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랜드 포커스 | 잠발란(Zamberlan)

글 사진 이두용 기자 | 취재지원 호상사 2014. 6. 16. 18: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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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ade in Italy의 자존심을 엿보다"

이태리 잠발란 85주년 세일즈 미팅 방문

한 분야에서 자신만의 기술을 만들며 전통을 이어가는 사람을 장인(匠人)이라고 부른다. 좋은 등산화를 만들기 위해 85년 넘게 고집을 지켜온 장인이 있다. 바로 이태리 등산화의 장인 잠발란이다. 3대를 이어온 장인의 철학과 우수성을 확인하기 위해 이태리로 날아갔다.

잠발란 85주년 행사에 앞서 한 클라이머가 이태리 본사에 마련된 인공암벽을 오르고 있다.

가족이 이어온 고집스런 85년

잠발란은 올해로 85년의 역사를 가졌다. 사실 100년을 훌쩍 넘긴 아웃도어 브랜드도 여럿 있다. 하지만 오로지 좋은 등산화 하나만을 위해 3대를 이어가고 있는 곳은 잠발란이 유일하다. 잠발란은 가족이 운영하고 있는 기업이다. 1929년 신발 수선 가게를 운영하던 주세페 잠발란(Giuseppe Zamberlan)이 최초로 등산화를 만들기 시작했다. 그리고 그의 아들 에밀리오 잠발란( Emilio Zamberlan)이 2대 대표를 맡아 운영하다가 지금은 손자인 마르코 잠발란(Marco Zamberlan)이 3대 대표로 경영하고 있다.

잠발란의 독보적인 기술은 창업자 주세페의 노력과 다양한 시도에서 출발한다. 이태리 북부 돌로미테 산맥이 품고 있는 마을 스키오에서 자란 그는 누구보다 등산을 좋아했다. 신발 수선공이던 그가 즐겨하던 일 역시 등산에 맞는 신발을 만드는 것이었다. 그는 당시 가죽으로 된 아웃솔의 빠른 마모와 미끄러짐을 개선하기 위해 쇠로 만든 징을 박았다. 효과는 뛰어났지만 3kg에 육박하는 무게와 징 때문에 생긴 구멍에 물이 새는 문제가 너무 컸다.

최초의 잠발란 등산화는 가죽으로 된 아웃솔의 빠른 마모와 미끄러짐을 개선하기 위해 쇠로 만든 징을 박았다.

이 문제를 해결한 것이 당시엔 없던 생고무 아웃솔이다. 주세페는 함께 등산을 즐겼던 친구 비탈레 브라마니(Vitale Bramani)와 다양한 연구 끝에 가죽보다 마모와 미끄러짐이 적은 생고무 아웃솔을 개발했다. 이후 비탈레는 아웃솔을 전문적으로 개발하며 현재까지 세계적으로 인정받고 있는 아웃솔 브랜드 비브람을 창업했다.

주세페의 등산화에 대한 열정은 2대 에밀리오에서 경영의 변화를 맞이하고 3대 마르코에 와서 혁신에 이른다. 에밀리오와 마르코 역시 돌로미테 산맥을 필드 삼아 다양한 등산화를 개발하고 현재까지 직접 테스트 하고 있다. 현재는 에밀리오의 딸 마리오 잠발란(Maria Zamberlan)도 오빠인 마르코를 도와 마케팅 책임자로 활약하고 있다.

잠발란의 직원들은 모두 선임과 후임의 1:1 교육에 의해 최소 3년 6개월간 기술을 전달받는다.

양보다 질이라는 변치 않는 원칙

잠발란을 소개하려면 그들의 철학을 먼저 들어야 한다. 85주년 행사장에서 만난 마르코 잠발란은 '독보적인 가족경영'과 '차별화된 품질의 우수성' , '메이드 인 이태리'를 강조했다. 잠발란이 오늘날 까지 비단 3대를 이어오며 변치 않았던 것은 가족경영이라는 고집뿐만이 아니었다. 마르코는 "그저 많이 팔기 위해 등산화를 만들지는 않겠다"며, "우리는 한 켤레를 만들어도 품질에 초점을 두고 만든다"고 말했다.

마르코 잠발란에 의하면 "잠발란은 한 켤레를 만들어도 품질에 초점을 두고 만든다"고 한다.

사실 잠발란은 수제화로 유명하다. 주세페가 회사를 창업하고 오랫동안 전 과정을 손으로 작업했던 것도 사실. 현재는 60% 수준을 수제로 작업한다. 하지만 손으로 만드는 품질과 동일한 결과가 나오지 않는 과정은 절대 기계화하지 않는다. 가급적이면 많은 양을 만들기 위해 철저히 기계화로 바꾸는 기업들과 차별화된 부분이다.

현재 잠발란의 직원은 50여 명. 이들은 모두 선임과 후임의 1:1 교육에 의해 기술을 전달받는다. 기간도 최소 3년 6개월. 이 기간 동안 철저하게 교육을 받아야만 자신만의 작업공간에서 혼자 일할 수 있다. 마르코는 "노르웨이언 웰티드(Norwegian Welted)처럼 공정이 까다롭고 실패가 많은 작업을 제대로 이수하기 위해 아직까지 잠발란은 전 과정에서 도제(徒弟)식 방법을 실시하고 있다"고 말했다.

본사 옥상에 마련된 행사장에서 28개국에서 온 관계자들과 함께 85주년 행사가 진행됐다.

메이드 인 이태리(Made in Italy)도 강점이다. 몇 해 전 한 드라마에 나왔던 대사처럼 이태리 장인이 한 땀 한 땀 만든다. 중요한 작업은 아직도 오랜 시간 이곳에서 근무한 장인이 꼼꼼하게 작업한다. 잠발란 모델 중엔 현재 중국에서 OEM으로 만드는 라인도 다소 있다. 하지만 마르코는 "앞으로 이태리에서 만드는 물량을 대폭 늘려 등산화 명품으로 독보적인 자리매김을 할 예정"이라고 자신했다.

잠발란은 손으로 만드는 품질과 동일한 결과가 나오지 않는 과정은 절대 기계화 하지 않는다.

본사 관계자인 끼아라가 아웃솔 부착만을 남긴 제품을 들고 신발 제조 공정을 소개하고 있다.

글 사진 이두용 기자 | 취재지원 호상사 / music@outdoor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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