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상 이변에 '애그플레이션' 망령 되살아났다

성문재 2014. 4. 14. 15: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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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춘래불사춘' 美, 파종률 2.7%..예년대비 부진스리랑카, 고온·가뭄에 차잎 수확 반토막 타격

[이데일리 성문재· 염지현 기자·김성훈 수습기자] 올해 이상 기후가 극심해지면서 '애그플레이션(Agflation:농산물 가격 상승에 따른 인플레이션)' 망령이 되살아나고 있다. 애그플레이션은 농업(agriculture)과 물가상승(inflation)을 합성한 말로 곡물가격이 오르면서 물가가 상승하는 현상을 뜻한다.

이미 4월이 절반 지나갔지만 세계 최대 옥수수 재배국이자 수출국 미국의 날씨가 여전히 춥고 습해 옥수수 파종이 지연되고 있다. 세계 2위 차(茶) 수출국 스리랑카에는 가뭄이 들어 차잎 수확량이 지난해의 절반 수준으로 급감했다.

◇美 옥수수 파종 차질.."올해 재고 29% 감소할 듯"

미국내 옥수수 파종률은 4월 13일 기준으로 2.7%에 그치고 있다고 블룸버그통신이 14일(이하 현지시간) 보도했다.

지난 2012년까지 5년간 같은 기간의 평균 파종률이 7%였던 것과 비교하면 크게 낮은 수준이다. 지난해 이맘때에도 파종률이 2%에 불과했다.

아직 최적의 파종 시기라고 볼 수 없는 것은 사실이지만 지난해에 이어 2년 연속 옥수수 파종 일정이 차질을 빚고 있는 이유가 날씨 때문이라는 점은 우려할 만하다.

기상정보업체 T스톰의 마이크 탄누라 회장은 "이상 한파와 강우로 아칸소주(州)와 오하이오주는 앞으로 2주간 파종이 어려울 것"이라며 "파종후에도 엘니뇨 현상에 따른 이상 기후로 옥수수 생장이 기대에 못미칠 것"이라고 내다봤다. 엘니뇨 현상은 남미 페루 및 에콰도르 서부 열대 해상에서 수온이 평년보다 높아지는 현상을 뜻한다.

미국 농무부는 올해 옥수수 비축량이 전년대비 29% 가량 줄어들 것으로 전망했다. 반면 옥수수를 이용해 만드는 가축사료와 에탄올, 식용유 등의 소비는 늘어날 것으로 예상되면서 옥수수 가격이 들썩이고 있다. 옥수수 선물 가격은 올들어 약 20% 상승했다.

◇스리랑카, 차잎 수확 급감..가격 최대 35% 인상

'실론티' 등 홍차로 유명한 스리랑카는 고온과 가뭄이 이어지면서 경제적 타격이 불가피하다. 미국 경제매체 CNBC에 따르면 지난 1~3월 석 달간 차잎 수확량은 전년동기 대비 50% 감소했다.

북부지방 고산지대인 바부니아는 올들어 40도 이상 고온이 지속되고 있다. 이에 따라 라트나푸라, 칼루타라, 갈레, 마타라 등에 있는 40만가구에 이르는 차 생산업자들이 심한 타격에 직면했다.

세계 최대 차 생산업체 인도 맥리오드러셀의 카말 베헤티 최고재무책임자(CFO)는 "남아시아 지방을 덮친 가뭄으로 2014년도 차 가격이 5~10% 까지 오를 수 있다"며 "홍차뿐만이 아니라 녹차에서도 가격 상승이 예상된다"고 전했다.

인도 경제지 이코노믹타임스는 올해 스리랑카를 비롯한 인도 지역 가뭄과 함께 인도에서 4월 한 달간 치러지는 총선 영향으로 차 가격이 35%까지 오를 것으로 전망하는 업계 사람들도 많다고 전했다. 콜카타 차 무역협회에 따르면 작년 콜카타 차 무역거래소에서 ㎏당 139루피(약 2400원)를 기록했던 차 가격은 올들어 벌써 15% 상승한 160루피를 돌파했다.

성문재 (mjseong@e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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