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른용 색칠공부 '컬러링북' 열풍..왜?

2014. 11. 4. 14:51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CBS노컷뉴스 문수경 기자]

#1.박지연(35) 씨는 아들 둘을 키우느라 하루하루가 전쟁터 같다. 하지만 어른용 색칠공부인 컬러링북을 시작한 후 육아 스트레스가 많이 줄었다. 틈틈이 짬을 내 색색깔의 색연필로 도안을 채워가다 보면 시간이 어떻게 가는 줄 모르겠다. 내 손으로 직접 완성한 작품을 볼 때면 성취감이 크고, 어릴적 색칠공부 하던 추억이 떠올라 슬며시 미소짓게 된다.

#2.직장인 송민주(28) 씨는 퇴근하면 간식 먹으면서 드라마를 보거나 SNS를 통해 친구들과 수다떠는 게 낙이었다. 그러나 컬러링북에 색칠하는 취미를 갖게 되면서 TV와 스마트폰을 모두 끊었다. 색칠에 몰두하다 보면 걱정과 근심이 싹 사라지는 느낌이다. 번잡했던 머릿속이 깨끗이 비워지니까 마음이 평온해지고, 밤에 잠도 잘 온다.

너도나도 디지털 피로감을 호소하는 요즘, 어른을 위한 색칠공부인 컬러링북이 여성들 사이에서 인기다. '안티 스트레스북'을 표방하는 컬러링북은 전문가가 손으로 그린 스케치에 독자가 색연필로 색칠하는 책이다.

올 하반기에만 국내에서 10여 종 이상이 출간됐고, 이중 8월말에 나온 '비밀의 정원'은 한국출판인회의(전국 온·오프라인 서점 8곳에서 판매한 부수 종합)가 집계한 종합 베스트셀러 순위에서 2주 연속(10월 넷째주, 다섯째 주) 1위에 올랐다.

일러스트레이터 조해너 배스포드가 그린 '비밀의 정원'에는 꽃과 나무, 벌레와 동물 등 흑백의 정교하고 세밀한 무늬가 가득하다. 독자들은 색칠에 집중하면서 일상의 스트레스를 잊고 몰입의 즐거움을 만끽한다. 아름다운 작품을 완성한 후에는 나만의 정원을 갖게 됐다는 뿌듯함도 크다. 어느 것 하나 똑같은 색깔로 칠해진 그림이 없기 때문이다.

출간 초에는 구매층이 20,30대 여성으로 한정돼 있었지만 색칠놀이에 대한 향수와 시간에 시간,장소를 구애받지 않는다는 점 덕분에 최근에는 중장년층 여성이나 어린아이를 키우는 주부도 많이 찾는다.

근래 컬러링북 열풍이 부는 데는 SNS의 힘이 절대적이다. '비밀의 정원'을 펴낸 출판사 '퍼블리싱 컴퍼니 클'의 박정우 마케팅팀 팀장은 "SNS에 완성된 그림을 올려 공유하는 게 유행이다. 누군가 내가 색칠한 정원을 자랑하고 싶은 마음에 자신의 SNS에 올리면 리트윗이 엄청 많다"며 "아날로그적인 감성이 물씬한 색칠놀이가 디지털 미디어의 힘을 빌려 확산됐다. 디지털과 아날로그의 재미있는 결합"이라고 덧붙였다.

CBS노컷뉴스 문수경 기자 moon034cbs.co.kr

저작권자 © CBS 노컷뉴스(www.nocutnews.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Copyright © 노컷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