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종열의 볼링그린 다이어리<66>세 번째 자선 야구교실을 다녀와서

성환희 2014. 8. 4. 17: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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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에서 가장 인기 있는 스포츠를 묻는다면 역시 프로야구다. 그리고 이제는 보는 스포츠에서 직접 몸으로 하는 스포츠로 변한 것도 사실이다. 하지만 우리 나라에서 평범한 학생으로 성장했다면 야구를 제대로 배워볼 기회가 많지 않고 성인이 되어서도 야구를 배우는 것은 쉽지 않다. 예를 들어 골프를 배우고 싶다면 집 근처에 많은 골프 연습장이 있으며 비용을 더 지불한다면 좋은 환경과 더 나은 프로에게 레슨을 받을 수 있다. 하지만 야구 레슨은 연습장도 많지 않으며 기술적으로도 어려운 동작이기 때문에 배우기가 쉽지 않다. 또한 골프에 비해서는 넓은 공간이 필요하며 투수와 야수로 나뉘기 때문에 세부적인 전문가가 필요하기도 하다.

처음에 사회인 야구 선수들에게 무료 자선 야구 교실을 하자고 제안 받았을 때는 반신 반의했다. 사회인 선수들이 야구를 배우고 싶어하기는 하지만 야구라는 종목의 특성상 전문적인 기술을 소화해 낼 수 있을지 의문이 들었으며 과연 실력이 어느 정도나 되는지 알 수 없기 때문에 코칭의 기준을 어느 수준에 맞추어야 하는 지도 잘 몰랐다. 하지만 사회인 야구 선수들의 야구에 대한 열정을 알았기 때문에 나도 흔쾌히 동참하기로 했다. 그래서 내가 만든 기준은 엘리트 선수의 중간 수준에 맞는 코칭을 하자는 것과 이왕 재능 기부를 할 것이라면 제대로 된 프로그램을 만들어야겠다는 생각이었다.

이번 자선 야구 교실은 서울대 동아리 선수들로 구성되어 있었고 이 선수들에게는 야구 기술과 함께 이론적인 부분에 대해 더 자세히 설명하려고 노력했다. 이유는 야구의 기술에 대해서는 많은 사람들에게 들어 보았겠지만 제대로 배워 본 적이 없었을 것 같았기 때문이었다. 그래서 이번 기회를 통해 야구 이론을 배워서 본인들의 팀에 돌아가 전파한다면 더 나은 기술로 더 재미있고 흥미롭게 야구를 할 수 있을 것이라 생각했다.

먼저 야구를 제대로 하기 위해서는 야구의 재능과 건강한 신체가 필요하며 야구 기술의 이론적인 이해가 동반되어야 한다. 그리고 나서 그것을 바탕으로 기술 훈련을 해야 기량 향상 속도가 빠르며 부상의 위험도 줄어든다. 야구를 잘 하기 위해서는 우선 몸이 건강해야 하는데 대부분 어깨, 팔꿈치, 허리 등이 아파서 제대로 못하는 사회인 선수들도 꽤 많았다. 그래서 이번 야구교실 프로그램을 구성하는 첫 번째 시간에는 운동 부상에 관한 것들과 트레이닝의 원리와 운동 방법을 강의 했고, 두 번째 시간은 타격과 피칭에 대한 이론 강의, 세 번째 단계로 기술 훈련과 실전 게임을 접목한 프로그램을 만들었다. 이번 행사에는 충무 병원 원장님이 특별히 같이 해 주셨으며, 트레이닝 파트는 김병곤 스포사 원장, 투수 파트는 최원호 XTM 해설 위원, 그리고 타격 파트는 내가 맡았다. 사실 원호와 병곤이는 내 친구지만 참 대단하고 고맙다는 생각을 한다. 바쁜 와중에도 시간을 만들어 노력하는 모습을 보면 친구지만 존경스럽기까지 하다.

엘리트 선수들도 누구 하나 똑같은 선수가 없듯이 사회인 선수들은 더 다양한 장점과 단점을 가지고 있다. 그래서 나 같은 경우는 단점을 수정하기 보다는 장점을 살리는 코칭을 많이 하는 편인데, 그 중에 핵심은 몸을 가장 효과적으로 이용해서 타격을 할 수 있도록 도와주는 것이다. 그런데 재미있는 것은 엘리트 선수들에 비해서 사회인 선수들의 습득 속도가 더 빠르다는 것이다. 엘리트 선수들의 경우는 너무나 많은 코치와 감독들에게 다양한 이론을 듣다 보니 정보의 홍수로 인해 이론에 대해 부정적인 시각을 가지고 있다. 반면에 사회인 선수들은 열린 마음이 있는 선수들이 더 많은 것 같았다. 그것은 먼저 이론을 정확하게 설명하고 나서 기술을 훈련을 하기 때문이며, 현명한 사람은 정확한 이론과 자료를 마주했을 때 본인의 생각을 바꾸기 때문이다.

이번 행사가 벌써 세 번째로, 여전히 부족하기는 하지만 처음 두 번보다는 점점 알찬 행사가 되는 것 같다. 자선 야구 교실을 하면서 느끼는 가장 큰 것은 사회인 야구 선수들의 야구에 대한 열정이다. 이 선수들은 하나라도 더 배우고자 하는 열망이 눈에 보인다. 그렇다 보니 날씨가 아무리 더워도 내가 직접 무엇인가 더 해주고 싶은 마음이 들었고, 특히나 처음에는 기량이 부족했던 선수가 강의와 기술 훈련을 거치고 나서 기량이 좋아지는 모습을 보면서 굉장히 뿌듯했다. 한국에서나 미국에서 엘리트 선수들만을 보고 있던 나에게 이번 기회는 오히려 내가 가르치며 더 배우고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사실 엘리트 선수들은 어려서부터 야구를 해왔기 때문에 사회인 선수들에 비하면 지도하기가 쉽다. 그렇다 보니 선수들의 장단점을 파악한 후 지도하는 방식도 거의 비슷한데, 사회인 선수들을 가르쳐 주기 위해서는 나도 새로운 코칭 방법이 필요했고, 그것을 찾기 위해서 노력하며 나 스스로가 발전하는 것을 느끼게 되었다.

자선 야구 교실을 하기 위해서는 후원 업체들과 보이지 않는 곳의 많은 사람들의 도움이 필요하다. 이번 행사에 내 일처럼 도와주신 서울대 베이스볼 아카데미 이알참 사무 총장님과 서울대 관계자분들, 그리고 스포사 피트니스직원들의 헌신적인 노력이 없었다면 제대로 된 행사를 할 수 없었을 것이다. 이 자리를 빌어 모든 분들께 다시 한번 감사한 마음을 전하고 싶다. 볼링그린 하이스쿨 코치ㆍ전 LG 코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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