밖에서 먹는 집밥 이야기

이경현 2014. 7. 17. 13: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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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종> 과 독자들이 선정한 담담한 엄마의 집밥을 느낄 수 있는 음식점

바쁜 일상에 끼니를 놓치거나, 아플 때, 부모님이 보고 싶을 때 떠오르는 '집밥'. 요즘 '집밥'이라는 화두가 뜨겁게 떠오르고 있다. 왜 우리는 집 밖에서도 '집밥'을 찾게 되었는지, 또한 든든하고 따뜻한 '집밥'같은 한 상은 어디에서 만나볼 수 있을지 메종이 짚어보았다.

지금은 집밥 시대 요즘 한류 못지않은 집밥 열풍이 일고 있다. 집밥을 다루는 콘텐츠와 집밥을 테마로 한 음식점이 늘고 있다. 이때 집밥이란 달걀구이와 분홍색 소시지가 들어간 양은 도시락을 말함이 아니다. 소싯적 향수를 자극하는 음식에 그치지 않고 엄마가 시장에서 직접 산 재료로 정성껏 그리고 건강하게 만든 집밥을 말한다. 요즘 사람들의 눈과 입 그리고 정서까지 충족시키는 집밥 열풍. 그 이유가 뭘까? 손맛 좋은 연예인들의 집밥을 소개하는 JTBC <집밥의 여왕>의 원정우 PD는 말한다. "인스턴트 대신 재료와 조리법 모두 정직한 집밥이 건강한 먹거리이기 때문이죠. 그래서 많은 사람들이 집밥을 갈구하고 있어요. 저희의 기획 의도 또한 여기서 시작되었습니다. 옆집, 윗집보다 더 친숙한 연예인의 집밥을 소개해 시청자들의 호기심을 충족시키고 요리법 등의 정보를 전하고자 했습니다." 서점에선 한때 낮은 비용으로 다양한 요리를 구현 가능한 요리책이 인기를 끌었다면 요즘은 집밥과 관련된 책이 잘 팔린다. <한복려의 엄마의 집밥>, <만원으로 차리는 일주일 집밥>, <믿을 건 집밥뿐이다> 등이 있다. 그중에서도 매일매일 짜지 않고 건강하게 만드는 집밥을 소개한 <윤혜신의 참 쉬운 저염밥상>의 저자 윤혜신은 말한다. "집밥 열풍은, 기름지고 자극적인 음식을 많이 먹는 현대인이 식습관으로 인한 질환을 경험하면서부터입니다. 각종 성인병은 물론, 다음 세대인 아이의 아토피 등의 피부 질환으로 건강한 먹거리에 대한 필요성을 인지했죠. 여기에 경상도, 전라도, 제주도 등 어디를 가든 음식점의 획일화된 맛에 질린 사람들이 할머니 혹은 엄마의 손맛이 담긴 옛 음식을 그리워하기 때문이 아닐까요. 소박하지만 질리지 않았던 엄마의 집밥에 대한 향수가 생긴 거죠."

혼자 사는 사람들끼리 모여 함께 밥을 먹자는 취지에서 생긴 소셜다이닝 '집밥'. 2013년 3월에 웹사이트를 정식으로 오픈한 이후 현재 약 3800개의 모임이 개설되는 등 활발한 활동이 이뤄지고 있다. 소셜다이닝 집밥의 박인 대표는 집밥이 인기를 끄는 이유는 건강한 먹거리의 필요성 때문만은 아니라 말한다. "요즘 1인 가구의 급증과 현대인의 본질적인 외로움이 사회적인 문제가 되고 있어요. 식구끼리 오순도순 모여 밥을 먹듯 처음 만난 사람들이 따뜻한 밥을 나눠 먹는 교류와 소통으로 외로움을 채우고 있죠." 채식, 로푸드, 로컬푸드 등 환경과 건강만을 생각한 식사법이 아닌 정서적인 외로움까지 충족시킬 수 있는 현대인의 식단, '집밥'. 오늘 점심, 잘 지은 집밥 한 그릇으로 지친 몸과 마음을 달래보면 어떨까? 정직하고 건강하게 요리하는 집밥 음식점을 소개한다.

다하부엌셰프 유다혜와 푸드 에디터 출신의 매니저 성하정 이름에서 한 자씩 딴 다하부엌. 이 계절에 가장 먹고 싶은 밥상을 차려낸다. 메뉴는 다하밥상 단 한 가지. 고시히카리 쌀로 지은 밥에 3개월 주기로 바뀌는 요리와 반찬 총 10가지가 더해진다. 올여름 다하부엌의 여름 밥상은 상큼함이 포인트. 냉우동 샐러드, 칠리소스를 곁들인 춘권튀김, 생강 간장소스 미트볼 등에 청포묵 미역냉국과 가지볶음 등이 나온다. 가격 대비 놀랍도록 푸짐한 구성에 깔끔한 맛이 여름내 지친 심신을 깨우는 데 딱이다.

ADD 경기도 김포시 장기동 1954-5 TEL 070-7787-3155 MENU 다하밥상 성인 1만원, 어린이 5천원

K 엄마의 손맛에 아들의 젊은 감각이 더해진 모던 한식당, K. 매실청으로 단맛을 내고 조미료 대신 월계수 잎, 향신채 등을 사용하는 등 식재료 고유의 맛을 꾸미지 않는 것이 특징이다. 정식을 주문하면 호박죽, 샐러드, 두부 탕수육, 모둠전, 불고기, 된장찌개 등이 푸짐하게 나오니 마치 엄마가 새벽부터 만든 잔칫상을 보는 듯하다. 고추장 돼지직화구이, 차돌박이 부추무침 등 단품도 있어 가정식을 안주 삼아 술자리를 갖기에도 좋다.

ADD 서울 성동구 금호동1가 1800 TEL 02-2291-2826 MENU 정식 ·고추장 돼지직화구이 1만6천원씩, 차돌박이 부추무침 1만7천원

춘삼월 3년째 매주 다른 상차림을 선보이고 있는 춘삼월. 오너 곽기환이 매일같이 재래시장을 다니면서 찾은 제철 재료만을 사용한다. 촬영한 기간에는 쇠고기 떡찜, 꽁치 깻잎튀김, 새우장, 오이 샐러드, 김치 콩나물국 등이 한 상 가득 나왔다. 모두 슴슴하면서 맵거나 짜지 않아 속이 편안하다. 특히 시골에 가서나 볼 수 있는 큰 가마솥에 고시히카리 쌀로 밥을 짓는데 밥알이 알알이 살아 있고 차져서 밥맛이 꿀맛이라는 표현이 떠오를 정도.

ADD 서울시 마포구 상수동 328-14 2층 TEL 02-323-2125 MENU 이 주의 한 상차림 1만5천원, 오색나물 비빔밥 7천원

시금치 한식당 '용수산', '루' 등에서 경력을 쌓은 정진화 오너셰프가 운영하는 시금치. 메뉴는 매일 딱 2가지다. 하나는 가지, 애호박, 고사리 등의 갖은 채소가 듬뿍 올라간 비빔밥. 또 하나는 갈비찜, 떡갈비, 삼치구이 등 매일 달라지는 메인 요리에 밥과 국, 밑반찬을 곁들인 한 상차림이다. 그중 갈비찜만 보더라도 쇠고기를 찬물에 8~9시간 담가 핏물을 빼고 애벌로 삶아 불순물을 제거하는 등 시간이 오래 걸린다한들 허투루 요리하지 않는다. 이렇게 만든 갈비찜은 야들야들하고 담백한 맛이 일품이여서 밥 한그릇을 뚝딱 비우게 된다.

ADD 서울시 마포구 서교동 402-11 2층 TEL 070-7697-2020 MENU 한 상차림 1만2천원, 비빔밥 1만원

정성이 가득한 소담한 밥상, <경리단길 ‘메시야’> "경리단길 '메시야'는 아담하고 아기자기한 일본 가정식 식당이에요. 과일 디저트까지 포함된 정갈한 한 상 차림으로 나와 한끼 식사로 정말 훌륭합니다. 메뉴가 그날그날 정해지기 때문에 '오늘은 뭐가 나올까' 하는 기대감에 계속 가게 되요! - 독자 김세지님

'메시야'의 넓은 유리창, 오픈 키친, 식기 등이 마치 일본의 가정집을 방문한듯한 느낌을 준다. 분주하게 음식을 준비하던 사장님 역시 '옆집 언니'처럼 손님들을 반긴다. 그녀는 일본 유학시절 즐겨 먹던 메뉴를 다양한 사람들과 나누고 싶은 마음에 3년 전 '메시야'를 오픈했다. "사실 컨셉트라고 정해둔건 없어요. 반찬을 먹을 만큼만 덜고, 라탄 트레이를 즐겨 쓰는 등 평소 작은 습관을 '메시야'로 그대로 옮겨온 거에요. 메뉴는 한 가지로 매일 달라지는데 날씨와 기분의 영향을 많이 받는 편이에요!" 이 날의 메뉴는 묵, 연근, 당근, 표고버섯이 아낌없이 들어간 '돈지루정식'. 담백한 집밥이 그립거나 이야기 나눌 누군가가 필요하다면 '메시야'를 추천한다.

ADD 서울시 용산구 이태원2동 260-141 TEL 010-2542-2208 MENU '메시야' 블로그에서 오늘의 메뉴를 확인할 수 있다.http://mesiyamesiya.blog.me, 가격은 1만원대

엄마의 손맛이 그리운 날엔 <해방촌 ‘미수식당’>"이태원에 외근을 나가면 꼭 '미수식당'에 들러 식사를 해요. 평소 바빠서 대충 패스트푸드나 빵으로 식사를 때울 때가 많은데 몸이 허약하다고 느껴질 때는 꼭 이곳을 찾아 밥을 먹어요. 이곳의 대표 메뉴인 '한우아롱사태 시래기 찜'은 정말 최고에요! 제게 보약과 같죠." - 독자 이선경님

깔끔한 인테리어 때문에 가끔 카페로 오해를 받기도 한다는 '미수식당'은 '한우아롱사태'를 주재료로 하는 집밥 음식점이다. "어머니의 음식 솜씨가 좋으셔서 그 손 맛을 그대로 담은 메뉴를 선보이고 있어요. 오늘 내어놓은 반찬 중에 김은 할머니께서 직접 보내주신 거에요." 집에서 직접 만든 밑반찬과 '한우아롱사태'로 우려낸 담백한 국물, 푹 삶은 시래기, 부드러운 고기를 함께 먹은 후 볶음밥으로 마무리하면 뱃속이 든든해진다. 평일 밤에는 12시까지 운영한다고 하니 야근한 날 엄마가 해준 집밥이 생각난다면 '미수식당'으로 달려가보자.

ADD 서울시 용산구 용산동2가 24-1741 TEL 02-794-4522 MENU 한우아롱사태 김치찜 / 시래기찜 / 간장찜 / 매운찜 / 버섯전골 3~5만원대

건강한 재료로 진심을 전하는 <신촌 ‘제주믿음’> "제주에 계시는 사장님의 부모님께서 보내주시는 재료로 음식을 만든다고 해요. 자주 가서 거의 모든 메뉴를 먹어봤는데 다 맛있어요! 사장님께서 친절하게 말도 걸어주시고 신경을 많이 써주셔서 언제나 기분 좋게 식사하고 올 수 있어요!" - 독자 이수영님

제주가 고향인 부부가 지난 4월에 문을 연 '제주믿음'. 식당 안으로 들어서면 '초자와줭 고맙수다(찾아와주셔서 감사합니다)'라는 제주도 방언이 가장 먼저 눈에 띈다. "제주의 전통음식, 제주 고기의 우수성을 알리고 싶었어요. 반찬도 제주산 해초를 넣어 전을 만들고, 제주 막걸리를 사용해 샐러드 드레싱을 만드는 등 제주의 느낌을 듬뿍 담았죠." 점심에는 놀랍도록 실한 전복과 딱새우가 들어있는 '전복 뚝배기'를 1만원에 맛볼 수 있다. 제육볶음은 덤이다. 제주를 그대로 옮겨온듯한 '제주믿음'에서 넉넉한 인심으로 만든 건강한 집밥을 맛보는 건 어떨까?

ADD 서울시 마포구 창전동 2-28 TEL 070-4042-3303 MENU 전복 뚝배기 1만원대, 옥돔구이 2만원, 돔베고기 2만원대

에디터 이경현 | 포토그래퍼 이과용 김잔듸 박상국 안종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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