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힐링푸드>영양학자 김갑영의 우리 음식 이야기-게장

이경택기자 2014. 9. 17. 14: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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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나라에서 게장을 먹은 기록은 산림경제, 자산어보, 규합총서, 임원경제지 등 수많은 문서에서 찾아볼 수 있다. 1800년대 이전부터는 게장을 먹었을 것으로 추정된다.

게장 담그는 법도 다양한데 우선 산림경제부터 살펴보자. 산림경제에는 소금과 술을 같이 사용한 술지게미로 절여서 담그는 법이 소개돼 있는데 이렇게 하면 다음해 봄까지도 상하지 않는다고 돼 있다. 시의전서에는 술이나 초장, 소금물로 절여 담그는 법이 기록돼 있다. 또한 게를 키우는 방법도 상세히 담겨 있다.

증보산림경제에는 간장이나 소금탕으로 게장을 담그거나 쇠고기를 같이 넣어 담그는 방법이 나와 있다. 소금탕으로 게장을 담그기 위해선 소금물을 짜게 졸여 식힌 뒤에 항아리에 붓는다. 그리고 살아 있는 게를 깨끗이 씻어 물기를 닦아낸 후에 게가 소금탕 국물에 잠기도록 넣는다. 여기에 천초를 넣고 개오동 나뭇잎을 덮고 다시 나뭇가지를 질러 놓는다. 다음 날 소금 국물을 쏟아내어 다시 국물을 끓여 붓고 잘 봉해 두었다가 숙성되면 꺼내어 먹는다. 가을에 담가 이듬해 여름에 꺼내 먹어도 상하지 않고 뒷맛이 개운했다고 한다.

규합총서에도 소금으로 게젓 담그는 법이 소개돼 있는데 소금게장은 맛이 아름답고 오래 두어도 상하지 않는다고 기록돼 있다.

반가에서는 또 민물에 서식하는 참게로 게장을 많이 담가 먹었다. 특히 임진강 유역의 파주에서 잡힌 참게는 맛이 독특하고 흙냄새가 적어 임금님께 진상품으로 바쳐졌다고 한다. 요즘은 참게 서식지가 감소하여 임진강을 제외한 다른 강에서는 참게를 보기 힘들다. 참게장은 가을에 담가 다음해 여름반찬으로 먹기 때문에, 장기 보관을 위해 짜게 담갔다. 참게는 추수기 논에서 잡히는 암게가 알이 많고 기름진 내장 때문에 가장 맛이 좋다.

요즘은 대부분 갖은 양념을 넣어 끓여서 식힌 간장을 넣어 만드는 간장게장을 많이 담가 먹는다. 또 신선한 게를 고춧가루와 배, 양파, 생강, 마늘, 참깨, 참기름 등으로 버무려 매콤 달콤한 맛을 내도록 한 양념게장도 인기 메뉴 중 하나다. 고유의 매콤 달콤한 맛을 즐기기 위해선 2∼3일 내에 먹어야 한다. 양념게장을 오래 보관하려면 양념하기 전에 끓여서 식힌 간장을 붓고 나서 양념을 하면 된다. 한편 아직도 일부 지역에서는 게장을 조금 독특하게 만들어 먹는데 전남 강진에서는 콩만큼 작은 게를 맷돌에 갈아 걸쭉해진 덩이를 소금·고춧가루로 버무려 담근 '콩게젓'이 유명하다.

공주대 명예교수·전 한국가정과학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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