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도 추석선물]고소하고 은은한 향, 쫀득한 식감.. 이게 바로 추석의 맛

2014. 8. 19. 03: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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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남 영광군의 자랑 '모싯잎 송편'

[동아일보]

값이 싸고 건강에도 좋은 영광 모싯잎 송편이 먹음직스럽다. 오른쪽 채반의 초록생 송편은 증기로 찐 것이고 왼쪽 연두색 송편은 찌지 않은 생 송편이다. 영광모싯잎송편생산자협의회 제공

민족 최대 명절인 추석(9월 8일)이 얼마 남지 않았다, 추석 하면 포근하고 아늑한 고향, 맑은 가을 하늘에서 부서져 내리는 달빛, 그리고 버선발로 한걸음에 뛰어 나오시던 어머니가 떠오른다. 둥근달이 동산에 걸리고 들판 풍요로움에 가슴 설레며 온 가족이 한자리에 모여 송편을 빚는 모습은 생각만 해도 정겹고 따스하다.

하지만 아쉽게도 명절 떡인 송편을 손수 빚는 집은 많지 않다. 만드는 게 번거로워 떡집에서 사거나 아예 먹지 않는 경우가 많다. 향수 어린 송편. 그것도 값이 싸면서 건강에도 좋다면 추석 선물로서 더할 나위가 없다. 영광 모싯잎 송편이 바로 그것이다.

전남 영광군은 굴비의 고장이지만 최근에는 모싯잎 송편으로 더 유명하다. 영광군에는 모싯잎 송편 전문 떡집이 125곳이나 있다. 모싯잎 송편은 평소에도 먹거나 선물하는 사람이 많다. 맛있고 건강에 좋으면서 싸기 때문이다.

영광군의 모싯잎 송편 떡집들은 요즘 추석 대목을 맞아 눈코 뜰 새 없이 바쁘다. 쌀을 빻고, 송편을 빚고, 증기로 찌고, 포장하는 손놀림이 바쁘다. 대균연 영광모싯잎송편생산자협의회장(51·떡보네모싯잎송편)은 "값이 싸고 추석 선물로 딱 맞아 기업체나 기관·단체 등에서 직원이나 고객 선물용으로 수백 상자씩 주문하기도 한다"고 말했다.

모싯잎 송편은 쌀을 빻아 반죽할 때 삶은 모싯잎을 섞어 만든다. 모싯잎은 식이섬유·회분·칼슘과 항산화 활성 물질을 많이 함유하고 있다. 항산화 성분은 쑥보다 무려 6배나 많다. 변비·당뇨 예방과 이뇨작용, 여성 다이어트에도 효과가 있다. 항균 기능이 탁월해 떡이 덜 상하게 하고 딱딱해지는 걸 막아 준다. 한마디로 '천연 방부제' 역할을 하는 것이다.

모싯잎은 송편 중 함량이 26%가 넘을 만큼 많이 들어간다. 송편은 열을 가하면 초록색으로 변하며 특유의 향을 낸다. 은은한 향에 쫀득쫀득 씹히는 식감과 고소한 단맛이 조화를 이룬다. 윤남준 궁전떡집 대표(54)는 "쌀·모싯잎·동부 외에는 설탕과 천일염 소금을 조금 칠 뿐 색소나 방부제 등 화학첨가물을 전혀 쓰지 않는 웰빙 식품"이라며 "송편을 일일이 손으로 정성스럽게 빚기 때문에 어머니의 손맛을 느낄 수 있다"고 소개했다.

송편에 들어가는 재료 또한 특이하다. 검은콩이나 깻가루를 넣는 일반 송편과 달리 동부라는 살구색 콩을 넣는다. 쌀이 전체의 48%, 동부 함량이 24% 정도 차지한다. 쌀은 친환경으로 재배한 것을 쓴다. 일반 송편보다 훨씬 커 두개 만 먹어도 포만감이 느껴진다.

식사 대용이나 간식용으로 인기를 끄는 이유다. 장천수 영광군 친환경농정과장은 "떡집 125곳이 연간 280억 원의 매출을 올리고 있다"며 "건강에 좋고 값 또한 싼 것이 인기의 비결"이라고 말했다.

추석맞이 선물 세트 가격은 찐 송편의 경우 20개가 담긴 1.2kg 상자가 1만 원이다. 4∼5개 씩 비닐로 포장돼 있다. 2만 원, 3만 원짜리 상자도 있다. 5만 원어치 이상은 무료 배송한다. 찌지 않은 생(生) 송편은 깨와 동부 등 2가지 속을 넣는다.

100개(5kg 이상)를 포장해 3만8500원에 무료 배송한다. 생 송편은 얼려 스티로폼에 넣은 뒤 다시 종이 상자로 포장한다. 냉동 보관하면서 필요한 양만 꺼내 25분가량 쪄 먹으면 된다. 다른 떡과 달리 뜨거울 때보다 식혀서 먹어야 더 맛있다. 제주를 제외한 전국 어디서나 주문하면 하루 만에 받아볼 수 있다. 주문전화 061-351-9559, 6866, 9449

::모싯잎:

쐐기풀과 다년생 초본식물인 모시풀의 잎으로 1년에 4, 5차례 딴다. 줄기 껍질로 하얀색 옷감인 모시를 짜기도 한다.

예로부터 토사·신경통·감기·식욕부진·간염 등에 효과가 있다고 전해진다. 카페인이 없어 오랜 기간 많이 먹어도

불면증·위산과다·신경과민 등 부작용이 없다.

정승호 기자 shju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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