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뷰인사이드]⑩ 4대워터파크..미소없는 오션월드, 관리허술 리솜스파캐슬(상)

송병우 기자 2014. 7. 15. 0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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워터파크는 물을 이용한 놀이·건강·휴식 시설이다. 해마다 790만명 이상이 100여개 워터파크를 찾는다. 성수기는 7월 첫째 주말~8월 마지막 주말이다. 조선비즈는 지난 6일과 13일 국내 4대 워터파크(홍천 오션월드·용인 캐리비안베이·덕산 리솜스파캐슬·속초 설악워터피아)를 각각 2회씩 총 8차례 찾아 비교평가했다. 현장에서 입장객 200여명을 설문했다. 업체 선정은 세계테마파크협회(TEA)가 발표한 지난해 입장객 수를 기준으로 했다. [편집자주]

지난 6일 오후 12시 50분 충남 덕산 리솜스파캐슬 푸드코트(식당구역). 조모(여·53)씨가 정수기 앞에서 넘어졌다. 식당 바닥은 미끄러웠다. 쿵 소리와 함께 사람들 시선이 모였다. 직원 5명은 물끄러미 쳐다보고 있었다. 도와주기 위해 움직이는 직원은 없었다. 조씨는 넘어지며 수영복 원피스 끈이 끊겼다. 그는 구명조끼로 상반신을 가린 채 탈의실 쪽으로 움직여야 했다.

같은 시각 경기도 용인 캐리비안베이 푸드코트. 한 여성이 주문하기 위해 줄을 섰다. 그는 두 자녀를 챙기며 음식을 시키느라 힘겨워했다. 직원 한 명이 여성 고객 옆으로 다가와 주문을 도왔다. 테이블까지 식판을 들어주기도 했다. 식사가 끝나자 그 직원은 다시 나타나 빈 그릇을 들고 자리를 치웠다.

조선비즈는 성수기인 지난 7월 첫 일요일(6일) 9시부터 오후 6시까지 워터파크 4곳을 동시 취재했다. 일주일 뒤(13일) 취재지를 바꿔 다시 4곳을 취재했다. 승용차로 오갔다. 수질 검사는 경기도보건환경연구원에 의뢰했다. 수소이온농도(PH), 과망간산칼륨 소비량, 탁도(NTU) 등을 분석했다.

설문 조사는 4대 워터파크 입장객 200명을 대상으로 현장에서 실시했다. 질문 항목은 직원 친절함과 서비스 의지(표정·태도·이미지), 청결(풀·식당), 놀이기구(흥미·다양성), 안전요원(집중·수), 안전성(바닥·마감재·사고대비), 교통(주차·도로), 편의시설(사물함·탈수기·부대시설) 등 7개다. '매우좋다(5점)'부터 '매우나쁘다(1점)'로 평가했다. 항목별 총점을 50으로 나눠 평점을 냈다.

설문은 김신중 대진대 교수의 '워터파크 품질평가요인의 중요도·만족도 연구'를 참고했다. 전문가 자문에 따라 가격(입장료·추가비용), 음식, 이벤트 등은 최소 반영했다. 입장료는 업체 프로모션에 따라 천차만별이다. 비교가 무의미하다. 소비자가 워터파크를 선택할 때 우선 고려하는 안전성, 서비스 역량·수준, 방문객 배려 중심으로 평가했다.

김 교수는 "일반인 371군을 대상으로 총 33개 워터파크 품질평가 요인을 분석한 결과 안전성이 가장 중요한 것으로 나왔다. 그 다음으로 종업원 배려·능력, 수질, 편의성, 교통이 만족도를 좌우한다. 즐거움은 가장 낮은 중요도로 나타났다"고 밝혔다. 국내 워터파크 4사는 입을 모아 안전과 직원 친절을 외치고 있다. 하지만 실제 현장은 천차만별이었다.

◆ 미소 잃은 로봇같은 직원 VS 먼저 말 건네는 직원

리솜스파캐슬은 직원 친절함(표정·태도·이미지)과 서비스 제공의지 부문에서 최하점(3.08)을 받았다. 오션월드는 3.46점이었다. 캐리비안베이(4.4점)와 설악워터피아(4.02점)는 비교적 우수했다..

오션월드 직원들 태도는 무미건조했다. 점심 이후 입장객이 몰리자 지친 기색이 보였다. 김웅래(경기 용인)씨는 "집에서 가까운 캐리비안베이에 자주 갔다. 그곳에 비해 오션월드 직원은 영혼 없이 입장객을 대하는 듯하다. 하긴 아르바이트생에게 뭘 기대하겠나"라고 말했다. 오션월드는 입장객(170만명, 2013년 기준)이 가장 많다. 성수기 야외 유수풀은 발 디딜 틈조차 없다. 이 탓에 직원들 피로도가 다른 곳보다 높다.

리솜스파캐슬 다수 직원도 무뚝뚝했다. 입장객들은 직원의 단답형 대답에 무안해 했다. 중식·돈가스·치킨을 파는 푸드코트 직원은 "이 곳 말고 식사할 곳이 없느냐?"고 묻자 '없다'고 짧게 받아쳤다. 확인 결과 설렁탕·육개장을 파는 한식당이 따로 있었다. 수유실 위치를 묻자 직원은 '모른다'고 답했다.

캐리비안베이에선 직원들이 입장객 시선을 따라 움직였다. 고객이 안내판을 보고 있으면 "무엇을 도와드릴까요?"라며 먼저 접근했다. 직원들은 미소를 짓고 있었다. 식당 바닥은 맨발로 디뎌도 미끄럽지 않은 소재였다. 직원이 어린이풀에서 미끄럼틀이나 시소 타는 아이를 도와주는 모습도 보였다. 안전요원(라이프가드)은 시설에 촘촘히 배치됐다. 쉴라(21·홍콩)씨는 "캐리비안베이는 다른 워터파크보다 안전하고 직원이 친절하다. 다만 영어를 좀 더 유창하게 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설악워터피아 직원들도 손님에게 먼저 말을 걸었다. 직원들은 출입구부터 렌탈샵, 푸드코드, 놀이시설 곳곳에서 입장객을 안내했다. 특히 안전요원의 밀도가 눈에 띄었다. 최대 536명을 수용하는 토렌트리버(유수풀)에는 안전요원 12명이 빨간 티를 입고 경로를 따라 배치됐다. 그들은 놀이객을 주시했다. 유선 마이크로 말하며 개개인 자세를 교정했고 위험 상황을 미리 알렸다. 민경옥(여·경기 화성)씨는 "설악워터피아는 고개를 돌리면 어디든 도와줄 사람이 있어 마음이 놓인다"고 말했다. 다른 곳에 비해 입장객 수가 비교적 적기도 했다.

◆ 물 속보다 물 밖이 더 위험한 워터파크…"수영객은 물·벌레·이물질 민감"

리솜스파캐슬(2.54점)은 안전성 항목에서도 점수가 제일 낮았다. 바닥·계단 등의 세심한 마무리가 아쉬웠다. 설악워터피아(4.02)가 유일하게 4점을 넘었다. 캐리비안베이(3.76점)와 오션월드(3.3점)가 뒤를 이었다.

리솜스파캐슬은 풀장 내 코팅이 여기저기 훼손돼 있었다. 야외 키즈풀(유아풀)에서 온천 테마탕 가는 계단 등 곳곳에 미끄럼 방지 테이핑도 허술했다. 실내 스파는 조도가 낮아 노약자·어린이에게 위험했다. 미끄러운 바닥 탓에 넘어질 뻔 하는 입장객이 많았다. 이동 통로에 안전 매트를 설치했지만 매트를 허술하게 잇대어 사고에 취약했다. 전문 안전요원과 아르바이트생 구분 없이 같은 유니폼을 착용하고 있었다.

오션월드도 실내 식당 바닥이 미끄러웠다. 바닥 물기를 청소하는 인력이 부족했다. 박경미(30·경기 의정부)씨는 "오션월드는 물 속보다 물 밖(식당)이 더 위험하다. 음료수를 사 갖고 오다 넘어졌다"며 "입장객이 너무 많다보니 물 속에 있는 사람들 살피기에 급한 것 같다"고 말했다.

설악워터피아는 시설 곳곳에 마무리 작업과 관리가 돋보였다. 온천탕 내 미끄럼을 막기 위해 노란색으로 바위를 칠했다. 바닥은 돌기를 낸 재질로 마감해 물에 젖은 상태에서도 불편없이 걷게 했다. 직원들은 30~40분 간격으로 바닥을 청소했다. 고영우(42·서울 자곡동)씨는 "놀이시설과 노천탕이 혼재돼 있는데 양쪽 모두 안전하다. 특히 바닥이 미끄럽지 않다. 벌레나 이물질이 전혀 없는 청결함이 인상적이다"고 말했다. 설악워터피아는 다른 워터파크와 달리 풀장 근처에서 캔맥주·컵라면·유리용기 음료 등을 판매하지 않았다.

수영객에 대한 안전요원의 집중도는 캐리비안베이(4.4점)가 근소하게 앞섰다. 오션월드(4.2점)와 설악워터피아(4.18점)도 우수했다. 리솜스파캐슬(2.74점)은 3점을 넘지 못했다.

오션월드 안전요원은 상황 대처능력이 우수했다. 위험도가 높은 서핑마운트(파도풀), 익스트림 리버(유수풀) 등에 집중 배치됐다. 수영객 일부가 서핑마운트에서 깊은 수심에 당황하자 안전요원이 즉각 뛰어들었다. 놀이기구 곳곳에서 이용객들을 보살피는 모습도 눈에 띄었다. 채수연(여·서울 삼전동)씨는 "놀이기구(카이로레이싱) 탑승 전 안전요원이 주의사항을 쉼없이 설명했다. 파도풀에선 여러명이 물 속에서 수영객을 돌봐 마음이 편했다"고 말했다.

오션월드· 캐리비안베이·설악워터피아 라이프가드 전원은 E&A(Ellis & Associates) 자격증을 소지했다. E&A는 국제 공인 수상안전요원 자격취득기관이다. 현재 미국 워터파크 530여개 소속 안전요원이 이 자격증을 갖고 있다. 캐리비안베이는 지난 2004년부터 E&A와 함께 라이프가드를 양성·채용하고 있다. 리솜스파캐슬은 자격증 없는 아르바이트생이 홀로 전망대를 지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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