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귀열 영어] Syllabication and Pronunciation (음절 구분과 발성)
지난 정부 인수위 시절에 orange 발음이 세간의 웃음거리가 된 적이 있다. '오렌지'가 아니라 '오륀지'가 원음이라는 주장이었다. 그런데 원어민들은 orange가 몇 음절인가를 놓고 논쟁을 하는 경우가 많다. Every, smile, fire 같은 단어도 마찬가지다.
영어 발음에서 음절에 관한 이야기가 자주 나오는 것은 발성법 과정에서 각 소리 요소를 어떻게 처리할 것인지 궁금해 하는 사람이 많기 때문이다. 가령 Fire의 예를 본다면 미국의 전통 사전 Merriam-Webster에서는 f-eye-r 식 분석으로 1음절로 간주하고 어떤 사전에서는 2음절로 표기해 놓았다. 영한 사전의 발음기호는 만국공통 음성기호로서 영어의 원음과 거리가 있는데, 원어민들의 발음을 녹취해서 들어보면 지역과 사람에 따라 '화이어' '화야' 등 제각각이다. F-eye-r 분석을 참조한다면 초성 f는 자음이므로 한 음절이 되지 않고 모음 부분 eye와 받침인 자음 r이 모여 1음절 단어가 된다.
Every를 놓고 원어민들의 설문 조사를 해 보면 2음절이라는 주장이 3음절이라는 주장보다 많다. 사전이나 언어 이론상의 구분으로 보면 'e-ve-ry'로 분석되기 때문에 '에-브-리', 즉 3음절이 된다. 다만 대중적 발음에는 축약과 생략이 흔해 '엡리'처럼 압축 발음을 하는 일이 많기 때문에 2음절로 착각하기도 한다. Restaurant을 2음절이라고 우기는 경우도 일상 생활에서 압축 생략 발성을 하기 때문인데, 단어 속의 모음만 떼어놓고 보면 rEs-tAU-rAnt처럼 E-au-a 형태로 3음절임을 쉽게 알 수 있다. Recently는 re-cent-ly(리쓴리)로 구분되는 3음절 단어다. Orange는 음절 구분이 or-ange로 되어 2음절임을 알 수 있다.
Smile은 음절 분리가 되지 않고 발성 구분을 한다면 sm-eye-l이다. 첫 sm은 자음만의 연결로서 1음절이 되지 못하고 중간의 모음 i와 받침으로 종성 L이 들어가 결국 1음절 단어가 된다. 따라서 원칙적으론 일본의 음소문자식 표기 '스마일'이 아니라 '(스)말'처럼 한 음절 발성을 해야 한다. 우리말이나 일본어, 스페인 등은 따발총식 발성구조로 각 음절을 모두 발성하는 데 반해(syllable-timed), 영어와 독일어 등은 강세 리듬 언어(stressed-timed)이기 때문에 각 특징과 차이를 소화해야 원활한 발음을 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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