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개 돌리면 '어질', 일어서면 '빙글'..이석증 의심해 봐야"

이순용 2014. 3. 24. 08:37
음성재생 설정 이동 통신망에서 음성 재생 시 데이터 요금이 발생할 수 있습니다. 글자 수 10,000자 초과 시 일부만 음성으로 제공합니다.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심한 머리 충격, 장기간의 고정된 자세, 귀 질환 등에 의해 발생

[이데일리 이순용 기자]며칠 동안 이어진 철야근무로 심신이 피로했던 고동만(36)씨는 주말을 이용해 밀린 잠을 보충하느라 이틀을 꼬박 잠만 잤다. 그런데 월요일 아침 기상할 때 갑자기 구역질이 나면서 하늘이 빙 도는 듯한 어지럼증을 느꼈다. 잠시 진정을 취하자 증상은 가라앉았지만 출근길에 또 다시 어지럼증이 나타나 주변 시민들의 도움으로 병원을 찾았다.

고씨는 그간 과로와 스트레스로 인해 뇌에 문제가 생긴 건 아닌가하는 생각에 겁이 덜컥 났다. 검사 결과 뇌가 아닌 귀 문제였다. 진단명은 이석증. 이승철 소리이비인후과 원장은 "어지럼증을 호소하는 환자의 절반 이상이 귀로 인한 어지럼증 환자"라며 "특히 이석증의 경우 몇 년 전만 해도 50대 이후 중년 환자가 많았는데, 최근에는 젊은 층의 환자도 늘고 있는 추세"라고 말했다.

이석증 환자가 갈수록 늘고 있다. 이석증은 반고리관에서 작은 이석이 굴러다니면서 심한 어지럼증을 유발하는 질환이다. 국민건강보험공단이 최근 5년(2008∼2012) 동안 이석증 질환의 건강보험 진료비 지급자료를 분석한 결과, 이석증 환자는 19만 7846명에서 28만 2345명으로 1.43배 증가했다. 지난해 기준으로 여성(19만 9603명)이 남성(8만 2742명)보다 2.41배 많았고 연령대별로는 50대(6만 5165명)가 23.1%로 가장 많았다. 그다음은 60대(5만 4207명), 70대(4만 7160명) 순으로 50대 이상이 전체 진료 인원의 64.1%를 차지했다.

◇이석증 대부분 스트레스 탓, 심한 머리 충격, 장기간의 고정된 자세, 귀 질환 등에 의해서도 발생

과거 이석증을 호소했던 환자의 대부분은 머리에 크고 작은 충격을 받은 환자가 많았지만 최근에는 입시, 취업, 사회생활 등 여러 가지 생활면면에 퍼져있는 스트레스 지수가 높아진 게 이석증의 가장 큰 원인이다.

귓속엔 평형을 담당하는 전정기관이 있다. 전정기관은 반고리관(세반고리과)과 이석기관으로 구성된다. 이석증은 이석기관에 붙어 있는 이석가루가 떨어져 나와 세반고리관으로 들어가 평형기능을 자극해 어지럼증을 유발하게 된다. 보통 가만히 있을 때는 어지럽지 않다가 고개를 돌리거나 움직일 때 빙 돌 듯 어지럽다면 이석증을 의심해 볼 수 있다. 원인은 확실히 밝혀지지 않았지만, 심한 머리 충격, 장기간의 고정된 자세, 귀 질환 등에 의해 발생할 수 있다.

◇심한 어지럼증과 구역·구토 나타나

이석증의 대표적인 증상은 어지럼증이다. 머리를 움직일 때 갑자기 심한 어지럼증이 유발 돼 수분 정도 지속된다. 머리를 움직이지 않고 있는 상태에서는 어지러운 증상이 점차 없어진다. 어지럼증은 이석이 들어가 있는 반고리관의 방향에 따라 특정 방향의 머리 움직임에서 더욱 심하게 나타난다.

일반적으로 발병초기와 아침에 일어날 때 어지럼증이 심하며, 시간이 지나면서 점차 완화되는 경향이 있다. 한편 어지럼증 증상은 비슷하지만 심한 두통, 보행장애, 시각이상, 어눌한 말소리, 감각이상 등의 마비증상이 동반되는 경우에는 뇌질환을 먼저 의심해야 한다.

이석증은 심하지 않은 경우 저절로 호전되기도 하지만 원인 진단을 위해 진료와 검사를 받아 보아야 한다. 이석증의 대부분의 경우 이석정복술(물리치료)로 치료될 수 있다. 이석정복술은 반고리관에 들어가 있는 이석을 원래의 위치로 이동시키는 치료다. 경과에 따라 몇 차례 반복할 수 있다. 이석정복술 치료에 호전이 없는 경우에는 전정재활치료 또는 수술적 치료를 시행할 수 있다.

이승철 원장은 "이석증 환자가 증가한 것은 최근 어지럼증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면서 병원을 찾는 경우가 늘어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이승철 원장은 또 "남성보다 여성에게 많이 나타나는 것에 대해서는 아직 명확하게 밝혀진 것은 없지만 여성이 칼숨대사에 취약한 것으로 추측해 볼 수 있다"고 말했다.

최근 포털사이트에 '이석증 증상'이라는 키워드가 상위검색어로 자리 잡았던 만큼 인터넷이나 여러 자료를 통해 이석증 치료를 위한 운동법이 많이 나돌고 있다. 이에 대해 이승철 원장은 "정확한 발병부위에 따른 이석정복술 없이 머리를 임의로 흔들거나 발병증상에 맞는 방법이 아닌 운동법은 오히려 이석증을 악화시킬 위험성이 높아 금해야 한다. 어지럼증이 나타난다면 병원을 찾아 정확한 원인 진단을 받고 그에 맞는 적절한 치료를 시행해야 한다. 이석정복술은 풍부한 임상경험을 전문의료진에세 치료받아야 효과적"이라고 말했다.

이석증은 물리치료를 받으면 증상이 쉽게 호전되지만 환자의 30%에선 재발되기도 한다. 따라서 치료 중에 주의사항을 잘 지키는 것이 도움이 되며 증상 재발 시에는 진료를 통해 이석증 여부를 확인한 후 적절한 치료를 받아야 한다. 이석증 치료 중에는 머리를 심하게 움직이는 행동이나 운동은 피한다. 잠 잘 때 베개를 약간 높게 베는 것이 좋다. 자는 시간 외에는 장시간 누워있는 것을 삼간다. 또한 과로나 스트레스를 피하는 게 도움이 된다.

이순용 (sylee@edaily.co.kr)

Copyright © 이데일리.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