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생체험 Whatever] 자주 감고, 헹구고, 말리고..탈모 예방, 세 가지만 기억하세요

2014. 7. 29. 06: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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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지 김재학 기자가 샴푸 후 관리사로부터 두피에 영양제를 공급받고 있다. 환자의 탈모 진행상황과 두피상태 등에 따라 맞춤 처방되는 영양제는 허브추출물이 주성분으로 모낭 건강을 개선하고 모발을 굵게 한다. 사진제공|리치앤영

■ 탈모 중기 기자의 '두피 클리닉' 체험1시간에 걸쳐서 상담·두피 상태 정밀 분석가늘어지는 모발·두피에 왁스…탈모 주범마사지-스케일링-영양…10단계 프로그램탈모 개선 도울 뿐…이전으로 되돌리진 못해

남성탈모의 70% 이상이 유전적 요인이라고 알려져 있다. 머릿속에 가계도를 펼쳐본다. 할아버지, 아버지는 돌아가실 때까지 빽빽한 머리숱을 자랑했다. 세 분의 숙부도 밀림 수준이다. 혐의를 외가 쪽으로 돌려본다. 생전의 외조부, 그리고 두 분의 외숙부 모두 평균 이상의 모발량을 지녔다. 그런데 왜?

40대 중반의 기자에게 탈모가 시작된 건 대략 10여년 전. 만나는 지인들이 기자의 머리를 지적하며 한마디씩 했다. 머리를 감고나면 세면대에 머리카락이 까맣게 묻어있던 때였다. 탈모와의 전쟁이 시작됐다. 먹는 약, 뿌리는 약, 전용샴푸에 민간요법까지, 탈모방지나 발모에 도움이 된다면 돈을 아끼지 않았다. 하지만 백약이 무효. 이마라인의 후퇴는 멈추지 않았고, '속알머리'로 불리는 가운데 머리도 갈수록 휑해졌다. 그러던 차에 '두피 클리닉'에 대한 얘기를 듣게 됐다. 두피 상태를 정밀하게 분석해서, 탈모를 집중 개선한다고 했다. 체념하고 살던 '빛나리 운명'에 빛나는 대안이 될 수 있을까? 희망을 안고 22일 서울 용산구 이촌동의 맞춤식 두피케어센터 '리치앤영'을 찾았다.

● 가늘어지고 안 자라는 모발들…"아! 탈모 중기"

"머리 감고 오셨어요?"

나이, 탈모시기, 흡연여부, 음주량 등 기본적인 정보파악이 끝나자 이영희 원장이 대뜸 물었다. 의아해 하는 기자에게 이 원장이 머리를 안 감아야 두피 상태를 더 정확히 분석할 수 있다고 이유를 알려줬다. 이 원장이 기자의 머리를 주무르기 시작했다. 모발을 들춰보고, 손가락으로 두피를 눌러보기도 한다. "어젯밤 잠을 잘 주무셨나 봐요. 두피 상태는 말랑말랑한 게 좋네요. 수면이 부족하고, 스트레스를 받으면 두피가 딱딱해져 탈모를 악화시켜요."

이어 막대기 모양의 카메라로 두피를 관찰했다. 최대 200배까지 대상을 확대해서 보여주는 마이크로스코프다. 모니터에 기자의 두피가 적나라하게 속살을 드러냈다.

"저기 솜털처럼 가는 머리카락 보이죠. 성장이 둔화된 탈모직전의 모발입니다. 이미 휴지기에 들어간 모낭도 많고요. 전형적인 남성형 탈모로, 초기를 넘어 중기에 접어든 것으로 판단됩니다."

정상 모발의 굵기는 0.075mm 이상인데, 기자의 모발 평균 굵기는 0.047mm에 그쳤다. 머리카락은 주기적으로 빠졌다 나기를 반복하는데, 남성호르몬(안드로겐)의 영향으로 모낭이 위축되면 머리카락이 가늘어지고 성장주기가 점점 짧아지게 된다. 그러다 더 이상 새 머리카락이 나지 않게 되는 것이 탈모다. 식물로 따지면 줄기를 길러 내야할 뿌리가 고사한 것이다.

이 원장이 모니터를 가리키며 말을 이었다. "두피에 '왁스'가 끼어있네요. 하얀색의 동글동글한 덩어리 보이죠. 피지와 각질 등 각종 노폐물이 결합해 공기 중에서 산화한 것인데, 저게 모낭 입구에 쌓이면 영양공급을 막아 탈모를 가속화 시킵니다."

1시간에 걸친 상담이 끝나고 '탈모 중기' 기자에게 집중관리 솔루션이 처방됐다.

● 마사지-스케일링-영양제 주입 '황무지 개간 90분'

두피케어 프로그램은 10여 단계로 진행됐는데, '마사지-두피 스케일링-영양제 주입'으로 구분할 수 있다. 황무지를 개간하고 거름을 넣어 옥토로 만드는 작업이라고 할 수 있다. 땅이 비옥해지면 작물이 잘 자라는 법.

칸막이로 분리된 관리실에서 관리사의 일대일 전담케어가 시작됐다. 우선 따뜻한 타월로 두피를 안정시킨 후 머리 뿐 아니라 목, 어깨까지 마사지했다. "어깨와 목 주변 근육이 뭉치면 영향을 받아 두피 근육도 경직되는데, 탈모를 유발할 수 있다. 두피를 말랑말랑하게 손가락으로 풀어주면 혈액 순환이 좋아져 탈모를 줄일 수 있다"고 관리사가 설명했다.

두피 살균과 각질 등 노폐물 제거를 위한 고주파 관리와 두피 스케일링이 20분간 이어졌다. 이어 관리사가 분무기를 이용해 영양제를 발랐다. 모낭을 재생하고 모발을 성장하게 하는 성분이라고 했다. 영양제 흡수를 돕는 오존스팀기 안에 머리를 넣자 두피에 바른 영양제의 멘톨 성분 때문인지 청량감이 느껴졌다.

탈모 개선 샴푸로 머리를 감은 후, 레이저 트리트먼트에 들어갔다. 빗모양의 기계가 머리를 빗어 내리는데, 이때 나오는 레이저가 손상된 두피 세포를 재생하고, 휴지기의 모발을 자극해 성장을 돕는다고 했다. 1시간 반 관리를 받는 동안 유일하게 '안락하지 못했던 단계'는 메조롤러 시술. 190여 개의 미세한 바늘이 달린 롤러로 수십 차례 두피를 밀 때 살짝살짝 따가웠다. 이 원장은 "침이 모공층을 뚫어 모낭의 숨통을 틔우고, 두피에 구멍을 내 영양제를 잘 스며들게도 한다"고 효과를 알려줬다.

이후 허브추출물이 주성분인 모근 강화 영양제를 발랐고, '갈바닉'이란 기계로 두피를 자극해 영양제 흡수를 촉진하는 과정이 이어졌다. 진동 기계로 어깨와 목 주변 근육을 풀어 치유효과를 높이는 마사지로 케어가 마무리됐다. 회당 7만 원 이상 드는 고가의 관리를 받은 만큼 몸이 가벼웠다.

● 탈모 개선의 기본 '자주 감고, 잘 헹구고, 잘 말리기'

"탈모 유전자는 6대를 걸러서 발현되기도 합니다. 그만큼 원인 규명이 어렵다는 거죠. 김 기자도 제법 흰머리가 보이는데, 그거 막 뽑으면 안돼요. 사람의 모발은 평생 약 20번 정도 성장주기가 반복되는데, 단기간에 여러 번 뽑아버리면 더 이상 그 모낭에서는 새 머리카락이 나지 않습니다."

관리가 끝나고 돌아온 상담실. 이영희 원장이 기자의 오랜 의문에 대해 해답을 주었다. 이 원장은 영국계 탈모관리회사 스벤슨에서 초창기 멤버로 시작해 한국 최초의 국제공인 트라이콜로지스트(Trichologist, 두피모발전문가)로서 17년간 탈모 개선 분야에서 경험을 쌓았다고 했다. 하지만 두피 클리닉의 효과를 과장하지는 않았다.

"아무리 뛰어난 솔루션도 탈모 이전으로 돌아가게 하지는 못합니다. 클리닉은 고객에게 탈모에 대한 정확한 정보를 제공하고, 두피 청결과 모근 영양공급을 통해 개선을 돕는 곳이죠. 무엇보다 본인의 관리 노력이 중요합니다."

생활 속에서 실천할 수 있는 팁을 요청하자 이 원장은 "자주 감고, 잘 헹구고, 잘 말리는 것"이라고 알려줬다.

두피 클리닉 체험을 통해 탈모를 막을 수는 없지만 늦출 수는 있다는 확신을 얻게 됐다. 알약 하나로 빠졌던 머리가 우후죽순처럼 솟아나는 시대가 올 때까지, 관리만이 살 길이다.

김재학 기자 ajapto@donga.com 트위터@ajapt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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