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겨운 시골서의 일탈 '체코 쿠트나호라'①

문지연 기자 2014. 11. 4. 14: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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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시인, 한적한 중세를 거닐다

▲ 바르바라 대성당으로 향하는 길목에 들어선 석상들.

[투어코리아=문지연 기자] 체코 여행의 관문은 역사와 문화가 살아 숨 쉬는 프라하다. 24시간 불이 꺼지지 않는 프라하는 화려한 볼거리와 유쾌한 즐길 거리가 차고 넘친다.

그러나 체코의 명소는 비단 프라하뿐만이 아니다. 근교에 아름다운 여행지가 즐비하다. 체스키크롬로프, 올로모오츠, 쿠트나호라…. 기품 있는 중세의 분위기와 고풍스런 건축물을 엿볼 수 있는 아름다운 도시들이다. 또 화려한 도시에서는 느끼기 힘든 조용한 휴식을 겸하기에도 좋다. 이번 호에서는 한때 부의 중심이었던 은광의 도시 쿠트나호라를 소개한다.

▲목가적인 풍경이 인상적인 쿠트나호라 기차역.

13세기 유럽 최대의 은광 산이 있던 쿠트나호라는 바츨라프 2세가 왕실 조폐소를 설치하면서 프라하만큼 화려한 도시로 자리매김했다. 화수분처럼 쏟아지는 은 덕분에 유럽에서 사용하는 대부분의 은화를 쿠트나호라에서 제작했을 정도다.

중세 유럽은 은을 화폐로 사용했던 터라 은 생산지가 바로 경제의 중심지였다. 쿠트나호라가 곧 부를 상징하는 곳이 된 이유다.

그러나 영원할 것만 같던 '부'는 16세기 중반에 이르러 차츰 시들어 갔다. 은이 바닥을 보였던 것이다. 급기야 전쟁까지 덮치면서 쿠트나호라는 점점 쇠락의 길을 걷게 됐다. 후세에서 자취를 감춘 은맥을 찾아 나서기도 했지만 결코 불꽃처럼 타오르던 그때 그 시절의 영광을 되찾을 수는 없었다. 지금은 프라하에서 가까운 명소로 많은 여행객의 발길을 사로잡고 있다.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으로 등재된 성 바르바라 성당과 성모 마리아 대성당, 해골사원 등이 유명하다.

오래된 기차역, 묵은 것과의 해후쿠트나호라는 프라하에서 기차를 타고 1시간이면 닿는 가까운 거리에 위치해 있다. 역에 도착했을 때 제일 먼저 시선을 끈 것은 시골 마을의 작은 간이역과 같은 기차역의 풍경이다. 빛바랜 건물과 세월의 때가 묻은 간판, 그리고 시간이 녹아내린 녹슨 철로가 마냥 정겹기만 하다.

철길을 따라 몇 걸음을 걷다보니 묵은 것들과의 해후가 이렇게 반가울 수가 없다. 기차를 타고 고작 1시간을 달렸을 뿐인데, 프라하처럼 크고 목가적인 풍경이 인상적인 쿠트나호라 기차역. 번잡한 도시에서는 결코 느낄 수 없는 목가적인 풍경이다.

기차역을 빠져 나오면 청량감이 밀려온다. 습기를 머금은 고온의 유월이었지만 그래도 상쾌하다고 느낄 수 있었던 이유는 며칠 만에 만나는 진한 푸름 때문이었다. 아름드리나무가 만든 그림자 아래를 걸으면 어느새 풀냄새가 코끝에 와 닿는다.

▲기차역을 빠져나오자마자 펼쳐지는 조용한 시골과 같은 풍경이 정겹기만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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