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30 전월세 대책] 서울 강남·서대문·구로, 경기 남부에 다세대·연립주택 집중 공급
[ 이현일 / 김진수 기자 ]
정부가 30일 내놓은 '10·30 부동산 대책'의 핵심은 임대주택 공급 확대다. 단기적으론 내년 말까지 6만7000가구의 다가구·다세대·연립 임대주택을 집중적으로 풀어 서민 전세난을 완화하겠다는 계획이다. 연립·다세대 주택 등을 건설할 때 국민주택기금 지원도 확대하기로 했다.
중장기적으로는 임대주택리츠 등을 활성화해 내년부터 매년 총 12만가구의 임대주택을 시장에 풀 방침이다. 일각에서 거론된 '임대계약 기간 3년 연장' '전·월세 상한제 도입' 등의 규제 대신 공급 확대라는 정공법을 선택했다는 분석이다.
○매년 임대주택 12만가구 푼다
국토교통부는 LH(한국토지주택공사) 등을 통해 다세대 등의 주택을 매입하거나 전세를 얻어 저소득층을 대상으로 보증부 월세로 임대하는 매입·전세임대주택 물량을 대폭 늘리기로 했다.
내달부터 3000가구 임대주택을 추가로 확보해 1만7000가구(연간 4만3000가구)를 연내 공급할 예정이다. 내년에는 다세대·연립주택 1만가구를 추가로 사들여 매입임대 총 5만가구를 내놓는다. 내년에 공급 예정인 임대 아파트 7만가구까지 더하면 내년 전체 공공임대물량은 12만가구에 이를 전망이다.
입주물량 부족, 재건축 이주 수요 등으로 전·월세 시장이 불안해질 우려가 있는 서울 강남지역과 서대문·구로구, 경기 남부 등에 집중 공급한다. 주택기금의 가구당 지원 규모도 매입 대금은 평균 9000만원에서 9500만원으로, 전세 임대는 7500만원에서 8000만원으로 각각 500만원씩 올리기로 했다. 정부는 내년까지 이 사업에만 5조7000억원의 재원을 투입한다.
주로 택지지구에서 아파트 형태로 공급되던 임대주택 유형도 다양해질 전망이다. LH는 직접 도심에서 다세대·연립 형태의 임대주택을 짓기로 했다. 공사 기간이 6개월 내외로 짧아 단기간에 임대주택을 늘릴 수 있어서다. 민간의 다세대·연립주택(원룸 제외) 건설 때 지원 자금을 시중금리(3.8~4.0%) 수준으로 인하하고 30가구 이상으로 사업계획 승인을 받으면 금리를 1%포인트 추가로 낮춰준다.
○민간 10년 공공임대 지원
2017년까지 리츠를 활용해 짓는 임대주택을 기존 5만가구에서 6만가구로 확대한다. 공공임대리츠는 LH가 보유한 공공택지에 기금과 LH 및 민간의 출자·융자금 등을 끌어들여 임대주택을 짓는 방식이다. LH는 올해 말 하남 미사, 화성 동탄2, 김포 한강, 평택 소사벌 등 수도권 7곳에서 7141가구의 리츠를 활용한 임대주택 공사에 나선다.
민간 사업자들도 10년 공공임대주택을 짓도록 유도할 방침이다. 내년 1년간 한시적으로 10년 공공임대주택을 짓는 건설사에 빌려주는 건설자금의 가구당 한도를 1500만원씩 인상해 60㎡ 이하는 7000만원, 60~85㎡는 9000만원까지 지원한다.
국지적 전·월세난을 막기 위해 재건축 이주 시기도 조정하기로 했다. 서울의 경우 내년 재건축에 따른 멸실 주택은 5만3000가구인 반면 신규 입주물량은 4만1000가구에 그쳐 1만2000가구의 물량이 부족할 전망이다. 권혁진 국토부 주택정책과장은 "지자체 간 협조체계를 구성해 재건축단지 이주 시기를 1년 이내로 조정하고 이주 시기 심의 대상도 확대할 방침"이라고 말했다.
■ 매입·전세임대주택
LH(한국토지주택공사)가 기존 주택을 매입하거나 전세를 얻어 저소득층에게 장기간 재임대하는 주택.
이현일/김진수 기자 hiuneal@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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