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독일 먹여살리는 히든챔피언과 한국 현실
박근혜 대통령이 그제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와 정상회담을 한 후 "독일 산학연(産學硏) 3각 협조체제와 '히든 챔피언'으로 불리는 강소기업 육성 방안을 우리 경제에 접목해 우리도 히든챔피언을 많이 만들어내야 한다"고 말했다. 독일이 유럽연합(EU) 내 최대 경제대국인 이유는 중소기업 400만개와 '히든챔피언' 1310개 덕분이다. '히든챔피언'은 세계시장 점유율 33% 이상, 기업 수명 60년 이상, 평균 매출 4300억원인 강소(强小) 기업을 말한다. 전 세계 2734개인 히든챔피언 중 독일 기업이 48%다. 애완동물 목줄로 세계시장을 50% 점유한 플렉시, 연간 18억개의 연필을 수출하는 파버카스텔이 대표적이다.
우리나라 히든챔피언은 23개에 불과하다. 역대 정부마다 강소기업 육성을 외쳤지만 세계 최고 상속세율이라는 큰 벽을 없애지 못한 탓이다. 우리나라 상속세 최고세율은 50%로 OECD 국가 중 최고다. OECD 평균(26%)의 두 배다. 최대주주는 경영권 프리미엄까지 더해 65%다. 세계 1위 손톱깎이 업체 쓰리쎄븐, 국내 종자시장 1위 농우바이오, 의류업체 한섬 등은 상속세 때문에 기업을 팔아버린 대표적인 사례다.
개정 세법은 상속세 공제 대상을 연매출 3000억원 미만 승계 기업으로 확대하고 상속세 과표면제 한도도 500억원까지 늘렸다. 하지만 여전히 최고세율은 50%다. 공제 요건도 너무 까다롭다. 피상속인이 10년 이상 기업을 경영해야 하고 상속인 1인이 전부 상속받아야 한다. 상속 후 10년간 업종도 변경할 수 없다.
반면 독일은 가업상속공제율이 85~100%에 달하고 한도도 없다. 사업을 유지하는 한 상속세는 전액 면제다. 일본 역시 승계 대상 회사 주식 총수 중 3분의 2까지 80% 비과세 혜택을 준다. 미국은 상속 주식을 팔 때까지 납부를 이연해준다. 캐나다 호주 스웨덴 홍콩 싱가포르 등은 아예 상속세를 폐지했다. 현행 한국 세법하에서는 도저히 히든챔피언이 나올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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