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BBC 프롬스 공연나선 정명훈 서울시향 감독

"수준 높은 연주로 역동적인 한국 정서 선보일 것"
(런던=연합뉴스) 김태한 특파원 = "역동적이고 격정적인 한국인의 정서를 음악으로 보여주겠다."
정명훈 서울시 교향악단 예술감독은 27일(현지시간) 런던에서 열리는 세계적인 음악축제 BBC 프롬스 공연을 앞두고 자신감을 드러냈다.
정 감독은 공연을 앞두고 기자들과 만나 "지난 9년간 함께 한 서울시향은 자식과 같은 존재"라며 "이번 공연이 아시아 정상급 오케스트라로 성장한 서울시향의 뛰어난 음악성을 알리는 계기가 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밝혔다. 그동안 서울시향이 국제적인 수준으로 성장했고 탁월한 연주자들도 많다는 자랑도 덧붙였다.
서울시향은 우리나라 오케스트라로는 처음으로 이날 BBC 프롬스 무대에서 정 감독의 지휘 아래 유럽에서 활동하는 작곡가 진은숙의 생황 협주곡 '슈'를 협연한다.
세계적인 수준의 완성도를 인정받은 서울시향의 장기인 드뷔시의 '바다'와 차이콥스키 교향곡 6번 '비창'도 영국 관객들에게 선보인다.
정 감독은 동양의 전통악기 생황을 연주하는 협주곡을 고른 것은 "무엇보다 현대음악계가 주목하는 한국인 작곡가를 자랑하고 싶었기 때문"이라며 "중국 연주자 우웨이가 협연하는 연주는 동양적인 신비함과 화려함으로 관객들을 사로잡을 것"이라고 말했다.
서울시향의 BBC 프롬스 공연은 2001년 NHK 심포니 오케스트라 이후 13년 만에 아시아를 대표하는 오케스트라를 초청한 자리로 큰 관심을 끌고 있다.
올해 출범 9주년을 맞는 서울시향은 베를린 필하모닉, 런던 심포니, 부다페스트 페스티벌 오케스트라 등 이번 축제에 세계적인 오케스트라와 함께 초청돼 국제적인 위상을 과시하고 있다.
서울시향은 이날 BBC 프롬스 무대를 끝으로 지난 21일부터 핀란드 투르쿠 뮤직 페스티벌, 오스트리아 그라페네크 페스티벌 등을 거쳐온 유럽 4개국 순회공연의 대미를 장식하게 된다.
다음은 일문일답.
-- 한국 오케스트라가 BBC 프롬스 무대에 서는 것은 처음인데.
▲ 전통 있는 큰 무대에서 관객과 소통할 기회를 얻게 된 것을 큰 영광으로 생각한다. 콘서트의 진정한 스타는 관객이므로 이번 무대는 서울시향에 매우 중요한 경험이 될 것으로 믿는다.
-- 서울시향이 세계 음악계의 주목을 받기 시작했는데.
▲ 일곱 살에 오케스트라와 처음 연주를 했었는데 당시만 해도 한국에서 오케스트라를 유지하는 일은 어려운 상황이었다. 서울시향은 외국인 연주자가 15%에 이르고 관리가 잘되는 편이다. 서울시향은 지난 9년간 함께 한 자식 같은 존재인데 항상 발전하라고 요구해왔고 지금까지 잘해왔다고 생각한다.
-- 한국 오케스트라의 장점은 무엇인가?
▲ 실력 있는 젊은 연주자들이 많이 나오면서 큰 힘이 되고 있다. 한국 사람들은 감정적으로 열정적인 성향이 있는데 이는 음악적인 성취를 이루는 측면에서는 큰 장점으로 작용한다.
-- 지휘자로서 추구하는 목표는.
▲ 오케스트라에서는 연주자는 물론 작곡가의 역할도 매우 중요하다. 지휘자는 '배달부' 같은 사람인데 쉽지만은 않은 일이다. 어느덧 나이가 가장 많은 현역 지휘자 대열에 들었는데 최고의 규율이 있다면 항상 발전을 추구하자는 것이다.
-- 이번 유럽순회 공연을 평가한다면.
▲ 서울시향은 그동안 해외 순회공연을 통해 예술성과 음악적 수준을 알리면서 성장을 추구해왔다. 클래식 음악을 우리 문화로 키우려면 국제성을 갖추는 것이 중요하다고 믿는다. 올해 유럽순회 활동에서는 핀란드와 오스트리아, 이탈리아에서 공연했는데 이런 활동이 한 단계 더 도약하는 데 큰 도움이 될 것으로 믿는다. 서울시향의 장래 위상은 해마다 얼마나 성장을 이뤘는가에 달렸다고 본다. 유럽의 관객들이 100년 뒤에도 서울시향을 초청해줬으면 좋겠다.
-- 과거 북한과의 합동공연 때는 어땠나?
▲ (2년 전 합동공연 연습을 위해) 북한을 방문했던 경험은 잊을 수 없다. 양측 주민들은 통일을 원한다는 것을 느낄 수 있었다. 당시 북한의 많은 연주자가 먼저 다가와 많은 이야기를 나눌 기회가 있었는데 이는 음악의 힘이 아닐까 생각한다. 베토벤 9번 교향곡을 연주하면서 작곡가는 자유를 위한 투사가 될 수 있다는 생각도 했다.
-- 연주곡 가운데 생황 협주곡이 이채롭다.
▲ 관객과의 소통이 중요하다는 점에서 진은숙 작곡가의 생황 협주곡에 거는 기대가 크다. 이 곡을 고른 이유는 한국의 세계적인 작곡가를 자랑하고 싶은 마음에서였다. 베를린에서 연주했던 첼로 협주곡도 있지만, BBC 프롬스 같은 대형 무대에는 동양의 악기인 생황이 더 잘 어울릴 것으로 생각했다. 중국 연주자 우웨이가 협연하는 연주는 동양적인 신비함과 화려함을 관객들에게 선사할 것이다.
thkim@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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