은 약사이고 한양대학교 병원 약제부에서 15년 정도 근무하다가 3년전에 저의 미국연수 때문에 그만 두었고 지금은 육아에 전념하고 있습니다. 큰 아들이 올해 중학교 1학년 들어갔고, 제가 연수가서 큰 축복을 받아서 생긴 늦둥이 아들 녀석이 막 5개월을 넘었습니다. 형이랑 띠 동갑이죠. 요즘 저희 부부 인생 최고의 기쁨이고 즐거움입니다. 앞으로 더 많은 연구를 해서 전세계 어느 팀과 상대를 해도 뒤지지 않은 내공을 만들어 가고 싶고, 늦둥이를 둔 가장으로서 더 착실히 건강관리를 해야 한다는 생각을 늘 하고 있습니다."

*사진=서울아산병원 제공

<박효순 기자 anytoc@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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