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가 있는 날] 부담없이 즐기고 누려라..문화 大축제

2014. 6. 23. 15: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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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월 마지막 수요일 공연·전시 무료 또는 반값25일 1300여개 프로그램 최대 규모 행사 개최전국 235개 영화관·프로야구·축구도 할인 이벤트

"1300개가 넘는 다양한 프로그램을 이제는 입맛대로 골라서 즐긴다." 매월 마지막 수요일 하루 동안 무료 또는 반값에 공연ㆍ전시 등 각종 문화프로그램을 만끽할 수 있는 '문화가 있는 날'이 이달 25일자로 시행 6개월을 맞는다.

문화융성위원회와 문화체육관광부는 세월호 참사 이후 국민적 애도 분위기 속에 그동안 '문화가 있는 날'을 가급적 최소화했다. 하지만 내수침체가 계속되면 국가경제에 심각한 영향을 줄 수 있다는 우려가 커짐에 따라 이달 행사는 출범 6개월을 기념해 최대 규모로 치르기로 했다. 각종 악재에도 회를 거듭하면서 프로그램은 풍성해지고 있다. 평소 고가의 티켓 가격 등이 부담스러워 공연장 찾기를 망설였던 공연 등이 있다면 6월 '문화가 있는 날'의 기회를 활용해 보면 어떨까.

이번 '문화가 있는 날'에는 총 1300개 프로그램이 전국 국공립 또는 민간 단체ㆍ시설에서 다채롭게 펼쳐진다. 우선 코엑스 아셈광장에서는 낮 12시 10분부터 55분까지 호국보훈의 날과 연계한 역사콘서트 '메모리'가 문화융성위, 문체부 주관으로 마련된다. 우리의 과거를 기억하면서 새로운 미래를 꿈꾼다는 내용을 이야기 형식으로 풀어낸 역사음악회로 꾸며진다. 오후 7시 50분부터 8시 40분까지 홍대 '걷고 싶은 거리' 야외공연장에서 '음악과 함께 떠나는 도심 속 여름휴가'라는 테마의 '핫코리아' 공연을 펼친다. 그룹 '재즈스토리'가 솔로예찬, 라밤바, 비다 라 비다, 그룹 '피치걸'이 스위티, 여우목도리 등의 곡을 선보인다.

또 예술의전당, 세종문화회관, 충무아트홀 등 주요 공연장은 총 235개 할인행사를 진행한다. 지난 5일부터 충무아트홀 대극장에서 공연되고 있는 뮤지컬 '싱잉인더레인'은 8시 공연에 한해 40% 할인해 준다. 고전영화를 원작으로 한 이 뮤지컬은 트랙스 제이, 엑소 백현, 소녀시대 써니와 뮤지컬 배우 방진의, 최수진이 열연하며 무대에 1만ℓ가 넘는 물을 쏟아부어 영화 속 탭댄스 장면을 충실하게 재현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대학로 복합문화예술공연장(유니플렉스)에서 장기 공연 중인 뮤지컬 '그리스'는 절반 가격에 티켓을 판매한다. '그리스'는 1950~1960년대 방황하는 미국 청소년들의 꿈과 사랑의 이야기를 담은 작품이며 1972년 브로드웨이 초연 이후 한국, 영국, 일본 등 전 세계에서 큰 사랑을 받았다. 아트센터K 네모극장의 뮤지컬 '빨래'는 전화 예매 시 반값으로 깎아준다. 뮤지컬 빨래는 외국인노동자와 88만원 세대의 사랑이야기를 통해 소외된 사람들의 이야기를 희망적으로 풀어내고 있다. 예술의전당 CJ토월극장의 연극 '엄마를 부탁해'는 전석의 가격을 40%까지 낮춘다.

주원, 아이비, 최정원 등 스타들이 대거 출연하는 더큐브아트센터의 '고스트'도 같은 날 8시 공연에 대해 반값 할인행사를 하며 한국 최초 넌버벌 퍼포먼스인 '뉴 난타'도 서울 충정로난타전용관과 명동난타전용관 등 2개 전용관의 전 좌석을 절반 가격에 판매한다.

전시회도 다수 마련됐다. 국립현대미술관 서울관은 오후 9시까지 연장 개방하고 관람료도 받지 않는다. 특히 7~8시 서울관의 전시동 로비와 지하 1층 복도에서는 아트컬래버레이션 패션쇼가 열린다. 예술의전당 디자인미술관에서는 6~8시 '퓰리처상 사진전' 관람료를 50% 할인해준다.

블록버스터 전시회로 주목받고 있는 국립중앙박물관의 '근대 도시 파리의 삶과 예술, 오르세미술관'전시회도 5시 이후 절반 가격(성인 기준 6000원)에 관람권을 판매한다. 중앙박물관은 박물관 역사문화교실(2~4시), 스마트큐레이터(1시 30분, 3시 30분), 큐레이터와의 대화(6시 30분, 7시 30분), 야간 명품해설(7시) 등 교육 프로그램도 준비해 놓고 있다.

이날은 '만원 한 장'으로 연인이 오붓하게 영화를 즐길 수도 있다. CGV 전점을 비롯해 롯데시네마, 메가박스 직영관 등 전국 235개 영화관에서는 오후 6~8시 관람료를 8000원에서 5000원까지 인하한다. 스포츠경기도 할인행사가 쏟아진다. 프로야구 잠실(NC-LG), 대구(삼성-넥센), 광주(SK-기아), 대전(한화-롯데) 경기에 대해 현장과 인터넷 판매를 통해 초등학생 이하 자녀를 동반한 입장객에게 입장료 반값 혜택을 준다.

프로축구 구단들은 일일 축구교실 등을 운영한다. K리그클래식은 울산, 부산, 제주의 아동센터, 초ㆍ중학교 등을 대상으로 축구클리닉, 선수와의 만남, 클럽하우스 견학 행사를 한다. K리그챌린지는 대구, 안산, 광주, 고양, 부천에서 친선경기, 사인회를 개최한다. 경복궁, 창덕궁, 창경궁, 덕수궁 등 조선 4대 궁궐과 종묘ㆍ조선왕릉도 무료로 개방된다.

문체부는 현재 문화 분야별 시설과 혜택을 안내하기 위해 문화포털 사이트 내에 '문화가 있는 날 통합정보안내 웹페이지'(www.culture.go.kr/wday)를 운영하고 있다.

■ 커지는 호응참여기관 1300곳 돌파…5월 관람객 6만명 넘어

매월 마지막 수요일로 정해진 '문화가 있는 날'은 국민 모두가 쉽게 문화시설을 이용할 수 있도록 관람료 무료ㆍ할인 혜택을 제공하고 야간 개방 및 문화프로그램 등을 확대해 시행하는 행사다. 지난 1월 처음 시행돼 벌써 여섯 번째를 맞는다.

박근혜정부의 핵심 국정과제인 문화융성을 구현하기 위해 국민 모두가 문화향유 기회를 누릴 수 있도록 하자는 취지로 마련됐다. 금ㆍ토ㆍ일은 가격 할인 등에 따른 민간의 부담이 크며 관람객 증가에 따른 시설 운영 문제도 발생해 수요일로 정했다.

주요 선진국은 이미 오래전부터 이 같은 형태의 문화체험의 날을 운영 중이다. 프랑스 루브르박물관은 10월부터 3월까지 매월 첫째주 일요일 무료 관람을 실시하고 있으며 영국ㆍ프랑스ㆍ이탈리아 등 유럽 정부도 문화주간 등을 지정해 문화 향유에 노력하고 있다.

그동안 문화에 대한 갈증이 강했던 걸까. '문화가 있는 날'의 호응도는 갈수록 높아져 세월호 참사 여파 등에도 참여기관ㆍ프로그램은 이미 1300개를 넘어섰다. 이는 지난 1월 883개에서 400개 이상 증가한 규모이다. 처음에는 국공립 박물관, 미술관, 예술공연장, 고궁 등에서 먼저 시작했으나 각급 지자체, 민간단체ㆍ시설은 물론 영화관, 스포츠까지 가세하고 있다.

참여 관람객도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나는 추세다. 국립현대미술관, 예술의전당, 경복궁 등 주요 국공립 문화시설 12개소를 대상으로 '문화가 있는 날' 방문객 조사를 실시한 결과 지난달 참여자는 6만468명으로 1월 4만4860명보다 1만5608명이 많아 5개월 만에 34.7%의 증가폭을 보였다.

■ 김동호 문화융성위원장 "행복의 크기는 문화>돈"

"빈곤의 문턱을 일단 넘어서면 소득이 늘어나더라도 '아주 조금 더' 행복해질 뿐이지요. 문화를 누리고 스스로 그 문화를 만들어가는 과정에서 인간은 더 큰 행복을 느끼게 됩니다." 김동호 문화융성위원회 위원장은 매일경제와 인터뷰하면서 "모두들 열심히 노력해 괄목할 경제성장을 이뤄냈지만 국민 대다수는 여전히 행복에 목말라한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가 2013년 발표한 행복지수에 따르면 대한민국은 세계 36개 선진국 중 27위에 불과하다"며 이렇게 밝혔다. 지난 1월부터 매달 마지막 수요일에 실시되고 있는 '문화가 있는 날'은 국민이 문화를 통해 삶의 질과 행복을 높여나갈 수 있도록 하기 위한 첫 번째 걸음이다.

김 위원장은 "그동안 문화기반시설이 증가했으나 국민의 예술행사 관람 횟수는 정체 상태이거나 오히려 하락하고 있다"며 "2012 문화향수실태조사에 따르면 국민의 예술행사 관람이 적은 요인으로 시간 부족(21.6%)과 경제적 부담(19.1%)을 높게 꼽았다"고 강조했다. 그는 "이에 정부는 국민이 문화를 쉽게 접할 수 있도록 문화시설의 문턱을 대폭 낮추고 국민의 생활 속으로 다가가는 문화정책이 필요함을 느꼈고 매월 하루 주요 문화시설을 무료 또는 할인해 이용할 수 있는 '문화가 있는 날'을 만들게 됐다"고 설명했다.

[특별취재팀 = 배한철 기자 / 이선희 기자 / 이기창 기자] [ⓒ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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