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체험기] 레노버 '크롬북'..부팅시간 10초, 빠르지만 아직은 불편

박성우 기자 2014. 9. 8. 08: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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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 세계 PC(노트북 포함) 10대 가운데 9대는 마이크로소프트(MS)의 윈도를 운영체제(OS)로 사용한다. 이는 모바일 시장과는 다른 양상이다. 모바일 시장에서는 구글 안드로이드와 애플의 IOS가 운영체제 시장을 주도하고 있다. 하지만 PC·노트북 시장에서도 조금씩 '탈(脫) 윈도'의 움직임이 일고 있다. 구글이 선보인 '크롬 OS'를 두고 하는 얘기다. 아직은 초기단계지만 삼성전자(005930), LG전자(066570), 레노버, 에이수스, HP 등 글로벌 PC 제조사들이 크롬 OS를 탑재한 '크롬북'을 잇따라 선보이며 대중화에 나서고 있다.

지난 1~6일 레노버의 크롬북 'N20'을 사용해봤다. 크롬북이란 클라우드 공간에 있는 운영체제인 크롬 OS를 사용하는 새로운 유형의 컴퓨터다. 하드디스크드라이브(HDD)를 버리고 속도가 빠른 솔리드스테이트드라이브(SSD)를 사용해 부팅시간이 10초에 불과한 것이 장점이다. 수면모드에서 깨어나는 데는 1초밖에 걸리지 않는다.

대학에서 컴퓨터공학을 전공했지만, 크롬북을 처음 받은 순간 당황했다. 생긴 모양은 노트북과 똑같지만, 크롬 OS는 기존의 윈도 운영체계와는 완전히 달랐다. 마치 피쳐폰을 사용하다 안드로이드 스마트폰을 처음 사용하는 것처럼 신세계를 보는 듯했다.

닫혀 있던 크룸북의 화면을 펼치자 부팅이 시작됐고 부팅에는 10초가 채 걸리지 않았다. 화면이 켜지자 윈도와 비슷하게 바탕화면의 모습이 보였지만, 사용법은 전혀 달랐다. 오랜 기간 윈도에 익숙해진 탓인지 처음엔 크롬북 사용법이 어렵고 불편했다. 하지만 삼성전자 갤럭시 등 안드로이드 스마트폰을 노트북으로 사용한다고 생각하면 이해가 좀 빠를 수 있다.

N20은 구글 서비스에 최적화됐다. 메일과 문서작업 등은 지메일과 구글독스를 통해 이용할 수 있다. 다만 N20은 크롬북이기 때문에 일반 윈도 버전의 소프트웨어를 설치할 수는 없다. 모든 소프트웨어를 구글의 '크롬 앱스토어'를 통해서만 내려받아야 한다.

크롬 앱스토어에는 국내의 대표적 문서편집기인 한컴오피스가 없다. 대부분 영어로 된 애플리케이션(앱)이어서 현재는 국내 사용자들이 쓸만한 앱들은 많지 않다. 더구나 스타크래프트 등 패키지 게임들은 설치조차 할 수 없다.

이러한 불편함에도 크롬북이 주목 받고 있는 이유는 '빠른 속도'와 '가격' 때문이다. 크롬북은 인터넷 검색을 할 때 윈도의 익스플로러보다 훨씬 빠른 속도를 자랑한다. 가격은 미국 279달러(약 28만5975 원)로 태블릿PC인 아이패드(47만3000원)보다 저렴하다. 업계에서는 크롬북의 시장이 점차 확대됨에 따라 가격이 200달러 아래로 내려갈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N20은 인텔 셀러론 중앙처리장치(CPU)와 4기가바이트(GB) 램(RAM)을 채택했다. 단순히 사양만 놓고 보면 높은 사양은 아니지만, 크롬 OS 자체가 가볍기 때문에 빠른 속도를 제공한다. 또한 배터리 소모가 적어 1회 충전으로 8시간을 사용할 수 있다.

다소 낮은 '1366x768' 해상도를 제공하는 디스플레이는 아쉽다. 데이터를 저장하는 SSD도 16GB에 불과하다. 최근 출시되는 스마트폰이나 태블릿PC가 대부분이 32GB 이상을 지원하는 만큼 용량 면에서 스마트폰이나 태블릿PC보다 떨어지는 수준이다. 하지만 크롬북에서는 대부분의 데이터가 클라우드를 통해 저장되기 때문에 SSD 용량은 큰 의미가 없다.

결론적으로 현재로선 N20은 빠른 속도 이외에는 불편한 점이 너무나 많다. 인터넷 검색이나 단순 작업용 노트북으로 적합하다. 만약 노트북을 업무용이나 다양한 작업기기로 사용하려는 소비자라면 크롬북을 쳐다볼 이유가 없다.

하지만 크롬북의 미래는 달라질 것 같다. 미국 IT리서치 전문기업인 가트너는 올해 크롬북 판매량이 전년대비 79% 늘어난 520만대에 이를 것이라고 밝혔다. 또 2017년도에는 3배 이상 증가한 1440만대에 달할 것으로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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