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OUR WORLD] 일주일쯤 머물고 싶은..'숨겨진 보석' 스페인 메노르카

2014. 11. 9. 15: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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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지인이 귀뜀해준 사람 냄새 나는 지중해 휴양지아찔한 절벽안에 숨어있는 동굴바파도소리 들으며 맥주한잔 마시면 여기가 천국

"메노르카?" 이역만리 스페인. 7개월째 육아에 고군분투하던 내게 이웃집 할머니 한 분이 귀띔해준 보석 같은 여행지. 바로 검색에 들어갔다. 오호, 끝내준다. 열정의 나라 스페인에 숨겨진 파라다이스. 발레아레스 제도 동쪽에 위치한 702㎢ 규모의 작고 평화로운 섬. 가장 마음에 드는 설명은 영국 프랑스 이탈리아 카탈루냐 지방의 상류층과 셀러브러티가 휴양을 즐기기 위해 찾는다는 대목이다.

아, 가뭄에 갈라진 척박한 땅에 뿌려진 한 바가지의 단비. 신랑을 바로 꼬셔냈다. 유모차 끌고 바로 출발.

눈이 아렸다. 돌 담벼락 건너로 펼쳐진 지중해가 따사로운 햇빛에 출렁인다. 와, 탄성이 절로 나왔다. 해안선을 따라 굽이굽이 이어진 돌 담벼락이라니. 가장 마음에 드는 건 바다다. 메노르카에 있는 해변은 특이하다. 숲 속에 숨어 있다. 자동차로는 접근하기 까다롭다. 은밀하니 더 가보고 싶게 만드는 마력이라고나 할까.

덜컹덜컹, 비포장 도로를 지났다. 구불구불한 좁은 숲 길을 살벌하게 지나서 마침내 도착한 마카레야 해변. 아, 오, 와우, '빤떼스틱(스페인 사람들 발음이 된소리다)' 같은 감탄사가 연방 터져나왔다. 죽기 전에 꼭 가봐야 할 '아름다운 해변' 버킷리스트 1순위. 옆으로는 살벌한 바위 절벽과 우거진 숲이 찰떡궁합 '절경 화음'을 만들어낸다.

1차 목적지는 트레발루게르 해변. 해변 옆으로 난 트레킹 코스를 따라 1시간을 걸었다. 울퉁불퉁 바위길과 나무 데크로 이어진 좁다란 계단을 한참 지났을까. 발 아래로 끝없이 뻗은 옥빛 지중해와 해변의 절경이 한눈에 박힌다.

전망 포인트를 찍은 뒤 향한 곳은 숙소 바로 지척에 있는 비니베케르. 산토리니를 닮은 백색 마을이다. 아기자기하게 모여 있는 하얀집, 좁은 골목길을 따라 뻗은 흰색 회벽. 새하얀 집들 사이로 은밀하게 보이는 프라이빗 해변까지. 지날 때마다 마을 곳곳에서 박하향이 나는 것 같다.

왜, 이곳 메노르카가 유명인들의 메카인지 그제야 고개가 끄떡여진다. 어느새 저녁. 어둑어둑 석양이 밀려든다. 해변 바로 옆으로 달려갔다. 시원하게 맥주 한잔. 짚으로 만든 파라솔에 등을 푹 묻고 있으니 이 섬을 통째로 소유한 '만수르'가 된 듯한 기분이다.

사실 메노르카에서 빠질 수 없는 게 이 '백만불'짜리 석양이다. 특히 석양 포인트로 꼭 찍어야 하는 곳이 아찔한 바위 절벽에 숨어 있는 동굴바, 코바 덴 소로이. 상상해 보시라. 발 아래로는 파도가 철썩이고 머리 위로는 홍시처럼 발갛게 물든 하늘이 코앞까지 내려앉아 있다. 거기에 트렌디한 라운지 음악까지.

감상도 잠깐. 허기진 배를 채우기 위해 마온 항구로 향했다. 메노르카는 마온과 시우타데야 두 개의 도시로 이뤄져 있다. 마온 항구는 5㎞ 규모로 진주만에 이어 세계에서 두 번째로 큰 자연 항구로 꼽힌다. 항구에는 전 세계에서 몰려든 요트와 배들로 가득 차 있다.

매일 갓 잡아 올린 해산물을 공수한다는 하가로 레스토랑으로 향했다. 입에 군침 가득한 신랑이 주문한 요리는 통통한 해산물이 가득한 크랩 파에야. 한 입 배어 물곤 신랑과 눈이 마주쳤다. 말 안 해도 안다. '지금까지 먹어본 파에야 중 단연 최고'라는 것.

메노르카에서 으뜸 요리는 사실 랍스터 스튜다. 스페인 왕이 오로지 이 스튜 한 그릇을 먹기 위해 바쁜 스케줄을 빼고 들린다니 말 다했다. 살이 오른 랍스터에 소스와 토마토, 갈릭, 바즐을 넣어 끓여낸다. 비주얼이 꽤 그럴싸하다. 얇게 썬 빵을 곁들였다. 아, 스트레스 훌훌 날아가는 이 맛. 갑자기 주변이 시끄럽다. 세상에. 랍스터 요리에 심취하느라 아기 분유 주는 걸 잊었다. 둘이 먹다 아이가 울어도 모를 최고의 맛, 스튜다.

■ 메노르카 100배 즐기는 Tip ▶ 가려면〓인천에서 마드리드 또는 바르셀로나를 경유해 메노르카로 가는 국내선을 이용한다.

▶ 날씨는〓10월에도 바닷가에서 수영이 가능하다. 현재는 우리나라 초여름 날씨다. 메노르카의 성수기는 6월 말~9월 초. 한적함을 즐기기 원한다면 지금이 적기다.

▶ 숙소는〓공항에서 10분 거리에 위치한 바셀로 푸에블로 호텔 강추. 저렴한 숙박료에 가족단위 고객을 위한 어린이 풀장과 놀이시설이 마련돼 있다. 연인끼리 왔다면 바셀로 해밀턴 호텔을 추천한다.

[메노르카(스페인) = 김수진 여행 작가] [ⓒ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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