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파일]운전 연수는 있는데 정비 연수는 왜 없을까?

2014. 5. 3. 08: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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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마 전 '꽃보다 할배'라는 예능 프로그램에서 배우 이서진이 헤드램프를 끄지 않아 방전된 배터리를 점프하며 "미국에서 공부하면 이 정도는 다한다"는 말을 해 화제가 됐다. 미국의 경우 워낙 땅이 넓어 차가 고장나면 긴급 출동도 만만치 않은 만큼 간단한 정비는 스스로 해결해야 한다는 의미다.

반면 국내 운전자들은 그렇지 않다. 도로 주행을 위해 연수를 받는 운전자는 많지만 정비를 배우려는 사람은 찾아보기 힘들다. 기초적인 지식만 알아두면 안전과 경제적 측면에서 모두 이득이지만 현실적으로 쉽게 접하기 힘들다는 이유에서다.

지난 2012년 비상식적인 운전 행태를 담은 '김여사 김사장 동영상'이 사회적 이슈로 떠올랐다. 화면 속 주인공들은 3차선에서 좌회전을 시도하거나 문을 열고 후진하는 등 아찔한 장면을 연출했다. 이러한 사건으로 실제 여고생이 크게 다쳐 물의를 빚었고, 순식간에 주변 교통이 마비되는 등 대형 사고로 이어질 법한 경우가 상당했다.여기에 착안해 자동차 업계에서도 김여사 퇴치를 위한 마케팅을 내세웠다. 그 중 대표적인 게 완성차회사의 안전 운전 캠페인이다. 현대차와 쌍용차는 운전이 미숙한 여성 운전자를 모아 운전 교육을 제공했다. 현대차는 기초 상식부터 야간 운전까지 다양한 주행 상황에 대처할 수 있도록 프로그램을 구성했으며, 쌍용차는 익숙지 않은 수동 변속 운전이나 주차, 코너 주행 등을 집중적으로 교육했다.

하지만 이 때도 '운전' 잘하는 법은 있지만 '정비'하는 법은 알려주지 않았다. 물론 일차적인 안전은 운전 능력에서 비롯되지만 기본적인 점검은 예방 차원에서 숙지할 필요가 충분하다. 정비 소홀로 야기되는 기계적 문제는 운전 스킬로 극복할 수준이 아니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운전자들이 기본적인 정비조차 익히지 못하는 까닭은 무엇일까? 가장 큰 이유는 접촉 채널의 부재다. 초보 운전자의 경우 보닛을 여는 것 자체가 생소하다. 이럴 때 누군가 옆에서 도와주는 것이 가장 바람직하지만 그럴만한 사람을 찾기도 쉽지 않다. 정비업체나 학원에서도 일반인 대상의 정비 프로그램은 찾아보기 어렵다. 정비업체의 수익 대부분이 인건비, 즉 공임에서 나오기 때문이다.

또한 국내 지리적 여건 상 긴급 출동 등 정비 서비스가 특화된 것도 한 이유다. 인구 밀집도가 높고 도시망이 촘촘히 연결돼 있어 24시간 어떤 상황에서도 출동 서비스를 받을 수 있다. 따라서 대부분 운전자들이 자가 정비보다 출동 서비스에 의존하는 경향이 크다.

하지만 조금만 노력하면 안전도 지키고 경제적으로도 도움되는 셀프 정비가 가능하다. 그 중에서도 운전자가 쉽게 이해할 수 있는 방법은 완성차 업체가 제공하는 취급 설명서다. 각종 편의 안전 품목의 조작 방법은 물론 비상시 응급조치 등에 대한 정보가 깨알같이 설명돼 있다. 주행 거리나 보유 연수에 따라 점검을 받아야 할 항목도 꼼꼼히 챙겼다. 또한 일반적인 정비 관련 도서와 달리 각 차종에 맞춰 사진이나 그림을 첨부한 것도 특징이다. 초보자라면 해당 매뉴얼 사진을 실제 차와 비교해보며 간단한 정비를 시도해볼 수 있다.

최근에는 구청이나 도청에서 하루에 끝내는 단기 점검 강좌도 진행한다. 자격증이나 직업적 목적이 아닌 일반인을 대상으로 하기에 주말을 이용해 가볍게 배울 수 있다. 복지 차원에서 무료로 진행하는 경우도 있다. 교육을 받은 후에는 셀프 정비소를 찾아 직접 시연해보며 익히는 것도 좋다. 셀프 정비소 요금은 시간 당 약 1만원 정도이며, 리프트 등을 이용할 수있다. 이 참에 먼지 가득 쌓인 매뉴얼을 꺼내 정비소로 달려가는 건 어떨까.

오아름 기자 or@autotime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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