클래식 기타리스트 이건화씨 청소년들 위한 무료 음악회
"몸과 마음이 아픈 청소년들에게 희망을 들려줄 계획입니다. 공부에 시달리고, 경쟁에 치이고, '왕따' 등 학교 폭력에 멍든 아이들이 아름다운 기타 선율을 듣고 행복했으면 좋겠습니다."
클래식 기타리스트 이건화씨(31·사진)는 6일 경향신문과의 인터뷰에서 "여름방학을 맞아 한국 청소년들을 위로하는 무대를 갖기로 했다"며 "8·15 광복절이나 이달 중순 무료 음악회를 열 계획"이라고 말했다. 독일에 유학 중인 이씨는 현재 대만에서 열리고 있는 '2014 국제 클래식기타 페스티벌'에 참가 중으로 오는 10일 한국에 들어온다.
그는 귀국과 동시에 경기 파주시에 있는 장애인 복지재활 시설과 청소년·학교폭력 예방을 위한 힐링 캠프 등을 찾아 연주회를 가질 예정이다. 청소년들에게 익숙한 클래식 음악은 물론 국내 가요와 팝송 등을 들려준다는 계획이다.
"세종대 컴퓨터공학과 2학년 시절 클래식 기타가 좋아 무작정 독일로 떠났습니다. 부모님의 반대가 컸지만 포기하지 않았고 끝내 꿈을 이뤘습니다. 가장 힘들다고 생각되는 순간이야말로 청소년들이 도전의식을 갖고 힘차게 나갈 수 있는 때입니다."
이씨는 클래식의 본고장인 독일 뒤셀도르프대와 대학원을 최고 점수로 졸업하고 세계적인 기타리스트 알렉산더 라미레즈 교수 지도 아래 최고 연주자(박사) 과정을 마쳤다. 2010년 독일 오베르하우젠 국제 기타 콩쿠르 2등을 비롯해 2011년 노르트호른 국제 기타 콩쿠르 3등, 2012년 게벨스베르크 국제 기타 콩쿠르 3등, 2012 코블렌츠 국제 기타 콩쿠르 피날리스트, 2013년 게벨스베르크 국제 기타 콩쿠르 2등에 오르는 등 4년 연속 세계 대회에서 입상했다.
그가 매일 기타를 잡는 시간은 6~7시간. 손마디 마디가 부러질 것 같은 통증이 와도 10년을 단 하루도 게을리하지 않았다. 그런 그를 독일 현지언론과 전문가들은 음색의 다양성, 훌륭하다고밖에 표현할 길이 없는 맑은 음색, 연주할 때 악기와 함께 춤을 추는 듯한 유연함과 합일감 등을 들어 "30세의 어린 나이지만 '대가'라는 명칭을 붙이기에 손색이 없다"고 평가하고 있다.
"클래식 기타는 연주자의 개성에 따라 소리가 달라집니다. 어떤 성격의 작곡가였을까, 어떤 상황에서 곡을 썼을까 한참을 생각한 후 연주하려고 노력하지요. 청소년들은 각기 다른 색깔을 갖고 있으니 목소리도 저마다 다를 것입니다. 청소년의 마음을 온전히 기타 선율로 표현하고 싶습니다."
그는 "청소년들의 눈빛 하나하나를 기타로 호흡하는 것만큼 의미 있는 재능기부는 없다고 생각한다"며 "음악으로 소통할 수 있다면 언제 어떤 무대든 오르겠다"고 말했다.
< 정유미 기자 youme@kyunghyang.com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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