웨어러블 헬스케어 코너 연 베스트바이 가보니..'다양한 기능에 싼 가격은 덤'

시카고 2014. 2. 23. 09: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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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일 미국 일리노이주 시카코 도심 한복판 노스 미시건 애비뉴에 있는 한 베스트바이 매장. 건물 1~2층 공간을 모두 사용하는 매장 1층에선 30대 후반으로 보이는 남녀 커플이 두리번 거렸다. 커플은 곧 매장 한 켠에 마련된 코너로 자리를 옮겨 작은 상자를 하나 집어 들었다. 최근 국내에서도 시판을 시작한 활동량 측정용 헬스케어 밴드 '핏빗(Fitbit)'이었다. 매장을 지키던 점원은 "하루에도 20~30명이 제품을 문의하거나 구입해 간다"고 말했다.

얼핏 보면 국내에서도 흔히 보는 전자제품 양판점처럼 보이지만 최근 매장에는 새 코너가 들어 섰다. 핏빗을 비롯해 조본(Jawbone), 미스핏(Misfit) 등 이른바 웨어러블 헬스케어 기기를 파는 코너다. 베스트바이는 지난해 미국내 전 매장에 이 코너를 개설했다. 건강 관리에 관심이 많은 젊은이들이 많이 사는 도심이다 보니 이 매장에는 1~2층을 통틀어 3개 코너가 운영되고 있었다. 한꺼번에 몰리지는 않았지만 매장을 찾은 이들의 발길이 끊임없이 이어졌다.

1층 한 켠에 마련된 코너 한곳에는 나이키와 핏빗, 조본, 아이헬스(iHealth), 폴라(Polar), 가민(Garmin) 등 유명 헬스 피트니스 웨어러블 기기들이 빼곡히 쌓여 있었다. 국내에도 출시될 팔찌형태의 '핏빗' 시리즈와 나이키 스포츠워치 모델도 눈에 띄었다. 운동을 할 때는 물론 평소 일상 생활에서도 착용할 수 있도록 팔찌형과 시계형, 옷깃이나 주머니에 넣고 다닐 수 있는 버튼형 제품 등 형태가 다양하다. 검은색부터 파스텔톤의 밝은색까지 색상도 다양했다. 코너를 맡고 있는 점원은 "가장 인기리에 팔리는 제품인 핏빗 포스는 130달러에 판매하지만 보유한 재고가 없어 팔지 못하고 있다"고 말했다.

핏빗 시리즈 제품 중 하나인 핏빗 포스는 작은 유기발광다이오드(OLED)디스플레이가 달려 있다. 활동량은 물론 아이폰과 연동하면 발신자 정보도 표시하는 스마트워치 기능이 있어 큰 인기를 모으고 있다. 핏빗 포스보다 한단계 아래 제품인 핏빗 플렉스를 비롯해 폴라의 루프 액티비티 트래커등 팔찌 형태의 웨어러블 제품은 대부분 99~101달러 가량에 살 수 있었다. 국내에도 잘 알려진 나이키 스포츠워치도 149달러, 내비게이션 단말기 업체인 가민이 내놓은 헬스케어 시계 제품은 249달러로 판매된다.

최근 휴대용 헬스케어 기기들은 경쟁 체제에 돌입했다. 대부분의 웨어러블 제품들은 정가보다 할인된 가격에 판매되고 있다. 베스트바이측은 온라인에서 오프라인 매장보다 6~15% 할인된 가격에 이들 제품을 판매하고 있다. 이날 찾은 매장에서도 3개 제품을 2개 가격을 받고 판매하는 '2+1' 행사가 진행됐다. 디스플레이 화면이 있는 시계형태 제품은 팔찌형태보다 가격이 조금 높지만 대부분 웨어러블 제품은 100달러 미만 가격에 판매된다.

이날 매장을 찾아 웨어러블 기기를 고르던 매리엇 씨는 "제품 사이에 기능이 거의 차이가 나지 않아 무엇을 선택해야할 지 고민된다"고 말했다.

실제로 대부분의 웨어러블 헬스케어 기기들의 기능면에서 대동소이하다. 걷거나 몸을 뒤척일 때 기기가 흔들림을 감지해 근거리 무선통신기술인 블루투스로 스마트폰에 자료를 전송한다. 이를 바탕으로 하루 소모 칼로리를 계산하고 수면 패턴, 오르내린 계단수 등 하루의 활동량을 측정한다.

소비자의 반응은 스마트폰과 연동성과 디자인에 따라 엇갈린다. 나이키와 조본 등 대부분 제품은 애플 아이폰 운영체제(OS)인 iOS를 지원한다. 하지만 상당수 제품은 삼성전자 갤럭시 시리즈를 비롯해 안드로이드OS를 지원하지 않는다. 헬스케어 웨어러블 기기의 연동성 측면에서 애플이 삼성전자에 한발 앞선 셈이다.

소비자의 대부분이 젊은층이다보니 디자인도 중요한 고려 대상이다. 핏빗은 지난해 경쟁자인 나이키와 조본을 앞도적으로 누르며 활동량 측정기 시장의 67%를 점유했다. 전문가들은 핏빗의 급격한 성장 요인 가운데 하나를 세련된 디자인으로 본다. 미국의 경영 전문지 패스크컴퍼니는 이달 초 인기를 끌고 있는 핏빗 포스가 투박한 삼성전자 갤럭시 기어보다 훨씬 세련됐다고 평가했다.

일부 제품들은 활동량을 단순히 보여주는 것을 넘어 게임 요소를 도입했다. 스마트폰 애플리케이션을 통해 활동량에 따라 점수를 매기거나 페이스북과 같은 소셜네트워트서비스를 통해 잘 아는 지인들과 활동량을 비교하는 식으로 흥미를 유도했다.

웨어러블 기기의 열풍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그림자는 있다. 핏빗은 이달 중순 핏빗 포스 제품이 인체 피부에 문제를 일으킨다며 자발적으로 리콜조치를 내렸다.

그럼에도 당분간 건강 열풍을 타고 웨어러블 헬스케어 기기 판매는 늘어날 것으로 전망된다. 미국 시장조사업체 캐널리스는 올해 웨어러블 밴드 시장이 1700만대까지 성장할 것으로 내다봤다. 이상원 한국보건산업진흥원 정책연구단장은 "미국에서 가장 많은 매장을 가진 유통업체가 웨어러블 헬스케어 기기 전용 코너를 운영하면서 IT와 결합한 헬스케어 기기 시장이 본격적으로 열릴 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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