석달 자전거 유럽횡단 '수상한 부시장'

춘천CBS 박정민 기자 2014. 10. 21. 16:27
자동요약 기사 제목과 주요 문장을 기반으로 자동요약한 결과입니다.
전체 맥락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본문 보기를 권장합니다.

초등학교 학력으로 부시장까지 올라 세간의 주목을 받았던 최광철 전 원주부시장(CBS노컷뉴스 5월 2일, 6월 18일 보도)이 자신과 주변에 약속했던 자전거 유럽횡단을 마치고 무사히 귀국했다.

자전거 매니아로 부인과 함께 이미 국토종주를 마친 최 전 부시장은 지난 6월 24일 명예퇴임 직후 100일간 자전거 유럽횡단를 통해 인생 2막을 준비하겠다고 공언했다.

음성재생 설정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최광철 전 원주부시장 부부 "희망과 도전 발견한 시간"
자전거 유럽횡단 종착지인 영국 맨체스터에 도착해 기념사진을 촬영한 최광철 전 원주부시장 부부.
"돌이켜 보면 무모한 도전이었지만 희망과 도전의 의미를 발견한 시간이었습니다"

초등학교 학력으로 부시장까지 올라 세간의 주목을 받았던 최광철 전 원주부시장(CBS노컷뉴스 5월 2일, 6월 18일 보도)이 자신과 주변에 약속했던 자전거 유럽횡단을 마치고 무사히 귀국했다.

자전거 매니아로 부인과 함께 이미 국토종주를 마친 최 전 부시장은 지난 6월 24일 명예퇴임 직후 100일간 자전거 유럽횡단를 통해 인생 2막을 준비하겠다고 공언했다.

명예퇴임전 자신의 평범하지 않았던 여정을 담은 자서전 '수상한 부시장'과 연관해 '수상한 여행'으로 명명했다.

지난 7월 16일부터 10월 15일까지 석 달간 자전거로 찾은 나라만 5개국에 하루 평균 50km에 달하는 총 3,500km를 달렸다. 경부고속도로(416km)를 4번 왕복한 셈이다.

"자전거는 상자에 싣고 오스트리아까지 비행기로 간 후 비엔나에서 라이딩을 시작했는데 독일과 룩셈부르크, 프랑스를 거쳐 영국 맨체스터까지 달렸죠"

"숙박과 취사는 거의 캠핑장을 이용했어요. 텐트와 버너를 갖고 다녔는데 하룻밤 이용료는 우리 돈으로 2만원 정도였어요. 경비 절약은 물론 현지인들과 접하기 쉽고, 무엇보다도 도나우 강변의 밤, 캠핑장에 쏟아지던 한아름 별들을 아직도 잊을 수가 없습니다"

여행코스는 유럽을 대각선으로 횡단하는 방식을 택했다. 오스트리아 수도 비엔나에서 도나우강을 따라 독일 도나우부르크까지 간 뒤 로맨틱가도를 따라 북쪽으로 달려 뷔츠부르크, 마인강과 라인강을 거슬러 프랑크푸르트를 경유해 코블란츠에 이르렀다. 다시 모젤강을 거슬러 룩셈부르크를 들른 뒤 프랑스 낭시, 파리를 가로질러 칼레, 도버해협을 훼리로 건너 영국 캠브리지,버밍엄, 맨체스터에 입성했다.

오스트리아와 독일에서는 주로 강을 따라 오르고, 프랑스와 영국은 지방도를 따라 시골길을 내달렸다.

"무모하기 짝이 없었죠. 유럽횡단 계획을 세울 때 지도만 보며 코스를 그렸는데 현지 여건을 잘 모르고 의욕만 넘쳐 노선을 정한 것인데 지금 돌이켜보면 자칫 잘못된 정보로 현지에서 길 잃은 미아가 될 수도 있었던 상황이죠"

부부 모두 육순을 바라보는 나이라 체력과 언어 소통도 복병이었다.

"자전거는 체력이 엔진인데 육순 나이에다 부부가 항상 책상과 주방에서 생활해 온 터라 성능이 좋을리 없었죠. 다행히 광활한 들녘 바람과 새로운 경험들이 방전된 체력을 충전시키는 에너지가 됐습니다"

"처음엔 누가 말을 걸어 올까 두려웠죠. 하지만 손짓 발짓으로 상대의 의중을 알아차렸고 점차 마음만은 현지인처럼 자신감이 붙기 시작했죠"

일정도 순탄하지는 않았다. 달리다 보면 길을 잘못 들거나 자전거가 고장나는 경우도 있어 목적지를 미리 정할 수 없었다. 해 저물면 그 때서야 숙소를 찾아야 했다.

"날씨는 춥고 밤은 깊었는데 잘 곳을 찾지 못해 외진 곳에서 겁에 질려 부부가 헤매던 기억은 잊을 수가 없죠. 길을 잘 못 찾아 고속도로로 들어가는 바람에 혼줄나기도 하고 무거운 짐을 싣고 달리느라 펑크가 여섯 번, 짐받이가 두 번이나 부러져 응급조치를 취하기도 했었죠"

독일 도나우 강변을 배경으로 휴식을 취하고 있는 최광철 전 원주부시장 부부.
고진감래(苦盡甘來)라 했던가. 고생 끝에 마주한 아름다운 고성과 로렐라이 언덕을 굽이도는 독일의 라인강과 포도향 가득한 모젤강변은 생생한 수채화와 비단길을 선물했다고.

강원도 화천 부군수와 강원도 기획관을 역임했던 전력답게 강원도와 대한민국 사절단의 역할도 톡톡히 해냈다.

"태극기를 핸들에 꽂고 지나가면 현지 주민들은 신기한 듯 가까이 다가와 말을 걸어왔고 미리 가져간 청실홍실과 화천 평화의 종 책갈피, 평창동계올림픽 배지 3백개는 선물이자 홍보물로 요긴하게 쓰였습니다"

38년 몸담은 공직을 은퇴하고 선택한 자전거 유럽횡단. 바쁜 공직생활에 미뤄온 부인과 함께한 첫 해외여행이자 인생 2막을 설계하는 기회였다.

"베이비붐 세대의 초반 은퇴자로 우울하기도 했지만 새로운 희망과 도전을 하기로 결심하면서 3년간 준비한 자전거 일주였죠. 나이와 처지를 탓하는 것은 스스로를 옥죄는 것입니다. 평소 희망과 도전은 삶의 의미고 젊음의 비결로 살아왔는데 다시 한번 그 소신을 몸소 체험한 기회였습니다"

최 전 부시장은 자전거 유럽횡단 경험을 책으로 펴낼 예정이며 이동경로와 사진, 소품도 전시해 희망과 도전의 메시지를 주변에 전할 예정이다.

"자전거는 내가 페달을 밟는 만큼 앞으로 나아가죠. 우리 인생도 마찬가지라고 생각합니다. 내가 용기를 내고 도전하는만큼 또 다른 결실을 맺을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결혼해서 가장 긴 시간 함께한 부인에게도 고마움을 아끼지 않았다.

"허리 디스크로 고생했고 한번도 해외여행을 가보지 못했던 아내입니다. 첫 해외여행이 자전거여서 걱정도 많이 했는데 함께 완주해줘서 너무 고맙죠. 추니(안춘희)씨 고맙습니다"

▶ 기자와 카톡 채팅하기
▶ 노컷뉴스 영상 구독하기

[춘천CBS 박정민 기자] jmpark@cbs.co.kr

Copyright © 노컷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