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찾은 영국 인기 드라마 '셜록' 작가 스티븐 모팻 "컴퓨터 아닌 사람의 똑똑함 보여줘"
"시청자들은 컴퓨터가 아닌 사람의 똑똑함을 보고 싶어 합니다."
영국 인기 드라마 < 셜록 > 의 작가 스티븐 모팻이 공동제작자인 부인 수 벌추와 함께 한국을 찾았다. 22일 서울 동대문 디자인플라자에서 열린 '서울 디지털포럼 2014'의 기자간담회에서 그는 드라마의 성공요인으로 아날로그적인 추리의 재미를 꼽았다. 드라마의 주인공 셜록(베네딕트 컴버배치)은 컴퓨터나 로봇 등 첨단과학 기술에 의존하지 않고 옷차림, 머리모양, 말투만 가지고 온갖 단서를 유추해낸다.
영국 드라마 < 셜록 > 의 작가 겸 공동제작자인 스티븐 모팻(오른쪽)이 22일 서울 동대문 디자인플라자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드라마의 흥행요인에 대해 말하고 있다. | SBS 제공 |
셜록의 천재적인 추리력에 국내의 해외 드라마 팬들도 열광했다. 올 초 < 셜록 > 이 2년 만에 시즌3를 선보인다는 소식에 인터넷은 들끓었다. < 셜록 > 의 명성은 익히 들었지만 방송을 보지 못했던 누리꾼들이 전편의 영상과 자막을 구하는 글이 수시로 올라왔다. 열기가 심상치 않음을 눈치챈 KBS는 < 셜록 > 시즌3를 미국보다 빨리 선보였다. KBS는 지난 3월 < 셜록 > 시즌3가 영국에서 방송된 지 5일 만에 국내에서 볼 수 있도록 파격편성을 시도했다. < 셜록 > 은 밤 12시 이후 심야시간에 편성됐음에도 1회 방송부터 시청률 3.8%(닐슨코리아 전국가구 기준)를 기록했다.
< 셜록 > 의 아날로그적 재미는 주인공의 추리력에만 그치지 않고 인물 간의 관계설정으로도 이어졌다. 드라마 속 셜록은 사회성이 결여된 소시오패스다. 상대방이 자신의 말에 불쾌함을 느낄 수도 있다는 사실은 중요하지 않다. 그는 자신을 둘러싼 인물들을 추리를 위한 도구로만 여긴다. 그를 보완해주는 캐릭터가 왓슨(마틴 프리먼)이다. 스티븐 모팻은 "둘은 서로에게 꼭 필요한 존재"라며 "현대적으로 캐릭터를 만들어내긴 했지만 원작 소설에서도 셜록과 왓슨은 늘 우애가 돈독한 관계로 나와 이 설정은 그대로 유지했다"고 말했다. 왓슨은 다른 인물들이 셜록의 사회성 결여를 조롱하며 멀리하는 것과 달리 셜록의 추리력을 칭찬하며, 그를 위험에서 구하는 보호자 역할을 한다. 왓슨은 군의관으로 전쟁에 나섰다가 총상을 입고 심한 정신적 충격에 시달리는 인물이었지만 셜록과 함께 난관을 헤쳐나가면서 마음속 상처를 치유하게 된다.
스티븐 모팻은 드라마의 또 다른 흥행요인으로 주연을 맡은 베네딕트 컴버배치의 남다른 캐릭터 소화능력을 들었다. 그는 "컴버배치는 늘 빠른 속도로 캐릭터에 동화되고 미처 보지 못했던 캐릭터의 새로운 매력을 알려줘 대본을 더 잘 쓸 수 있게 만들어준다"고 말했다.
< 박효재 기자 mann616@kyunghyang.com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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