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 "중국, 이제는 서부 실크로드다"

전재원 주시안 2014. 8. 11. 07: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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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니투데이 전재원 주시안(중국) 총영사]

전재원 주시안 총영사

우리나라의 몇몇 마을에는 샘에서 저절로 술이 나왔다는 설화가 있어 주천(酒泉)이란 마을 이름을 가진 곳도 있다. 설화 중에는 사람들이 욕심 사납게 퍼마신 뒤 술이 나오지 않았다는 내용도 있고, 자연이 인간에게 준 선물을 소중하게 여겨야 한다는 교훈을 담고 있는 것도 있다.

중국에도 주취안(酒泉)이란 지역이 있는데, 그 지명의 유래는 전쟁과 관련이 있는 것이 특이하다. 한나라 때 곽거병 장군이 군사들을 이끌고 실크로드를 따라 서역을 정벌하러 이곳을 지나게 된다. 더운 날씨에 장병들이 무척 지쳐있었는데, 곽 장군은 한무제가 보내온 술 한 병으로 군사들의 사기를 끌어 올린다.

그는 병사들을 모이게 하고 우물 속에 술을 타며 이렇게 외친다. "이 물은 더 이상 물이 아니라 황제가 우리에게 내려 준 술이다. 우리 이 술을 함께 마시고 황제의 은혜에 보답하자!".

자기 혼자 마시는 것을 포기하고 병사들과 함께한 장군의 따뜻함이 가득 녹아 있는 술이었다. 병사들은 땀을 닦고 전의를 불태웠고, 결국 서역정벌에서 성공하고 돌아 왔다고 한다.

주취안은 장예, 우웨이, 자위관 등과 함께 중국에서 서역으로 가기 위해 반드시 지나야 하는 실크로드인 하서회랑(河西走廊)의 주요 도시가 됐다.

주취안은 1년 강수량이 100㎜정도로 사람이 넉넉하게 살기에는 어려운 곳으로, 면적은 한국의 2배나 되지만 인구는 110만명에 불과하다.

그러나 이곳 사람들은 건조하고 일조량이 많은 지역적 특색을 이용해 태양광과 풍력산업을 육성해 주변도시까지 전기를 공급한다. 한국전력공사가 이 지역에 합자로 풍력발전소를 만들어 전기를 생산하고 있으며 몇몇 우리기업도 진출을 고려하고 있다.

또 하나 주취안의 특징은 이곳의 중국위성발사센터에서 1970년부터 인공위성을 발사하고 있다는 것이다. 지난해 시안총영사관은 한중 양국의 위성발사센터라는 공통점을 매개로 주취안시와 전남 고흥군(나로우주센터)이 우호도시를 맺도록 주선해 고흥군수 등 대표단이 이곳을 방문하기도 했다.

필자가 지난달 주취안에 출장을 가보니 그 곳 시장은 고흥군과의 교류에 상당히 적극적인 태도를 보였고, 올 하반기 대표단의 방한과 투자설명회 개최도 추진하겠다고 했다. 얼마 전, 시진핑 국가주석이 한국을 국빈방문했을 때 개최된 한중경제협력포럼에서 박근혜 대통령은 한국의 '유라시아 이니셔티브'와 중국의 '실크로드 경제벨트' 연계를 모색할 필요가 있음을 강조한 바 있다. 앞으로 두 구상이 잘 접목돼 추진될 경우 그 시너지 효과가 매우 클 것으로 보인다.

이처럼 우리 입장에서는 중국 서부에 더 많은 관심을 가질 경우 적지 않은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 중국이 추구하고 있는 실크로드 경제벨트의 핵심은 실크로드 지역의 서쪽 국가와 경제교류를 늘려 나가면서 중국 동부에 비해 낙후된 서부지역을 발전시킨다는 것이다. 이러한 계획에 따라 서부지역의 물류 환경도 개선되고 있어 이미 주요 실크로드 구간인 신장 우루무치와 감숙성 란저우를 연결하는 고속철이 시운행 중이다.

우리는 대부분 중국의 동부 도시들과만 교류를 하고 있는데, 중국의 넓은 영토를 생각하면 특색있는 서부지역과 교류의 다변화를 꾀해볼 필요가 있다. 주취안시와 우리 고흥군처럼 중국 서부의 도시와 우리 지자체간 교류를 늘리는 것도 좋은 방법이 될 수 있다.

길은 인간에게 희망을 꿈꾸게 했으며 교류와 소통을 낳았다. 서부대개발로 빠르게 성장하고 있는 서부 도시들과의 교류로 새로운 '한중로드'가 생긴다면 그 길을 따라 서로를 알게 되고 자연스럽게 경제교류도 늘어나며 우리가 추구하는 '유라시아 이니셔티브'의 실현에도 도움이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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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니투데이 전재원 주시안(중국) 총영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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