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종택의新온고지신] 제선봉행(諸善奉行)

2014. 5. 9. 21:01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의로운 죽음은 언제나 뭉클하다. 올곧음을 실천하는 이, 곧 의인(義人)이다. 그는 불가항력의 상황일 때 이웃을 먼저 구하고 장엄한 최후를 맞는다. 선인들은 하늘의 이치와 부합하는 것이 옳은 일이라고 여겨 의로운 일에 자기 목숨까지도 바쳤던 것이다.

'논어'에 소개된 공자의 말은 울림이 크다. 그는 "의로움으로써 바탕을 삼고(義以爲質), 예의로써 이를 행하며(禮以行之), 겸손함으로써 이를 나타내어(孫以出之), 믿음으로써 이를 완성한다(信以成之)"고 인간이 취할 방향을 제시했다. 의로움이 아무리 정당하다고 해도 그것을 행동에 옮길 때는 예의를 갖추어 실행해야 하고, 그것을 표현하고자 하면 겸손으로써 나타내야 하며, 그것을 완성하고자 한다면 믿음으로써 이뤄야 한다는 가르침이다.

세월호 희생자 중 '살신성인 8인'을 의사자(義死者)로 지정하자는 청원이 쏟아지고 있다. 알바 승무원 박지영씨, 선상 커플 정현선·김기웅씨, 단원고 교사 남윤철·최혜정씨, 학생 최덕하·정차웅군, 그리고 숨진 민간잠수부 이광욱씨가 그들이다. 의사자란 직무외의 행위로써 타인의 생명, 신체 또는 재산의 급박한 위해를 구제하다가 사망한 사람을 말한다. 국가는 사회정의 구현에 이바지하기 위해 '의사상자 예우에 관한 법률'을 제정, 의사자의 유족에 대하여 필요한 보상 등 국가적 예우를 하고 있다. 의사자는 사망 당시의 '국가유공자 등 예우 및 지원에 관한 법률'에 의한 기본연금월액의 240배에 해당하는 보상금을 받는다. 통상 2억원 남짓한 보상금과 의료 교육 취업 등의 혜택이 주어진다.

그런다고 이들이 살아 돌아오지 못하겠지만 우리는 그들을 기억할 것이다. 예컨대 정차웅군이 구명조끼를 친구에게 벗어준 것도 뭉클한데, 부친은 세금을 함부로 쓸 수 없다며 수의도 가장 싼 것을 썼다고 한다. 그 아버지에 그 아들이다.

'논어'의 훈육은 이어지고 있다. "이익을 보면 의로움을 생각해서 취하고 위태로운 것을 보면 목숨까지 바칠 줄 알며, 평소에 한 말은 아무리 오래 되어도 잊지 않고 실천한다(見利思義 見危授命 久要不忘 平生之言)."

불탄절 기간이다. '법구경'은 이렇게 깨달음을 주고 있다. "매사 착한 일을 행하라. 모든 부처님의 가르침이다(諸善奉行 是諸佛敎)."

지옥 속에서도 '여덟 송이 연꽃'은 그렇게들 활짝 피어났다. 그들이 보여준 희생정신으로 온누리에 이웃을 위하는 삶의 자비광명이 가득하길 합장 발원한다.

황종택 녹명문화연구소장

: '매사 착한 일을 행하라'는 뜻.

ⓒ 세상을 보는 눈, 세계일보 & Segye.com

Copyright © 세계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