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읽기] 한반도 기적의 열쇠는 여성

2014. 2. 26. 17: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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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4년 소치 동계올림픽에서 이상화가 올림픽 신기록을 세우며 첫 금메달을 안겨주었다. 쇼트트랙에서 첫 번째 은메달과 첫 번째 동메달을 비롯하여 금메달 두 개와 동메달 한 개를 더하는 기염을 토했다. 우리 국민이 한마음이 되어 응원했던 김연아는 피겨여왕다운 완벽한 연기로 세계를 놀라게 했다. 자랑스러운 대~한민국 여성들이다.

스포츠에선 공정한 규칙이 생명이다. 이런 공정한 경쟁에선 강인한 정신력으로 무장한 대한민국 여성이 예상치 못했던 눈부신 성과를 거두곤 했다. 이처럼 우수성을 인정받는 대한민국 여성이 사회적ㆍ경제적인 측면에서는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다.

우리나라 양성평등지수는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34개 회원국 중 31위다. 이코노미스트가 발표한 유리천장(glass ceiling)지수에서도 OECD 26개국 중 꼴찌다. 세계경제포럼(WEF) 성격차지수에서는 136개국 중 111위다. 이런 부끄러운 국제적 평가가 나올 때마다 심각성을 절감하고 해결책을 찾기보다는 평가의 문제점을 지적하기에 급급한 것이 고작이다. 아무리 부인하려 해도 여성 고용률은 낮고 남녀 간 임금격차는 크다. 관리직과 국회의원, 장관 수가 턱없이 적다.

세계는 변하고 있다. EU에서 가장 큰 지분을 갖고 있는 독일 총리가 여성인 앙겔라 메르켈이다. 국제금융의 핵심 중 하나인 국제통화기금(IMF) 총재가 프랑스 재무장관이었던 크리스틴 라가르드다. 선진 유럽 국가에서 여성의 사회적 지위가 급격히 향상되고, 여성 리더들이 두각을 나타내게 된 데는 다양한 여성 할당제가 기여했다. 국회의원 중 30~40%를 여성에게 할당하는 정책, 상장기업에 대해 최소 여성 임원 비율을 강제하는 정책 등이 뒤처져 있던 여성의 사회ㆍ경제적 참여를 일거에 높였다.

우리나라 양성불평등이 높은 주요 원인 중 하나가 고착화된 성차별적 시각이다. "일하지 않으면서 남편 월급통장을 장악하고 있는 우리나라 여성이 세계에서 가장 행복하다." "동물의 왕국에서 암컷이 새끼를 키우듯이 여성이 육아를 책임져야 한다." "각종 전문자격증 시험에서 여성 합격률이 지나치게 높고, 여성의 사회 진출 증가가 저출산율의 원인이다." "새로 뽑은 여자 교수가 연달아서 아이 둘을 낳아서 다시는 여자 교수를 뽑지 않기로 했다." "여성을 위한 각종 제도로 회사를 운영하기가 어려울 정도다." 우리 사회를 이끌어 온 남성 지도자들이 이와 같은 사고를 갖고 있는 한 양성평등은 요원한 일이다.

이런 환경에서 엄마들이 딸에게 성공하고 싶으면 결혼과 출산을 미루라고 종용하는 것도 무리는 아니다. 무엇보다도 먼저 양성평등이 보편적 사고로 인식될 수 있도록 우리 사회가 계몽되어야 한다.

IMF '양성평등과 경제 발전 보고서'는 노동 현장에서 성차별이 2030년까지 사라지면 세계 GDP가 12% 더 늘어나게 되고, 우리나라 1인당 GDP가 매년 0.9%씩 더 늘어날 것이라고 전망했다. 여성의 경제활동 증가와 사회적 지위 향상이 저출산과 고령화의 벽을 깨고 저성장 늪에서 우리 경제를 끌어낼 열쇠다.

또한 우리 사회에 만연돼 있는 부패를 척결하고 기업 지배구조를 개선하기 위해서도 인맥이 약한 여성들이 더 넓고 높게 진출해야 한다. 진정한 민주주의 구현을 위해서도 여성을 대표하는 정치가 비중을 양적ㆍ질적으로 높여 나가야 한다. 박근혜정부가 여성의 출산과 육아를 함수에 넣은 공정한 경쟁 환경을 조성하고 과감한 여성할당정책을 펼쳐나간다면, 세계에서 우수성을 자랑하는 우리 여성이 한반도 기적의 새로운 역사를 써 내려 갈 것이다.

※ 외부 필진의 글은 본지 편집방향과 일치하지 않을 수도 있습니다.

[김성은 경희대 경영학과 교수] [ⓒ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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