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대소득 있는 3주택 보유자도 稅부담 줄듯
[동아일보] 정부가 집을 3채 이상 보유한 다주택자에게도 분리 과세를 적용해 임대소득 과세 부담을 줄여주는 방안을 검토하기로 했다.
서승환 국토교통부 장관은 5일 “임대소득 과세 강화 방침에 따른 시장 충격을 최소화할 방안을 고민 중”이라고 말했다. 정부에서 전·월세 임대소득 과세 방침을 일부 완화할 수 있다는 목소리가 나온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서 장관은 이날 주택·건설업계 관계자들과의 조찬간담회에서 “세 부담을 최소화하는 방향으로 임대소득 과세를 추진하고 있지만 ‘내지 않던 세금을 내야 하는’ 부담으로 인해 주택시장에 관망세가 이어지는 상황”이라며 이같이 말했다.
서 장관은 “예를 들어 2주택 보유자 중 임대소득이 2000만 원 이하인 소규모 임대사업자에 대해 분리 과세하는 방안은 다주택자 양도세 중과 폐지, 취득세 차별 폐지 등 주택 보유 수에 따른 차별을 폐지해 온 그간의 정부 대책과 배치된다는 점에서 보완할 필요가 있다”고 설명했다.
2, 3월 두 차례에 걸쳐 기획재정부와 국토부는 주택 임대차시장 선진화와 관련한 방안을 발표하고 월세 세입자에게 세액 공제를 확대하는 대신 임대소득자에게 과세하겠다는 방침을 내놓은 바 있다. 특히 연간 임대소득이 2000만 원 이하인 2주택자에 대해 임대소득을 다른 소득과 분리해 14% 단일세율로 과세하되 이를 2016년부터 적용하기로 했다. 이렇게 되면 다른 소득과 합산해 소득 구간별로 6∼38%의 세금을 매기는 종합 과세보다 납세자에게 유리해진다. 이날 서 장관의 발언은 3주택자 이상 다주택자라도 연간 임대소득이 2000만 원 이하면 분리 과세를 적용해 세 부담을 줄여주는 방향으로 제도를 재검토하겠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이에 대해 국토부 관계자는 “회복세를 타던 부동산경기가 임대소득 과세 방침 이후 뒷걸음질치고 있는 만큼 보완이 필요하다는 게 국토부의 판단”이라며 “관계 부처 간 논의를 본격화하기 전에 장관이 문제 제기를 한 것으로 이해해 달라”고 요청했다.
국토부는 최근 부동산경기 흐름이 심상치 않다고 보고 있다. 서 장관은 3월만 해도 “임대소득 과세가 주택시장 회복세에 큰 영향을 주진 않을 것”이라고 말했지만 이날 간담회에서는 “4월 이후 수도권 아파트 값이 하락세로 돌아섰고, 5월 들어 주택거래량도 전년 대비 줄고 있는 상황”이라고 우려했다.
기재부는 일단 “부처 간 협의가 된 사안은 아니다”라고 선을 그었다. 기재부 관계자는 “이달 국회에 제출할 소득세법 개정안에는 기존 임대소득 과세방침이 그대로 담길 것”이라면서도 “다만 국회 논의 과정에서 수정되는 것까지 정부가 관여할 순 없다”고 말했다. 당정 협의나 여야 논의 과정에서 달라질 여지를 둔 셈이다.
또 이날 서 장관은 “주택 관련 법령 등에서 보유 주택 수에 따라 차별을 두는 것이 적절한지는 전체적으로 들여다볼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 시장에서는 다주택자에게도 양도소득세 장기보유특별공제율과 종합부동산세 부과 기준액을 1주택자 수준으로 맞춰주는 방안이 나올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아울러 서 장관은 지방자치단체가 재개발, 재건축 사업을 직접 관리하는 제도인 ‘주택정비사업 공공관리제’를 완화하는 것도 검토하겠다고 밝혔다. 함영진 부동산114 리서치센터장은 “시간과의 싸움인 재개발, 재건축 사업에서 절차와 원칙을 모두 지키려다 보니 사업 속도가 오히려 더뎌지는 부작용이 있었다”고 지적했다.
홍수영 기자 gaea@donga.com 김현진 기자 bright@donga.com 세종=박재명 기자 jmpark@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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