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대입구, 유동인구 계속늘어 '불황 무풍지대'

2014. 7. 27. 17: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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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블역세권·복합몰·대학가..유동인구 6만1857명주중·주말 안가리는 20~30대 인구가 60%..강남서 10분거리, 직장인 발길도 증가세

◆ 대한민국 100대 상권 ⑦ 건대입구 ◆

지난 25일 오후 6시 30분 지하철 2호선 건대입구역 5번 출구 앞에는 긴 줄이 생겼다. 사거리 횡단보도 신호를 기다리는 사람들과 지하철역에서 나오는 사람들로 보도와 지하철역 계단은 발 디딜 틈이 없었다. 매일 저녁이면 건대입구역에서 흔하게 볼 수 있는 광경이다. 출구에서 세종대학교 방향으로 길을 건너면 이면도로에 '건대 맛의 거리'가 펼쳐진다.

1인분 4900원 하는 삼겹살, 셀프맥주 전문점과 치킨 등 대학생을 상대로 하는 저렴한 메뉴부터 막걸리바, 횟집, 노래연습장, 한식당 등 직장인 위주 메뉴까지 양쪽 골목이 간판으로 빽빽하다. 서울 서부에 젊음의 거리 신촌이 있다면 서울 동부에는 건대가 있다. 지하철 2호선과 7호선이 만나는 환승역세권과 인근 2개 대학교(건국대, 세종대)에서 쏟아져 나오는 젊은 인구는 건대 상권을 든든하게 떠받친다.

◆ 잠들지 않는 상권 SKT지오비전에 따르면 서울 광진구 건대입구역 상권은 연매출 3074억원, 하루 유동인구 6만1857명에 달하는 주요 상권이다. 건대입구역 상권이 전국 100대 상권에 들 정도의 파급력을 갖는 이유는 서울 동북부권역과 강남에서의 접근이 편리해서다. 건대입구는 청담대교와 지하철 7호선이 각각 1999년과 2000년 나란히 개통되면서 동부 상권의 중심지로 떠올랐다. 논현ㆍ학동ㆍ청담 등에서 지하철로 10여 분 안에 닿고, 노원ㆍ중랑 등 서울 북부권역까지 환승 없이 연결되는 7호선을 통해 강남북에서 많은 인구가 유입됐다. 서울 강남ㆍ서초ㆍ송파권역에 전국 100대 상권 중 21개가 밀집한 반면, 서울 동북권역에 속하는 성동ㆍ동대문ㆍ광진ㆍ강북ㆍ도봉 등 7개구에는 100위권 안에 드는 상권이 5개밖에 되지 않을 정도로 대형 상권이 적다는 점도 건대 상권이 성장한 원인이다.

건대입구역 상권은 크게 롯데백화점, 이마트 등 대형복합쇼핑시설이 들어선 지역과 건국대병원 맞은편의 먹자골목, 건대 로데오 패션거리와 차이나타운으로 구분할 수 있다. 유동인구가 꾸준히 증가하던 건대입구 상권이 한 단계 도약한 것은 2007년 건국대 야구장 터를 개발하면서부터다. 대형마트와 백화점, 전문쇼핑몰, 영화관이 입점한 대형복합시설 '스타시티'가 들어섰고, 다세대 외에는 주거시설이 없었던 인근 용지에 더클래식500, 두산위브파크, 이수브라운스톤 등 고급 아파트와 주상복합아파트가 입주하면서 1만가구에 가까운 배후단지가 생겨나 상권이 더 확대됐다.

이 상권의 주 소비층은 20ㆍ30대다. 스타시티 내에 입점한 이마트 자양점의 2030 매출 비중은 51%로, 이마트 전국 평균인 33%를 크게 웃돈다. 이마트 관계자는 "하루 평균 9000명이 방문하고, 주말에는 1만3000명까지 치솟을 정도"라며 "젊은 고객이 많아 객단가는 다소 낮지만, 올해 들어 7월까지 매출이 0.9% 성장하는 등 불황에도 선방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바로 옆에 위치한 롯데백화점 건대스타시티점 역시 2030 고객 비중이 66%에 달할 정도로 고객층이 젊다. 백화점 측은 지난 4월 젊은 고객이 선호하는 영캐주얼과 SPA 등 브랜드를 전면 배치해 특화매장을 꾸몄다.

◆ 40대 이상도 꾸준히 유입 건대 상권에서 빼놓을 수 없는 부분이 바로 음식이다. 고가전철과 평행하게 뻗은 이면도로와 사이 골목에는 고깃집과 횟집, 호프, 주점 등 다양한 음식점이 영업하고 있다. 안민석 에프알인베스트먼트 연구원은 "역세권에서 배후 주택가까지 이어지는 도로에 모두 상권이 형성됐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라며 "유동인구와 소비력에 비해 상가 용지가 부족해 주택가를 개조한 상가가 생기는 등 업태도 다양해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건대 맛의 거리' 내 권리금은 지난 6월 66㎡(20평) 기준 약 1억5000만~4억원, 보증금은 1억~2억5000만원 선으로 알려졌다. 건대상권 이면도로에는 노후 상가가 많아 보증금보다는 권리금이 높게 형성됐다.

최근에는 '양꼬치거리' 골목을 찾는 손님도 많다. 중저가 의류를 판매하던 로데오거리는 복합몰에 밀려 옛날의 명성을 되찾지는 못했으나, 로데오거리 골목 한편에는 화교들이 운영하는 양꼬치 음식점 수십 개가 들어서 북적댄다. 회식을 위해 강남보다 외식물가가 저렴한 건대상권을 찾는 직장인의 모습도 자주 볼 수 있다. 이인호 세종창업연구소 박사는 "고급 주상복합과 대형상업시설이 들어오면서 소비계층이 40ㆍ50대 이상 중장년층으로도 확대되고 있다"며 "건대 상권은 대학상권에서 복합 상권으로 발전하는 과도기 단계"라고 말했다.

건대입구 상권은 아직 잠재력이 남은 상권으로 꼽힌다. 2000년대 후반 입주한 1만가구가량의 상주인구가 자리 잡고 있고, 성수, 자양 등 배후지역이 추가로 개발될 가능성도 높기 때문이다. 박원순 대호21컨설팅 부사장은 "상권 연결에 걸림돌이 되는 지하철 2호선 지상구간의 지하화 여부에 따라 상권 발전속도가 달라질 수 있다"며 "성수ITㆍBT 첨단산업단지와 중곡동 종합의료단지 등 배후 인구를 늘릴 수 있는 개발계획이 변수로 작용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시리즈 끝> [이유진 기자 / 사진 = 이충우 기자] [ⓒ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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