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임, 차고서 시작해 정상급 기타 회사로

2014. 3. 20. 17: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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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학동기 3명 창업한 데임..소리 증폭·튜닝 핵심부품 국산화

스티브 잡스의 애플 등 차고에서 시작해 세계적인 기업으로 성장한 사례가 적지 않다. 우리나라에서도 '차고 신화'를 꿈꾸는 중소기업이 있다. 41세 동갑내기 김선양ㆍ조경민ㆍ유의준 씨가 공동대표를 맡고 있는 기타 제조업체 데임이다. 이들은 고등학교 때부터 함께 밴드활동을 하다 나란히 충남대에 진학해 연을 이어갔다. 김 대표는 "대학에서도 함께 밴드활동을 하다 졸업을 앞두고 기타를 만들기 위해 지하 차고에 모였다"며 "세상에서 오직 우리만 만들 수 있는 기타를 만들어보고 싶었다"고 말했다. 김 대표 집 지하차고가 데임의 산실이 됐다. 이렇게 한 대씩 수작업으로 기타를 만들어 팔던 데임은 현재 매출 120억원이 넘는 회사로 성장했다.

세 사람은 각각 한문학(김)ㆍ철학(조)ㆍ신문방송학(유) 전공으로 공학적 지식이 전혀 없던 터라 기타를 만드는 데 많은 시간과 노력이 필요했다. 유명하다는 기타를 뜯어 보고 조립하기를 수십 차례, 밤을 새우는 것은 예사였고 갖고 있던 반지까지 팔아 부족한 자금을 메웠다.

1998년 차고에서 첫 전자기타를 만드는 데 성공하며 PC통신으로 알음알음 판매하던 것이 반응이 좋아 판매량이 급증하면서 2000년 법인으로 전환했다. 하지만 당시 전자기타 시장은 이미 펜더ㆍ깁슨 같은 메이저 회사가 장악하고 있었고 일본의 기타 회사 '아이바네즈(IBANEZ)'는 빠른 연주에 적합한 '슈퍼스트랫 기타'를 만들어 틈새시장을 노리고 있었다. 이 틈바구니를 뚫기 위해선 독자 기술이 필요했다.

통상 전자기타는 기타 줄을 당길 때 나오는 소리를 '픽업'이라는 부품이 증폭시킨 후 스피커로 소리를 내는 구조로 돼 있다. 현재 데임은 자체 기술력으로 전자기타의 심장 역할을 하는 핵심 부품인 '픽업'과 소리를 튜닝해주는 '프리앰프'를 생산할 수 있다.

데임이 픽업을 개발할 당시 국내에는 자체 기술로 픽업을 만들 수 있는 곳이 거의 없어서 대부분 미국 펜더나 던컨 같은 외국 유명 회사의 픽업을 사용했다. 문제는 이 픽업 가격이 수십만 원 수준으로 고가다 보니 기타 가격도 지나치게 비쌌다.

하지만 데임이 생산한 픽업은 유명 픽업 제품 수준의 사운드를 구현하면서도 가격은 10분의 1에 불과하다. 또 전자기타 안에 내장돼 소리를 튜닝하는 역할을 하는 프리앰프를 자체 생산했다.

프리앰프는 고음, 중간음, 낮은음으로 음의 대역을 변형해주고 각종 효과음을 내는 장치로 국내에서 프리앰프를 생산할 수 있는 업체는 손에 꼽힐 정도다.

통기타 뒤판 안쪽에 작은 '공명 돌기'를 만들어 특허를 받기도 했다. 콘서트홀에 가면 벽면이 평평하지 않고 돌출돼 있는 것을 목격할 수 있는데 바로 이 원리를 기타에 적용한 것. 뒤판 안쪽에 만들어진 돌기가 소리를 튕기면서 한층 풍성한 소리를 만들어낸다. 기술력을 바탕으로 2007년부터 생산한 통기타는 현재 국내에서 가장 많이 판매되고 있는 통기타 중 하나다.

또한 3년 이상 건조시켜 최적의 소리를 내는 고급목재를 사용하는 등 제품 고급화에도 박차를 가하고 있다. 향후 데임은 대리점을 확대해 유통망을 넓히고 이어폰을 생산하는 등 사업을 다각화할 계획이다.

[김정범 기자] [ⓒ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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