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년의 신부' 김아영 "성주신, 처음엔 그냥 귀신인 줄 알았는데.."(인터뷰)

황소영 2014. 4. 14. 12: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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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V리포트=황소영 기자] "성주신이라는 귀신 역할이 굉장히 매력적이었어요. 요즘엔 드라마에서 귀신이 이상하게 나오지 않고 예쁘게 나오잖아요. 그런데 감독님이 괴기스러운 백발 마녀를 원하셔서 처음엔 실망했었어요. 물론 성주신은 그냥 귀신이 아니라서 다양한 경험을 할 수 있어 좋았어요. 제게 잊지 못할 드라마임이 틀림없죠."

배우 김아영이 출연한 TV조선 드라마스페셜 '백년의 신부'(백영숙 극본, 윤상호 연출)는 지난 12일 16회를 끝으로 막을 내렸다. 성주신이라는 독특한 소재를 사용한 드라마로 판타지와 멜로를 오갔다. 달콤한 멜로가 다인 줄 알았지만, 아니었다.

'백년의 신부'는 대한민국 최고 재벌가인 태양그룹 장자에게 시집오는 첫 번째 신부는 모두 죽는다는 재벌가의 저주를 둘러싼 이야기를 둘러싼 인물들의 음모와 배신, 사랑을 그린 판타지 멜로드라마. 김아영은 극 중에서 저주로부터 집안을 지키는 수호신 성주신으로 분했다.

"'백년의 신부' 하면 추운 촉감이 먼저 와 닿아요. 겨울에 촬영을 시작했어요. 그래서 그런지 날씨가 따뜻해졌는데 끝나니까 굉장히 아쉬워요. 이런 날씨에 하면 더 잘할 수 있었을 텐데.(웃음)"

윤상호 감독님 칭찬 재미 쏠쏠했다

김아영은 '백년의 신부' 1회부터 바다와 씨름했다. 차디찬 겨울 바다에 몸을 던졌다. 한겨울인 12월 망사 원피스에 재킷 하나를 걸치고 있던 김아영은 첫 촬영에 대한 부담감과 함께 잔뜩 얼어있었다.

"첫 촬영이었는데 감독님이 정말 무서웠어요. 촬영 들어가기 전까지 제작사에서 살다시피 했죠. 대본 리딩을 했는데 굉장히 많이 혼났거든요. 그래서 심리적인 압박감이 많았어요. 그런데 물에 빠지니까 압박감도 생각이 안 났어요. 감독님은 화내시고, 전 너무 춥고. 수중촬영도 했었는데 숨 안 쉬고 연기하니까 정말 공포스럽더라고요."

귀신 역을 맡았던 김아영은 실제로 촬영하면서 섬뜩했던 순간이 있었다고 말했다. 바로 '백년의 신부' 1회에 나오는 대나무숲 신이었다. 어두컴컴한 대나무숲 자체가 두려웠던 것.

"대나무숲 자체가 무서웠어요. 혼날까 봐 티도 못 내고. 추위와 강풍기에 맞서 싸웠어요. 강풍기를 맞으면 목소리가 안 나오니까 소리를 내기가 쉽지 않더라고요. 감독님한테 줄곧 혼나다가 점점 욕이 줄고 칭찬을 해주시는데 재미가 쏠쏠하더라고요. 감독님은 칭찬에 원래 인색하시거든요. 감독님의 칭찬이 도움됐는지 다음에 혼나도 상처를 받지 않더라고요. 감독님 칭찬을 받으려고 정말 열심히 했어요."

◆ '백년의 신부' 내게 잊지 못할 작품

성주신은 자세히 보면 총 4가지 캐릭터다. 정확하게 말하면 하얀 성주신, 검은 성주신, 자살녀, 사극에서 나오는 별이까지 모두 김아영이 소화했다. 성주신이 이렇게 큰 역할인지 몰랐다는 그녀는 이 작품에 출연한 것 자체가 행운이라고 밝혔다.

"'백년의 신부'는 제게 행운이죠. 4가지 역할을 소화할 기회가 주어진 거잖아요. 제가 배우 하면서 꿈꿔왔던 캐릭터 중 50% 이상 이 작품에서 했어요. 처음엔 성주신이 그저 강주(이홍기)와 두림(양진성)을 연결해주는 역할인 줄 알았는데 제 과거가 있다니 놀라웠어요. 벙어리인 별이 대본을 받고서는 부담스러워서 하루에 3시간 이상 못 잤어요."

별이는 성주신의 전생이다. 지금으로부터 100년 전 벙어리 노비였다. 애절하고 처연한 사연의 주인공이다. 별이는 벙어리이기에 모든 걸 눈빛으로 표현해야 했다. 그리 호락호락한 연기는 아니었다.

"벙어리니까 사랑하는 감정과 억울한 감정을 모두 눈으로 표현해야 하잖아요. 말을 못하니까 힘들었어요. 누명으로 내쳐짐을 당했을 때, 아이를 빼앗겼을 때 느낌을 잘 살려야 하는데 쉽지 않더라고요. 제게 어려운 숙제였어요. 끝났다니 한편으론 홀가분한 기분도 있어요."

◆ 미인대회 출신, 동국대 연극영화과 '母 영향 커'

김아영의 데뷔는 2005년 제75회 춘향 선발대회였다. 사실 미인대회에 큰 관심이 없었지만, 어머니의 적극적인 추천으로 나갔다. 어머니는 과거 미인대회에 출전하지 못한 아쉬움을 늘 가지고 있었다.

"엄마가 장수 출신이신데 미스 논개에 나가시고 싶으셨대요. 그런데 그 해 흉년이 들어서 못 나가시고 바로 결혼하신 거죠. 그래서 꼭 춘향 선발대회에 나가라고 해서 억지로 20살 때 나갔어요. 제겐 솔직히 지우고 싶은 기억이에요.(웃음) 그런데 그 대회 이후 소속사 몇 군데에서 전화가 왔고 진로를 이쪽으로 결정했어요. 자연스럽게 연기를 접하게 됐죠."

김아영은 대학 진학에 대한 꿈이 없었다. 고등학교 때까지 한 공부로 만족했다. 하지만 어머니가 설득했다. 대학교에 들어가면 하고 싶은 걸 모두 해주겠다는 솔깃한 말에 동국대학교 연극영화과에 지원했고, 합격했다.

"엄마 말만 믿고 대학교에 입학했는데 정작 들어가서 해주신 건 없어요.(웃음) 우연히 학교 다니면서 미얀마 드라마에 발탁됐어요. 미얀마에 한국인 최초로 드라마에 출연하게 됐죠. 당시 한국 드라마가 미얀마에서 인기가 대단했거든요. 한국 배우가 왔다고 하니까 엄청난 관심이 쏟아졌죠. 하지만 미얀마에서 쿠데타가 일어나고 싸이클론이 닥치면서 자연스레 잊혀졌어요. 그래도 끝났다고는 생각은 안 해요. 소속사가 없지만, 지금까지 작품 활동을 해오고 있잖아요. 앞으로의 연기에 대한 포부도 가지고 있어요. 사이코패스 연기도 해보고 싶고, 단칼에 죽는 연기에도 도전해보고 싶어요. 연기하면서 항상 즐거워하는 배우가 되기 위해 노력할 거예요."

황소영 기자 soyoung920@tvreport.co.kr/ 사진=이선화 기자 seonflower@tvreport.co.kr, TV조선 '백년의 신부' 화면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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