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종사, 아파트 화단 쪽으로 機體 유도한 듯.. 행인 1명만 가벼운 火傷

김성현 기자 2014. 7. 18. 03:03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17일 오전 10시 53분쯤 광주광역시 광산구 장덕동 부영아파트 옆 왕복 4차로. 승용차를 타고 신호 대기 중이던 시민 김모(52)씨는 갑작스러운 굉음에 놀라 눈을 돌렸다가 믿을 수 없는 광경을 목격했다. 도로 왼편 주택 공사장 쪽에서 낮게 날아오던 빨간색 헬기가 눈 깜짝할 새 도로 옆 인도 땅바닥으로 곤두박질쳤다. 헬기가 지면에 닿는 순간 '꽝' 하는 귀청을 때리는 폭발음과 함께 거대한 불길과 검은 연기가 수십m 높이로 솟구쳤다.

다른 목격자는 "저공 비행하던 헬기가 공사 현장 타워크레인을 피하면서 사람이 없는 도로 쪽으로 빠른 속도로 내려왔다"며 "폭발과 함께 파편이 80m 떨어진 상가까지 튀어 유리창이 깨졌다"고 말했다.

헬기가 추락했다는 신고를 받고 소방차가 달려갔을 때는 이미 헬기가 산산조각 난 채 화염에 휩싸인 상태였다. 조종사 정성철(52) 소방경과 박인돈(50) 소방위, 정비사 안병국(39) 소방장, 구조대원 신영룡(42) 소방교와 이은교(31) 소방사 등 헬기에 타고 있던 5명이 그 자리에서 숨졌다.

목격자에 따르면 사고 헬기는 하남산단 쪽에서 25층 높이 수완 골드클래스아파트를 지나 신완공원 옆 연립주택 신축 공사장의 대형 크레인을 스치듯 지난 뒤 오토바이 소리 같은 굉음을 내며 성덕중학교와 부영아파트 206동 사이 왕복 4차로 옆 인도에 추락했다. 추락 지점은 광주공항에서 북쪽으로 10㎞ 떨어져 있다.

사고 헬기는 강원도소방본부 제1항공대 소속 AS350N3 기종으로, 2001년 프랑스 유로콥터에서 생산 도입된 14인승이다. 지난 7일 정비 점검을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사고 헬기와 탑승자들은 지난 14일부터 전남 진도 팽목항에서 세월호 참사 현장 지원 활동을 해왔으며, 이날 오전에도 팽목항으로 가려고 광주공항에서 대기하다 "날씨가 나빠 수색이 불가능하다"는 연락을 받았다. 이후 오전 10시 25분쯤 강원소방본부에 "복귀하겠다"고 연락했고, 오전 10시 49분쯤 춘천을 향해 이륙했다가 4분 만에 사고를 당했다.

국토교통부 항공철도사고조사위원회는 헬기 잔해에서 블랙박스 2개를 회수, 사고 원인 조사에 착수했다. 블랙박스와 관제·레이더 자료 분석 등에는 통상 6개월 이상 걸리는 것으로 알려졌다

공군 관계자는 "당시 광주 지역엔 비가 내렸으나 정상 계기 비행을 할 수 있는 조건이었다"며 "(사고 헬기는) 비행계획서를 제출한 뒤 정상적으로 이륙해 교신하며 비행했다"고 말했다. 그는 "사고 직전까지 모든 것이 정상이었으나 3600피트에서 갑자기 고도가 떨어지더니 레이더에서 사라졌고 관제사 호출에도 응답이 없었다"며 "사고 원인은 예단하기 어렵다"고 밝혔다.

- Copyrights ⓒ 조선일보 & chosun.com,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

Copyright © 조선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