놀라운 가성비, 뛰어난 성능의 국산 하이브리드 이어폰

리뷰조선 안병수 기자 2014. 6. 2. 09: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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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통 2개의 드라이버를 사용한 이어폰이 10만 원대 중반인데 반해 티피오스㈜가 만든 H-100은 그 절반도 되지 않는 가격에 뛰어난 음질로 큰 인기를 끌었다. 특히 국산 브랜드라는 이유로 더 큰 지지를 받았다. 그 인기에 힘입어 디자인과 성능을 개선한 H-100 II가 출시됐다. 신제품은 심지어 전작보다 가격까지 저렴하다.

일반적으로 두 개의 드라이버를 썼다고 하면 발랜스드 아마추어만 두 개를 사용한 경우가 많다. 디자인이나 설계가 훨씬 간편하기 때문이다. H-100 II가 특별한 이유가 여기에 있다. 발랜스드 아마추어 유닛과 다이내믹 드라이버 하나씩을 섞은 하이브리드 방식을 채택했다.

하우징 안쪽에는 8mm 다이내믹 드라이버를, 이어팁 쪽에 발랜스드 아마추어 유닛을 사용했다. 인이어 타입으로 알루미늄과 플라스틱을 적절히 섞은 외관은 평범한 듯 전구를 떠올리게 한다. 무척 가벼워 편안하게 밀착돼 오랜 시간 착용해도 무리가 없다.

32옴에 102dB로 스마트폰과 직결해 충분한 파워를 낸다. 아이폰 사용자라면 60% 볼륨에서 조차 크다고 느낄 것이다. 재생 가능한 음역대는 20Hz ~ 20kHz로 저음역대와 고음역대가 확연한 차이를 보인다. 실제 음 특성도 맑고 청량한 고음을 중심으로 저역대가 단단히 떠받히는 형태다.

티피오스 측이 호언장담한 대로 가격대비 성능은 놀랍다. 6만 원대 이어폰에서 기대조차 해 보지 않은 수준이다. 해상도만 놓고 보면 10만 원대 유명 브랜드 하이브리드 이어폰과도 견줄 수 있겠다. 설명이 필요없는 아델(Adele)의 히트곡 'Rolling in the deep'은 초반에 기타반주와 목소리만으로 시작해 후반으로 갈수록 긴장감을 높여가는 연주가 특징이다. 가만히 귀를 기울이면 피크로 기타 줄을 긁는 소리까지 들린다. 후반부에 볼륨을 점점 높여가며 박력 있게 몰아치는 저음도 부족함이 느껴지지 않는다. 특히 조수미의 목소리를 제대로 즐길 수 있다는 점이 놀랍다. 그녀의 현란한 기교를 놓치지 않고 따라가는 건 물론 하일라이트 부분을 무리 없이 재현한다.

명이 있으면 암이 있는 법. 확연히 장르를 탄다. 여성 보컬을 중심으로 고음역대가 두드러진 음악과 매칭이 좋지만, 베이스와 퍼커션이 중심이 되고 일렉 기타나 미디로 리듬만 찍은 노래는 고역대가 불편할 정도로 튄다. 클럽 하우스나 라이브를 녹음한 곡에서 특히 그렇다. 아이폰 5S와의 매칭이 특히 그런 것일 수 있지만, 이어폰 자체의 튜닝이 큰 영향을 미친 것이 분명하다.

이런 부정교합은 중저음에 파워를 실어주면 해결되는데 고음질 휴대용 앰프를 사용하면 된다. 아이리버 AK240과 매칭하자 하이파이 이어폰에 근접하는 밸런스를 재현해냈다. 물론 배보다 배꼽이 수십 배에 달하는 조합이지만, H-100 II의 가능성을 보여주는 부분이다. 초기에 다이내믹 드라이버를 어떻게 에이징 하느냐가 소리에 상당한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한계도 분명히 드러냈다. 공간감이나 잔향까지 재현해 내진 못했기 때문이다. 오디오 마니아가 아닌 일반 소비자가 선호하는 생생한 현장감의 중저음은 애초에 H-100 II과 거리가 멀다.

케이블은 일명 '칼국수' 스타일로 꼬임을 방지한다. 또한, 마찰로 발생하는 터치노이즈를 최소화하기 위해 케이블 피복에 미세한 홈(Micro-Groove)을 파놓았다. 아웃도어에서 사용 시 옷이나 가방등과 스치면서 나는 소음을 막기 위해서다. 덕분에 리뷰 기간 동안 거슬리는 소음이 전혀 들리지 않았다.

스마트폰이나 아이팟 등과 연결해 주머니에 넣어 다니는 경우가 많은 점을 감안해 단선 방지를 위한 ㄱ자 플러그를 채택했다. 핸즈프리 기능을 지원하는 리모컨이 달렸고 미국식 4극 단자를 채택해 대부분 스마트폰(갤럭시A,S1 호환 불가)과 호환된다.

H-100 II는 개성이 분명한 이어폰이다. 하이파이 성향에 고음 위주 튜닝은 주머니가 얇은 오디오 마니아들의 구매욕을 자극하기 충분해 보인다. 반면 중저음을 선호하는 일반 사용자들은 구매 전 청음해 보길 권한다. 어찌됐든 가성비는 정말 경악할만하다. 6만 9천원이라는 가격에 휴대용 파우치와, 2가지 크기 이어팁과 폼 팁까지 제공하는 건 정말 믿기 힘든 일이다.

구매지수 : 80점

Good : Made in Korea가 아니면 불가능한 가성비

Bad : 특정 장르에 편향된 튜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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