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IMF리포트]웃음과 평화의 축제, 오키나와 영화제를 마치며

오키나와 2014. 3. 25. 07: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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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미디 포인트 잡은 이색 영화제'수상한 그녀' '미스터고' 경쟁부문 진출오키나와 아름다운 풍경에 흠뻑

[오키나와(일본)=스포츠한국 이정현기자]지난 20일부터 24일까지 일본 최남단의 작은 섬 오키나와에서 열린 제6회 오키나와국제영화제(Okinawa International Movie Festival, OIMF)가 막을 내렸다. 대상인 골든 시사상에 시나가와 히로시 감독의 '삼분의 일'이 오른 가운데 한국 작품 '수상한 그녀'가 '평화' 부문 그랑프리를 차지했다.

일본 최대 엔터테인먼트사 요시모토흥업이 주최하는 이번 영화제는 '웃음'과 '평화'를 주제로 오키나와 각 지역에서 이벤트가 진행되며 성대하게 열렸다. 세계 어디에도 볼 수 없는 진귀한 풍경이 아름다운 이국의 땅에서 펼쳐졌다.

5일이란 시간은 길고도 짧았다. 도착 첫날 빗방울이 떨어지며 쌀쌀한 날씨로 첫인상을 남겼던 오키나와는 이튿날부터 쨍쨍한 햇살과 시원한 바닷바람으로 취재진의 발걸음을 가볍게 했다. 쾌적한 날씨는 먼 길을 건너온 이들에게 힘을 주는 모양이다. 평소엔 조용한 섬이었지만 페스티벌이 진행되는 5일 만큼은 북적였다.

# 코미디에 포인트 잡은 이색 영화제

오키나와 영화제의 매력은 무엇보다 코미디다. 800여명의 소속 개그맨과 배우들을 거느리고 있는 요시모토흥업은 영화제를 기획하며 '웃음'과 '평화'를 내세웠다. 전자에 주최 측의 강점이 담겼다면 후자는 오키나와의 역사와 앞으로의 미래가 담겼다.

웃음을 내세운 오키나와 영화제의 특징은 개막 레드카펫에서부터 눈에 띈다. 턱시도와 이브닝 드레스를 입은 무비스타 뿐만 아니라 캐릭터 인형부터 요시모토흥업 소속 다수의 코미디언들이 유쾌한 분위기를 연출한다. 때론 엽기적으로 보이는 이들의 모습을 확인할 수 있는 곳이 바로 OIMF 레드카펫이다.

6년 전, 오오사키 히로시 요시모토흥업 사장이 오키나와 영화제를 기획하면서 제일 첫 번째로 내세운 것은 바로 지역 문화 활성화다. 일본 중심부의 문화를 영화제를 통해 지방에 옮겨 심는 것이 아닌 오키나와의 특색을 전국에 알린다. 개막식 레드카펫에 오키나와 특산품 캐릭터와 지역 고등학생들이 오르는 것 등이 대표적이다. 지역 친화적인 영화제 성격은 오키나와 주민들에게도 큰 호응을 얻고 있다.

# OIMF에서 찾은 한국영화, 한국인

올해 오키나와 영화제에는 '미스터고'(감독 김용화)와 '수상한 그녀'(감독 황동혁) 등이 경쟁 부문에 진출했다. 두 작품은 올해 5월과 7월 일본 개봉을 앞두고 있다. 오키나와에서 첫 선을 보이는 만큼 일본 관객 반응을 살피기 위해 김용화 감독과 황동혁 감독이 직접 오키나와를 찾았다. 또 영화제를 찾은 전세계 유수의 매체를 만나 한국영화의 우수성을 전파 했다. 두 감독은 각각 일본에서의 흥행에 자신감을 보였다. 한국에서 큰 관심을 받았던 두 작품인 만큼 해외에서도 좋은 반응을 얻게 되길 기대한다.

국내 흥행이 막바지라고 생각해서일까. '수상한 그녀'의 주인공 심은경 역시 오키나와를 찾았으나 일본 등 해외 매체 인터뷰만 응했다. 국내 흥행에 대한 소감과 해외 영화제를 찾은 '오두리'의 목소리를 생생히 전하고 싶었건만, 그러지 못해 아쉬울 따름이다.

한국 작품 뿐만 아니라 한국을 사랑하는 일본인 세 명이 만나 서울을 배경으로 만든 단편영화 '런 서울 런'도 눈길을 끌었다. 요시모토 엔터테인먼트 서울 지사에서 제작한 이 작품은 한국의 코미디언 김대희가 조연으로 출연해 눈길을 끌었다. 특히 연출을 맡은 코시카 다카시 감독과 주연배우 다케다 히로미츠, 히로사와 소우는 한국영화에 반해 우리말을 배우러 직접 한국을 찾는 등 한국광이었다. 실제로 몇몇 국내 작품에 출연하기도 했던 이들은 스포츠한국과의 인터뷰에서 "한국에서 더 많은 활동을 하고 싶다"고 밝혔다.

# 환상의 섬, 오키나와의 매력

오키나와는 2차 대전 당시 연합군과 일본군이 격전을 벌인 상처를 가진 곳이다. 72년 미국으로부터 일본에 반환된 후 태평양 연안의 이 작은 섬은 미군 주둔지이자 일본 제일의 휴양지로 성장했다. 따뜻한 날씨와 아름다운 해변, 그리고 부족함이 없는 위락시설은 세계 제일의 휴양지라 불릴만 하다. 오키나와를 찾은 영화팬들은 자연스럽게 오키나와의 아름다운 풍경에도 마음을 빼앗겼다. 특히 세계 두 번째 규모를 자랑하는 츄라우미 수족관의 장관은 꼭 경험해볼 만 하다.

먹을거리도 풍성하다. 일본에 편입되기 전 류쿠 왕국이었던 이곳은 본토와 비교해 지역 특색이 강한 음식문화를 자랑한다. 오키나와 사케와 자색 고구마 타르트, 오리온 맥주 등 이곳에서만 맛볼 수 있는 품목은 일일이 나열하기 힘들 정도로 많다. 또 오랫동안 미군이 주둔했던 만큼 서양식도 일품이다.

여행자 편의시설도 수준급이다. 다소 낙후됐던 나하 공항은 올해 신청사가 들어서며 쾌적함을 자랑했다. 버스에서 영어가 지원되지 않는 등 대중교통의 불편함은 있지만, 오키나와 주민들의 친절함으로 상쇄됐다. 도쿄와 비교되지 않을 정도로 저렴한 물〉?이곳을 찾은 여행객의 지갑을 두툼하게 만든다.

오키나와(일본)=이정현 기자 seiji@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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