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파트 뒷산에서 500여년 된 미라 발견..대전시립박물관 "출토복식 학술적 가치 높아"
대전의 한 아파트 뒷산에서 500여년 전 매장된 것으로 추정되는 미라가 발견됐다.
대전시립박물관은 지난 1일 대전 서구 갈마동의 한 아파트 뒷편 도솔산에서 조선시대 중종대(中宗代) 인물인 단양 우씨 17세손 우백기(禹百期)의 미라와 습의(襲衣·장례 때 시신에 입히는 옷)를 수습했다고 3일 밝혔다.
미라가 발견된 지역은 단양 우씨들의 세장지(世葬地)로, 오래 전 도시개발로 인해 대부분의 묘소가 이장되고 1기의 묘소만이 남아 있던 것으로 전해졌다. 시립박물관은 이번에 이 묘소를 옮기는 과정에서 미라가 출토됐다는 신고를 받고, 현장에서 시신을 싼 대렴의(大斂衣)와 함께 미라를 수습했다.
대전시립박물관은 지난 1일 대전 서구 갈마동 도솔산에서 500여년 전 매장된 것으로 추정되는 미라와 습의(襲衣)를 수습했다고 3일 밝혔다. |대전시립박물관 제공 |
우백기는 단양 우씨 족보에 우세건(禹世健·1497~1529)의 넷째 아들로 기록돼 있으나 태어난 때와 매장 시기는 정확히 나타나 있지 않다. 다만, 조선시대 궁중의 음식을 담당하던 관청인 사옹원(司饔院)의 봉사(奉事)와 정릉(貞陵)의 참봉(參奉)을 지내고 기묘사화(己卯士禍) 때 화를 입었다고 기록돼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시립박물관은 이러한 기록을 토대로 미라의 매장 시기를 1500년대 중반 이전으로 추정하고 있다. 박물관 측은 출토 복식이 부패되는 것을 막기 위해 시신을 싸고 있던 습의를 수습한 직후 보존처리 전문기관에 보낸 상태다.
대전시립박물관 관계자는 "미라와 함께 수습한 출토복식은 실유물이 희귀한 16세기 전반의 임진왜란 이전 자료로서 복식사에서 가지는 학술적 가치가 매우 높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종섭 기자 nomad@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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