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반기 결산⑤] 케이블 드라마·예능, '응사' 벽 높고 '할배' 인기 여전했다

김풀잎 2014. 6. 29. 07: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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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V리포트=김풀잎 기자] 케이블 채널의 인식을 뒤바꿔놓은 '꽃보다 할배'와 '응답하라 1994'의 열풍은 얼마나 이어졌을까. 2014년 케이블 드라마와 예능의 선봉장은 역시 CJ E & M 방송부문이었다. tvN을 시작으로, Mnet, OCN 등 채널들은 다양한 콘셉트의 드라마와 예능 프로그램을 내세우며 관심을 호평으로 바꿔놓으려 애썼다.

지난해 '응답하라 1994'가 기록한 돌풍적인 인기로 '케드'(케이블 드라마)에 대한 시청자의 기대는 높을 대로 높아져있는 상황이다. 하지만 '응사'의 벽이 너무 높았던 탓일까. 2014년 상반기까지는 기대를 충족시킬만한 작품은 나오지 않은 상태다. 그렇다고 실망은 이르다. 로맨스물에서 수사물까지, 잔잔하지만 꾸준한 인기를 이어갔다. 특히 '시즌제 드라마'의 약진이 눈부셨다.

예능은 어땠을까. tvN '꽃보다 할배'는 시들지 않는 인기를 자랑했다. Mnet '트로트 엑스'와 '댄싱9' 역시 신선한 포맷으로 시청자들의 관심을 사로잡는데 성공했다. 반면, 지난 시즌부터 하락세를 타기 시작한 tvN 'SNL 코리아'는 점점 더 잠잠해졌다. '섬마을 쌤', '삼촌 로망스' 또한 이슈도 남기지 못한 채 종영했다. '더 지니어스 시즌2'는 호평을 얻었던 시즌1과 별 다를 바 없는 시청률을 기록했으나, 출연진들 간의 무리한 경쟁 구도로 시청자의 빈축을 사야했다.

▲ '로맨스·수사물·시즌제' 출격…시즌제·수사물 돋보였다

김소연 성준 주연의 월화드라마 '로맨스가 필요해 시즌3'(2014.1.13.~3.4)와 후속 드라마 '마녀의 연애'(2014.4.14.~6.10 방송)가 연상연하 사랑이야기를 선보이며 핑크빛 무드로 2014년의 첫 시작을 알렸다. 의학로맨스 금토드라마 '응급남녀'(2014 1.24~4.5)도 로맨스 대열에 합류했다.

'로맨스가 필요해3'는 시즌1부터 함께 해온 정현성 작가와 장영우 연출이 다시 한 번 호흡을 맞췄다. 드라마의 배경은 쇼핑몰 방송사다. 33세의 여주인공 '신주연'(김소연 분)은 홈쇼핑 MD로 등장했다. 풋풋한 감성의 20대 남자(성준 분), 30대 후반의 직장 상사(남궁민 분)와 삼각 로맨스가 중심 이야기로 다뤄졌다. '로맨스가 필요해3'는 20대 여성 대상 최고시청률 3.7%(닐슨코리아 / 유료플랫폼 집계)를 기록했다. 시즌1 최고시청률 3.37%, 시즌2 최고시청률 3.3% 보다 높은 결과를 달성한 것. 하지만 매니아층의 사랑을 받는 데는 실패했다. 남녀주인공의 감정라인을 담은 전작과 달리, 이번 시즌은 폭넓은 인물구도를 강조했기 때문이었다.

14살차 연상연하 로맨스를 그린 '마녀의 연애'(이정효 윤지훈 연출, 반기리 이선정 극본)는 기복 없는 인기를 이어갔다. 평균 시청률 2%를 기록하며 높낮이 없는 관심을 유지했다. 마지막 회의 경우, 메인 시청층인 30대 여성 대상으로는 평균 2.6%, 최고 3.4%를 기록해 동시간대 1위를 차지하기도 했다. 엄정화의 관록과 박서준의 가능성이 빛났다는 시청자의 평이 주를 이뤘다.

의학 로맨스 '응급남녀'(김철규 연출, 최윤정 극분)는 최고 시청률 5%를 기록, 부진한 성적은 아니었으나, 전작인 '응답하라 1994'의 수혜를 넘겨받지는 못했다. 최진혁의 캐릭터쇼와 이필모의 안정적인 연기력은 돋보였으나, 다소 현실성 없는 러브라인이 아쉬움을 남겼다. 여주인공 송지효의 연기력 논란 역시 피할 길이 없었다.

로맨스와 양대 산맥을 이룬 장르는 수사물이었다. OCN '귀신 잡는 형사 처용'(2014.2.9.~4.6)이 첫 포문을 열었다. 곧바로 tvN '갑동이'(2014.4.11.~6.21)이 바통을 넘겨받았고, OCN '신의 퀴즈 시즌4'도 5월 출격을 알렸다.

'처용'은 OCN 드라마 사상 유례 없는 높은 시청률을 기록한 작품이다. 7주 연속 동시간대 1위를 기록하는 기염을 토한 것. 평균 1.8%, 최고 2.4%를 기록했다. OCN 타깃(남녀 25~49세) 시청층에서 평균 시청률 1.4%, 최고 시청률 1.8%로 동시간대 타깃 시청률 1위를 차지하기도 했다. '처용'은 심각한 사회문제와 더불어 시청자에게 묵직한 메시지를 전하며 '웰메이드 수사물'의 정석을 보였다.

미스터리 감성 추적물이라는 장르를 선보인 '갑동이'의 성적도 나쁘지 않았다. 2.4%의 무난한 시청률로 막을 내렸다. '갑동이'는 빠른 전개와 배우들의 호연, 사회에 경종을 울리는 메시지, 또 러브라인보다 수사성격을 강조한 드라마로 방송 초반부터 시청자들의 많은 사랑을 받았다. '이준'이라는 걸출한 연기파 스타를 배출하기도 했다. 이준은 종잡을 수 없는 성격의 사이코패스 역을 소화하며 아이돌 출신을 넘어 '배우'로 자리매김하는데 성공했다.

OCN을 대표하는 드라마인 '신의 퀴즈 시즌4'는 3주 연속 타깃 시청률(남녀 타깃 25~49세 / 평균 시청률 1.3%, 최고시청률 1.6%) 동시간대 1위를 기록하며 위용을 떨쳤다. 특히 연령별 시청률에서는 여자 30대 시청률이 평균 3.3%, 최고 4%를 돌파하면서 인기행진을 이어나갔다. 원년 멤버 류덕환과 윤주희가 다시 만나 선보이는 '케미스트리'(화학작용)가 시청률 견인 역할을 했다.

이 가운데 '로맨스가 필요해 시즌3'와 '신의 퀴즈 시즌4'는 시즌제 드라마다. 이외에도 '막돼먹은 영애씨'도 시즌13을 맞았다. '막돼먹은 영애씨' 또한 10화 방송에서 시즌 최고 시청률 2.6%를 기록하며 대중들의 여전한 관심을 입증했다.

독특한 콘셉트를 무기로 내세운 드라마들도 있었다. 이른바 '먹방 드라마'(먹는 방송) '식샤를 합시다'와 시트콤 '감자별', 회춘 누와르 '꽃할배 수사대'는 시청자들의 커다란 관심을 끌지는 못했다. 특히 '감자별'의 경우, 방송 초기 배우 하연수의 다리부상으로 축소방송을 감행해 시청자의 관심을 붙들지 못했다. 이후에도 잦은 편성 시간 변경 등의 문제로 초라한 뒷모습을 보여야 했다.

▲ '꽃할배' 끝나니 주춤…'트로트엑스·댄싱9'은 '신선' 호평

케이블 열풍의 주역이자, '청정예능'이라는 새 지평을 연 배낭여행 프로젝트 '꽃보다 할배'(연출 나영석 / 2014.3.7.~5.2)는 이번 시즌3에도 이슈몰이에 성공했다. 평균 시청률 7.4%를 기록하기도 했다. '꽃보다 할배'의 인기는 국내에서만이 아니었다. 중국판 '화양예예'(花样爷爷) 가 중국 현지에서 본격적으로 제작에 돌입한 것. tvN의 효자 프로그램 '꽃보다 할배'는 평균나이 76세 어르신들의 좌충우돌 해외 여행기를 그리면서, 시청자들에게 꾸밈없는 웃음과 감동을 줬다.

Mnet '트로트 엑스'(2014.3.21.~6.6)와 '댄싱9'(2014.6.13.~)은 오디션 프로그램의 홍수 속 신선하고 참신한 포맷으로 방송가의 시선을 끌었다. 소위 '대박'을 친 것은 아니었다. 하지만 '트로트'와 '춤' 등 다채로운 콘셉트로 오디션의 향연을 펼치면서 색다른 볼거리를 제공하는데 성공했다.

'트로트엑스'는 국내 최초로 트로트를 소재로 한 프로그램이다. Mnet에게도 기념비적인 작품인 셈이다. '트로트 엑스'는 오디션의 형식을 빌려 예능적 면모를 강조했다. 평균 시청률 2%를 유지하며 잔잔한 인기를 이어갔다. 우선 태진아, 설운도 등 관록 있는 심사위원들의 주옥같은 조언이 돋보였다. 여기에 나미애, 미스터 팡 등 실력 있는 참가자들도 대중의 관심을 끌어 모으는데 성공했다. 트로트에 락, 힙합, 댄스, EDM(일렉트로닉 댄스 음악) 등 다양한 장르를 결합해 현대적으로 재해석한 신선한 포맷도 흥미를 자극했다.

'댄싱9'은 시즌1을 뛰어넘는 화제를 모으고 있다. 첫 회 시청률 2.0%를 기록했다. 시즌1은 평균 시청률 1.0대를 유지했다. 시즌2의 경우, 방송 4일 만에 동영상사이트에서 천만뷰를 달성하는 등 화제몰이에도 성공했다. 댄서들의 춤동작을 생동감있게 담아낸 영상미가 눈에 띄었다. 뿐만 아니라 댄서들의 실력, 마스터 군단의 입담 역시 전부 '진화'를 거듭했다.

두 오디션 프로그램을 제외하고는 별다른 이슈는 없었다. '꽃보다 할배'의 빈자리를 어떤 프로그램도 채울 수 없었다. 가장 먼저, 'SNL 코리아'(2014.3.1.~)의 부진이 심각했다. 'SNL 코리아'는 시즌1만 해도 풍자와 해학을 담은 개그로 지상파를 위협할만한 인기를 자랑했다. 하지만 시즌이 계속돼오며 아성은 잦아들었다. '정치풍자'가 사라진 원인이 가장 컸다. 여기에 등급 또한 15세로 맞춰지며 기존 '19금' 코드를 좋아하던 시청자마저 발길을 돌리게 됐다. 세월호 참사 여파로 5주간 결방, 악재가 겹치며 화제선상에서는 점점 멀어져갔다. 참패라고 말하기는 이르다. 'GTA 시리즈' 하나만큼은 마니아층의 사랑을 유지하고 있다.

이외에도 또 하나의 청정예능을 노린 '섬마을쌤'(2013.11.19.~2014.2.3.)과 '삼촌 로망스'(2014.2.15.~2014.5.17.)는 특별한 이슈 없이 종영해야 했다. 자극성 소재 없이 순수 예능을 내세웠으나, 화려한 기록을 남기지는 못했다.

가장 논란을 모았던 프로그램은 '더 지니어스 시즌2'(2013.12.7.~2014.2.22.)였다. 관심→논란→외면의 행보를 보였다. '더 지니어스 시즌2'의 논란은 지난해 12월말부터 시작돼 올 1월 중순 정점을 찍었다. 폐지 서명운동까지 벌어졌다. 첫 항해는 순조로웠다. 시즌1 우승자 홍진호를 비롯해 카이스트 출신 수학강사 남휘종, 서울대 천재 해커 이두희 등 특별한 이력을 지닌 참가자들이 합류했고, 이미 시즌1 방송에서 매니아적 호응을 보이던 시청자들의 관심도 탄탄했다. 별 탈 없이 항해하던 '더 지니어스2' 호가 침몰하기 시작한 것은 연합과 파벌이 핵심이었다. 이로 인한 개인전이 사라졌다는 것이 가장 큰 문제였다. 게임 역시 두뇌 보다는 친목으로 이루어진다는 지적이었다. 무리한 경쟁과 지나친 견제도 이를 거들었다. 홍진호가 탈락하던 주는 자체 최고시청률을 거둔 바 있다.(평균 2.0%, 최고 2.5%) 그 이후로는 평균 시청률 1.3%(닐슨코리아, 유료플랫폼기준)~1.4%에 머무르며 조용히 막을 내리게 됐다.

하반기 드라마와 예능 프로그램은 비교적 화려한 라인업을 자랑한다. 이미 tvN표 로코물 '고교처세왕'이 방영 중이며, '갑동이' 후속작인 로맨틱코미디 '연애 말고 결혼'이 출격을 앞두고 있다. 여기에 'SNL 코리아' 제작진이 만든 '잉여공주'와, 100억 대작 퓨전사극 '삼총사'까지 다채롭다. '응답하라 1994'의 신원호 PD와 이우정 작가가 다시 한 번 힘을 모아 신작을 준비 중인 것으로도 알려진 상태다.

예능도 만만찮다. 스토리온 '렛미인4'가 놀랄만한 급성장을 보였다. 출연진의 거짓 사연 파장으로 홍역을 치른 후 더 단단해졌다. 현재는 MBC '무한도전'을 제치고 콘텐츠파워지수 1위를 차지하는 등 전에 없던 화제몰이에 성공했다.

'응답하라 1994'와 '꽃보다 할배'의 '대성공' 이후 tvN, Mnet 등 다수의 채널은 분명 고무적인 성장을 보이고 있다. 하지만 이 포맷에 안주해서는 안 된다. '응답하라 1994'와 '꽃보다 할배'가 그랬듯이, 기발한 아이디어와 다양하고도 과감한 시도가 필요하다. 또 하나의 '응답하라 1994', '꽃보다 할배' 같은 작품이 나와야 그 입지를 확고히 다질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김풀잎 기자 leaf@tvreport.co.kr/ 사진=tvN, Mnet, OC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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