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ine Dining] 바람난 미식가들이 그곳을 찾는 이유

2014. 11. 12. 16: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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먹방 남발 시대를 살고 있다. 그들의 표현을 몽땅 모아놓으면 우리나라의 모든 음식점은 세계적 맛집 반열에 오르고도 남을 것이다. 인정은 훈훈하나 변별력은 최악이다. 주변에 미식가 몇 사람이 있다. 그들은 맛 칼럼니스트가 아닌, 방송 피디, 잡지 기자, 변호사, 꽃가게 주인 등인데, 제주 모슬포 제철 방어를 먹겠다며 당일 여행도 마다하지 않는 인사들이다. 그들이 최근 안달나 찾아갔다는 서울과 수도권의 몇몇 맛집을 소개한다. 물론 나도 가 보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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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교동 작은 주점

몽로 夢路

'그가 하면 무언가 다르다'. 박찬일 셰프에 대한 평가 내지는 손님들의 바람이 이것이다. 그가 서교동 문학과사상사 사옥 지하에 '몽로'라는 묘한 뉘앙스의 주점을 차렸다. 한자로는 꿈길로 해석되고, 에밀 졸라의 소설 제목이며 오래 전 가수 이연실의 '목로주점'에서의 '목로'(선술집에서 술잔 받침으로 사용하는 좁고 긴 상, 라운지의 바를 연상)를 떠올리게도 하는 이름이다. 하지만 공식적으로는 포루투갈어로 '로칸다(Locanda)' 즉, 선술집, 식당이라는 뜻이다. 몽로는 홀과 바 두 구역으로 나눠져 있다. 출입문과 가까운 곳에는 널찍한 테이블이 있는 홀이 있고 안쪽 주방과 붙어있는 바는 라운지, 즉 '목로'를 떠올릴법한 디자인을 하고 있다. 역시 출판사 지하에 설치된 주점다운 면면이다. 게다가 박찬일 셰프 또한 요리사이자 칼럼니스트, 명 저자 아니던가. 박찬일 셰프는 늘 '박찬일식 요리'를 내놓는 것으로 유명하다. 이번에 그가 선보인 대표 요리로는 '박찬일식 닭튀김'이 있다. 분명 닭튀김인데 기름기가 쏙 빠지고 닭고기 특유의 향기도 절절한 수위까지만 표현했으며 닭고기 맛의 실세인 껍질과 속살의 조화가 오묘하다는 게 특징이다. 맥주 안주로 그만이었다. 계절 메뉴인 '안초비 크림소스의 굴 구이', '깔라마리 한치 튀김', '한치와 조개 와인 찜', '이베리코 흑돼지 볼살구이', '명란 파스타', '손으로 민 라구소스의 40(꽈란타) 생면 파스타' 등도 변함없는 지지를 받는 인기 목록이다.

주소 서울시 마포구 서교동 37-20 문학과지성사 지하1층 영업시간 오후 6시~새벽 1시, 일요일 휴무 문의 02-3144-8767

불광동 선어회집

횟집 산이네

저온숙성 회, 즉 선어 전문 횟집이다. 선어란 활어와 달리 적절한 시간 숙성시켰다 먹는 생선이다. 활어에 비해 부드럽게 씹히고 숙성어 특유의 진한 향이 특징이다. 주인장 김산 씨는 블로그를 운영하며 그날그날 새벽 수산시장에서의 활어 구입 장면을 공개한다. 또한 그 재료들을 기준으로 '오늘의 추천 메뉴'를 블로그와 식당 앞에 게시, 손님들의 선택을 돕는다. 지난 11월 5일 추천메뉴는 12kg짜리 대방어와 자연산 농어, 자연산 광어, 쥐치 등이었다. 이 모든 걸 먹고 싶다면 일인분에 3만3000원 하는 '생선회'를 주문하면 된다. 정량을 제공하지만 조금 더 달라고 하면 남은 술 마실 만큼의 양을 리필해 준다. 그밖의 메뉴로는 회무침, 생선초밥 등 요리와 회덮밥과 서더리탕, 회정식, 우럭매운탕, 회국수 등이 있다.

주소 서울시 은평구 불광동 285-11 영업시간 낮 11시~밤 10시까지(공휴일은 낮 12시부터 밤 9시 30분), 마지막 일요일 휴무 문의 02-384-5466

일산 즐거운 돼지고기

맛찬들 왕소금구이

돼지고기 요리는 끝없이 진화하고 유행도 탄다. 두께를 갖고 승부수를 거는 형국이다. 이 집은 3.5cm와 14일 숙성이 주제다. 목삼겹살을 3.5cm 크기로 잘라 규칙적으로 칼집을 내고 숙성시킨 후 손님상에 올린다. 굽고 자르는 일은 손님이 아닌 직원이 한다. 타지 않게 구워주고 적당한 두께와 크기로 잘라주니 최적화된 맛을 즐길 수 있다. 슬라이스 상태로 함께 나오는 감자와 미니 가래떡, 고기와 곁들여 먹는 묵은지, 명이나물 등은 맛을 상승시키는 반찬들이다. 숙성 생삼겹살, 숙성 생목살, 숙성 항정살, 한우 꽃등심 등이 주요 메뉴다. 개업과 동시에 줄 서는 고깃집으로 등극한 것은 이런 독특한 맛과 함께 직원들의 밝은 표정도 한몫한 것으로 보인다.

주소 경기도 고양시 일산동구 장항동 736-4 영업시간 낮 12시부터 아침 6시까지, 연중무휴 문의 031-916-6364

홍대앞 서프바

발리슈퍼스토어

서핑은 자연과 인간이 하나가 되는 몇 안되는 방법 중 하나다. 이곳이 사장인 '미스터 부다'는 덕후급 여행가이고 그가 사랑하는 발리와 서프를 콘셉트로 빈티지 서프바를 차렸다. 창밖으로 바다가 보이지 않고 합정역으로 가는 양화로6길이 보인다는 것 말고, 실내는 전형적인 비치바의 모습이다. 음악도 주로 60~80년대 경쾌한 팝송을 틀어준다. 비지스의 '스테인 얼라이브(Stayin' Alive)' 등 앉은 자세로 웨이브를 하게 만드는 그런 노래들이다. 서프바의 매력은 가을, 겨울까지 이어진다. 메뉴로는 하우스맥주, 인도네시아, 타이 음식이 주류를 이룬다. 인기 안주로 '토마토 샐러드'가 있는데, 발리산 8가지 소스로 맛을 내 아시아 특유의 향기를 즐길 수 있다. 고수를 싫어하는 사람이라면 주문할 때 꼭 챙겨야 한다.

주소 서울시 마포구 서교동 396-32 영업시간 오후 5시 30분~새벽 2시까지(주말엔 새벽 4시까지) 문의 02-323-7871 [글과 사진 이영근(여행작가)] [본 기사는 매일경제 Citylife 제453호 (14.11.18일자) 기사입니다] [ⓒ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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