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귀열 영어] Zero vs. oh vs. naught (숫자 0을 읽는 법)

한국일보 2014. 11. 16. 19: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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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주 월요일 : Colloquial Grammar (문법과 구어)

아파트 난방비가 '0원 나왔다'고 할 때 어떻게 읽을까. 어떤 사람은 '빵 원', 어떤 사람은 '영 원'이라고 읽을 것이다.'영 원'이 맞는 어법임에도 편의상 혹은 문맥상 그 의미를 강조하기 위해 '빵'이라고 읽기도 한다. 영어에도 이와 유사한 예가 있다. 어떤 때 숫자 0을 zero 혹은 oh로 읽을까.

영화 '007'은 흔히 double oh seven 으로 읽는다. double 'zero' seven보다 읽기와 발성이 쉬워서다. AAA단체 이름을 A-A-A로 읽지 않고 triple A로 읽는 것도 그게 더 편하기 때문이다. 숫자가 연속될 때 0을 oh로 읽으면 듣는 입장에서도 한결 이해가 빠르다. 미국의 우편번호는 다섯 자리로, 예를 들어 02125 는 oh-two-one-two-five처럼 읽는 게 대부분이다. 전화번호도 마찬가지다. 전화번호 1-800-224-5546에서 1-800을 one-eight hundred 로 읽는 것은 zero보다는 oh가 편하고 eight-oh-oh보다는 eight hundred가 혼동이 적기 때문이다. 신용카드의 일련 번호 역시 숫자 0을 zero보다 oh로 읽는 경우가 더 많다. 시간을 읽을 때 '17:09'은'fifteen oh nine'으로, '09:35'은 'oh nine thirty-five'로 읽는다. 일부에서는 zero 대신 oh로 읽는 관행이 zero의 발음 zer-Oh에서 나왔다고 보기도 한다.

그러나 좀더 정확하게 말하려면 원칙대로 zero라고 읽는 게 정석이다. 특히 영어에서는 숫자 0과 알파벳 O가 혼동을 일으킬 수 있어 유의해야 한다. 영하의 날씨를 말할 때나 계산할 때는 단순한 숫자보다는 정확성이 중요하기 때문에 below zero처럼 말한다.

만약 zero라는 발성보다 더 좋은 대안이 있다면 얼마든지 그렇게 불러도 된다. Tennis나 cricket, football 등의 score에서 zero 대신 love를 사용하거나 duck 혹은 nil을 사용하기도 하는데 fifteen-love(15:0), three goals to nil(3:0)로 읽는다. all or nothing 같은 표현도 aught or nought, ought or naught 식으로 발전했다. 숫자 0을 좀 더 정확하고 편하게 읽으려는 시도는 이미 200년 역사를 갖고 있다. 가령 0.40-09 의 경우 우리말로는 '영점 사공 대시 공구'로 읽는데 영어로는 forty-aught-nine으로 읽는다. 중요한 것은 숫자 0은 경우에 따라 달리 읽어야 한다는 사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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