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ar Tech] 겉만 멀쩡한 사고車..매의 눈으로솎아낸다

2014. 7. 7. 15: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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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고차 살때 주의해야할 9가지

직장인 이신용 씨(가명ㆍ41)는 자동차를 중고차 시장에서 구입했다. 판매자인 중고차 딜러는 가벼운 접촉 사고로 범퍼만 교체했을 뿐 다른 사고는 없었다고 설명했다. 차 상태가 깨끗하고 가격도 시세보다 100만원 정도 저렴한 편인 데다 딜러가 이 차를 보기 위해 다른 손님이 올 예정이라며 구매 여부를 빨리 결정해 달라고 재촉하자 자세히 살펴보지 않은 채 덜컥 구매했다. 차를 사고 열흘 뒤 가족과 함께 근교로 드라이브를 즐기러 나가던 중 차체가 심하게 떨려 정비업체에 들렀다. 정비사는 그에게 차 앞부분이 크게 손상된 차를 그럴듯하게 수리한 사고차라고 알려줬다. 화가 난 그는 딜러에게 전화했지만 아무도 받지 않았다. 중고차 소비자들은 '사고'에 민감하다. 중고차 소비자 10명 중 7명은 가격보다는 사고 이력을 고려 대상 1순위로 여긴다는 설문조사 결과도 있다. 문제는 사고 여부를 완벽하게 파악하기가 쉽지 않다는 것이다. 전문지식이 부족한 소비자들은 육안으로는 사고 여부를 정확하게 가려낼 수 없다. 게다가 딜러든 개인이든 판매자는 좀 더 비싼 값에 팔기 위해 사고 규모를 축소하거나 속이는 경우가 많다. 정비기술이 발달하면서 자동차 전문가조차 속을 정도로 겉으로는 멀쩡한 사고차도 있다. 그러나 성능 점검 업체가 사용하는 사고차 감별법을 알면 사고차를 속아서 살 가능성을 크게 줄일 수 있다.

1. 계기판 조작, 평균 주행거리와 비교를

주행거리를 조작하려면 계기판에 손을대야 한다. 기계식 계기판을 조작하면 숫자 배열이 일치하지 않고 서로 어긋나기 쉽다. 계기판과 차체를 연결하는 볼트에 빛을 비추면 흠집이 있기도 하다. 주행거리를 속이기 위해선 반드시 볼트를 풀어야 하기 때문이다. 전자식 계기판은 기계식과 달리 계기판을 떼어 수치를 수정할 수 없다. 대신 정상 주행거리보다 짧은 중고 계기판으로 교환하는 수법이 자주 사용된다. 정상적인 주행거리는 1년에 1만5000~2만㎞ 수준이다. 연식이나 차 상태에 비해 주행거리가 짧다고 여겨지면 계기판 조작이나 교체 여부를 살펴봐야 한다.

2. 보닛 교환됐다면 사고차 가능성

승용차 앞부분은 자동차의 심장이라 불리는 엔진이 있는 중요 부위다. 이곳을 감싸고 있는 보닛이 교환됐다면 사고차일 가능성이 크다. 보닛을 열고 옆선을 보면 안쪽으로 철판이 꺾이는 부분이 보인다. 끝나는 부분에 실리콘 처리가 돼 있고 손톱으로 찍었을 때 손톱 자국이 곧 사라지면 교환되지 않았을 가능성이 높다. 교환 사실을 숨겨 차값을 높이기 위해 '무빵 작업'이라 불리는 실리콘 처리 작업을 따로 하는 악덕업자도 있다. 이런 차의 실리콘은 자연광에 비춰 보면 차체와 실리콘의 색이 다르고 손톱으로 누르면 지나치게 딱딱하거나 무르다.

3. 패널 연결한 실리콘 이상없는가

보닛이 교환됐다면 차의 패널(라디에이터를 받치고 있는 가로로 된 쇠빔)도 함께 살펴봐야 한다. 패널이 수리됐다면 차체에 가해진 사고 충격이 컸다고 볼 수 있다. 보닛을 열면 헤드라이트가 양옆으로 꺾이는 부분에 쇠빔 두 개가 90도 각도로 마주보고 있다. 쇠빔 두 개를 연결할 때 실리콘을 쏜 후 볼트 연결을 한다. 실리콘에 이상은 없는지, 볼트를 풀었던 흔적은 없는지를 점검한다. 볼트에 칠해진 페인트가 벗겨졌거나 페인트 색감이 다르다면 수리한 것으로 판단할 수 있다.

4. 펜더 연결 볼트에 페인트 묻어있나

펜더는 바퀴를 감싸고 있는 부분이다. 앞 펜더 상태를 알아보기 위해선 앞문과 보닛을 열어야 한다. 보닛 안쪽에 지지 패널을 직각으로 해서 차체와 같은 방향에 펜더를 연결해 주는 볼트가 있다. 볼트에 페인트가 묻어 있으면 정상이고, 따로따로면 교환된 것이다. 또 앞문을 열면 펜더를 잡아주는 볼트가 있다. 이 볼트도 페인트로 덮여 있으면 정상이다.

5. 도어 실리콘 색깔ㆍ모양 비슷한가

도어 교체 여부도 실리콘으로 알 수 있다. 다른 도어 실리콘과 같은 색깔, 비슷한 모양인지 확인한다. 공장에서 출고된 도어로 바꿨을 가능성도 있으므로 차체와 연결된 볼트도 살펴봐야 한다. 문을 활짝 열고 차체와 연결하는 고리를 봤을 때 사람 손으로 닿을 수 없는 부분까지 물청소한 것처럼 깨끗하면 의심해 봐야 한다. 사고가 나지 않은 차의 문 연결고리를 물청소하는 경우는 거의 없기 때문이다.

6. 트렁크 부분 사고땐 잡음 많이 발생

주유구가 있는 뒤 펜더나 트렁크 부분에 사고가 났던 차는 차체 균형이 깨져 잡음이 생기고 잔고장도 많이 발생한다. 트렁크를 열면 고무 패킹이 보인다. 그 안쪽을 벗겨 보면 철판 모서리가 날카롭게 날이 서 있는데 매끄럽다면 트렁크 부위에 사고가 없었던 것으로 판단할 수 있다.

7. 판금한 차는 빗살ㆍ원모양 자국 남아

차체를 도색했다면 페인트 방울이 조금은 튀게 마련이다. 펜더는 바퀴를 덮고 있는 부위에 페인트 방울이 묻기 쉽다. 도어는 유리 근처에 있는 고무 패킹에 칠 자국이 남는다. 판금 작업을 거친 차는 태양을 마주하고 차 표면을 45도 각도로 봤을 때 빗살 자국이 보인다. 기계로 판금한 경우엔 원 모양의 자국이 남는다.

8. 실내ㆍ트렁크룸 악취땐 침수 확률↑

침수 여부를 판단할 때 가장 먼저 점검하는 곳 중 하나가 실내와 트렁크룸이다. 침수차는 실내에서 곰팡이나 녹 냄새 등 악취가 난다. 스팀 청소를 한 뒤 방향제를 사용해 악취를 없애기도 한다. 이럴 때는 안전벨트 끝 부분, 시거잭이나 시트 사이, 트렁크룸 내부 등에 흙이나 오물이 있는지 확인해 본다. 시트 밑부분 스프링이나 탈착 부분, 헤드레스트 탈착부 금속 부위에 녹이 있어도 침수차로 일단 의심해야 한다. 또 라디오, 히터 등 전기 계통의 상태가 나쁘고 히터를 틀었을 때 악취가 나면 침수차일 가능성이 있다. 자동도어잠금장치, 와이퍼와 발전기, 시동모터, 등화와 경음기 등이 제대로 작동하는지도 점검한다.

9. 사고이력은 보험처리 내역 확인

중고차 매매업체에서 차를 살 때 받는 성능ㆍ상태 점검기록부를 전적으로 믿어서는 안 된다. 주로 사람이 눈이나 간단한 장비로 점검하기 때문에 고의든 실수든 잘못 점검되기도 한다. 따라서 보조적인 점검 수단을 찾아야 한다. 보험개발원의 자동차 사고이력정보(카히스토리)를 이용하면 자동차보험으로 처리된 사고 내역을 알 수 있다. 단 보험 처리하지 않은 사고는 파악할 수 없다.

[매경닷컴 = 최기성 기자] [ⓒ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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