싱가포르① 마리나 베이 샌즈, 상상의 벽을 허물다

2014. 4. 15. 08: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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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싱가포르=연합뉴스) 박상현 기자 = 여행을 준비할 때는 순서가 있다. 대개는 가고 싶은 국가나 도시를 결정하고, 그 뒤에 항공과 숙박을 물색한다.

그런데 마리나 베이 샌즈는 이러한 법칙을 거부한다. 싱가포르가 아닌 마리나 베이 샌즈를 우선시하도록 한다. 이곳에서 지내다 시간이 나면 싱가포르의 다른 장소를 구경하라는 식이다.

당당함과 자부심은 다양한 시설과 세심한 서비스에서 나온다. 마리나 베이 샌즈는 선택과 집중 대신 문어발 같은 전략을 편다. 한 가지 시설을 앞에 내세우지 않고, 모든 공간이 훌륭하다고 강조한다.

하지만 새로움을 좇는 여행자에게는 관심이 더 쏠리는 곳이 있을 수밖에 없다. 해발 200m 상공에 세워진 공중 정원, '스카이파크'(Skypark)다.

현대 건축의 역작으로 손꼽히는 스카이파크는 단순한 옥상 시설이 아니다. 건물 세 동의 꼭대기에 위태롭게 얹힌 생김새부터 특이하다. 넓이는 축구장의 두 배이고, 너비는 에펠탑의 높이보다 길다.

전망대뿐만 아니라 수영장, 식당, 나이트클럽 등이 들어서 있다. 전망대를 제외한 시설은 호텔에 숙박하는 사람에게만 출입이 허용된다.

스카이파크 수영장의 명칭은 '무한대'라는 의미의 '인피티니'(Infinity)다. 길이가 올림픽 규격 수영장의 세 배인 150m로, 끝에서 바라보면 아득하게 뻗어 있다.

활처럼 부드럽게 휜 수영장을 따라 야자수가 늘어섰고, 사이사이에 일광욕을 할 수 있는 선베드가 놓여 있다.

재미있게도 인피니티에서는 주객이 전도되는 장면이 심심찮게 펼쳐진다. 수영을 하는 사람보다 사진을 찍고 휴식을 취하는 사람이 더 많다는 이야기다. 심지어 풀장 안에서도 카메라를 갖고 들어가 기념사진을 남기는 이가 대다수다.

호텔 세 동의 옥상이 스카이파크로 연결돼 있다면, 지상은 로비로 이어져 있다. 타워1에서 타워3까지 걸어서 이동할 수 있는 로비에는 프런트와 라운지, 레스토랑과 상점이 있다.

마리나 베이 샌즈는 로비에도 눈여겨볼 거리가 많다. 미술가 6명이 완성한 예술 작품 10개가 곳곳에 배치돼 있기 때문이다. 이른바 '예술의 거리'(Art Path)다.

가장 인상적인 예술품은 '떠오르는 숲'(Rising Forest, 升林)이다. 중국 작가 정충빈이 만든 3m 높이의 도자기 화분으로, 실제로 나무가 자라고 있다.

화분은 모두 83개이며, 특히 타워1 로비의 레스토랑인 '라이즈'(Rise)에 많다. 이 작품 덕분에 마리나 베이 샌즈의 로비는 덜 삭막하고, 자연친화적인 느낌을 준다.

타워1 로비의 허공에 안개처럼 매달려 있는 '표류'(Drift)도 눈길을 끈다. 가느다란 철사가 마구잡이로 얽혀서 날아가는 듯한 설치 작품이다. 몸을 주제로 작품을 만드는 영국의 안토니 곰리가 설계했으며, 씨앗을 형상화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마리나 베이 샌즈의 로비에서는 미니멀리즘의 거장으로 평가받는 솔 르윗의 그림도 만날 수 있다. 타워1 프런트 뒤편의 알록달록하고 기하학적인 벽화가 그의 창작물이다.

◇ 먹고 사고 즐겨라, 한자리에서 만끽하는 쇼핑과 식도락

마리나 베이 샌즈 호텔과 붙어 있는 상가에는 샌즈 그룹이 마카오에서 운영하는 베네시안 마카오처럼 물길이 조성돼 있다. 수로의 전체 길이가 베네시안 마카오보다 짧지만, 마찬가지로 관광객을 태운 배가 운항된다.

다만 곤돌라 대신 나룻배가 다니고, 사공의 복장이 베네치아 스타일이 아니라 캐주얼이라는 점이 다를 뿐이다.

상가에는 세계적인 명품을 비롯해 전자제품, 생활용품, 기념품 등을 취급하는 상점이 즐비하다. 마리나 베이 샌즈에 머물지 않아도 한 번쯤 찾을 만한 쇼핑센터다.

명품 상점은 가운데에 밀집해 있고, 잡화와 음식을 파는 가게는 타워1과 타워3의 출구 쪽에 많다. 또 상가에는 슈퍼와 편의점도 입점해 있다.

중국, 말레이, 인도, 서양 요리를 모두 먹어볼 수 있는 싱가포르처럼, 마리나 베이 샌즈에서 맛볼 수 있는 메뉴는 매우 다양하다.

정찬을 내는 격식 있는 레스토랑부터 서민적인 분위기의 푸드 코트까지 주머니 사정에 맞춰 고를 수 있는 식당들이 포진해 있다. 음식점은 대부분 호텔 로비와 수영장, 상가에 위치한다

그중 명성이 자자한 요리사의 레스토랑인 '컷', '디비 비스트로 모던', '피제리아 모자'는 극장 주변에 몰려 있다.

호텔에서는 인피니티 수영장 옆에 있는 '스카이 온 57'이 싱가포르 출신의 주방장이 내는 독창적인 요리로 정평이 났다. 야외 테라스에도 좌석이 있어서 연인들의 발길이 잦다.

아침에는 뷔페로 운영되는데, 매콤하고 걸쭉한 싱가포르 국수인 락사를 따로 주문할 수 있다. 또 뷔페 레스토랑 '라이즈'에는 십인십색의 입맛을 충족시킬 많은 음식이 마련된다.

상가에 있는 '라사푸라 마스터'는 24시간 문을 여는 푸드 코트다. 싱가포르는 물론 말레이시아, 태국, 베트남, 필리핀 등 동남아시아 각국의 음식을 제공한다. 허기가 느껴지는 늦은 밤에 가도 따뜻한 요리를 비교적 값싸게 즐길 수 있다.

psh59@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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