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남 재건축 투자문의 빗발.. 이렇게 바쁘긴 5년 만에 처음"
"매물이 쏙 들어갔어요. 자고 나니 집값이 1000만원씩 올랐고요."
20일 오후 서울 송파구 잠실 J부동산중개소 사무실에는 전화 소리가 끊임없이 이어졌다. 투자자는 "남아 있는 급매물이 있느냐"고 물었고, 집주인은 "상황을 더 지켜보겠다"며 급히 매물을 거둬들였다. 오후 1시쯤 매물로 나온 아파트를 보겠다는 손님이 4명이나 찾아왔다. 이 중개소 직원은 "온종일 화장실 가기도 어려울 정도로 바쁜 건 5년 만에 처음"이라고 말했다.
서울 강남권 재건축 시장이 들썩이고 있다. 정부가 지난 19일 대통령 업무보고에서 재건축 초과이익 환수제 폐지, 소형주택 공급 의무비율 완화 등 재건축 규제 완화책을 쏟아낸 것이 불씨를 당겼다.
◇재건축 투자자 발길 이어져
정부가 시장 정상화 대책을 발표하자 가장 먼저 반응하는 곳은 서울 강남권 재건축 단지다. 연내 재건축 착공이 불투명했던 잠실 주공5단지나 개포 주공1단지 등은 '단비' 같은 호재라며 반겼다. 잠실 주공5단지 주민은 "초과이익 환수를 적용받지 않으려면 연말까지 관리처분인가를 신청해야 했는데 이젠 그런 부담을 덜 수 있게 됐다"고 말했다.
개포동 K부동산공인 직원은 "조합원들은 소형주택 의무 비율이 낮아지면 중형주택을 더 많이 지을 수 있게 돼 수익이 커질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분양 시장에도 투자자 몰려
정부도 신규 주택 공급이 늘어나고 거래가 활발히 이뤄질 수 있도록 추가 보완책을 내놓았다. 금리가 연 1~2%인 '공유형 모기지'를 5년 이상 무주택자에게도 대출해주고 수도권 민간 택지의 분양권 전매제한 기간도 1년에서 6개월로 단축했다.
효과는 정부 발표 다음날 곧바로 나타났다. 20일 경기 위례신도시에서 분양하는 '엠코타운 센트로엘' 모델하우스에는 문의 전화가 2500통 가까이 걸려왔고 방문객도 평상시보다 30% 정도 늘었다.
하지만 강남 재건축 위주로 살아나는 주택 구매 심리가 시장 전반으로 확산하기까지는 시간이 걸릴 것이란 예상도 있다. 이번 대책이 재건축 시장 활성화에 초점을 맞추고 있어 뉴타운 등 재개발 사업이 몰려 있는 서울 강북 지역에 직접적인 변화를 주기는 어렵다는 것이다. 작년 하반기부터 이미 오른 집값이 수요자들에게 가격 부담으로 작용하고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알투코리아' 김희선 전무는 "내수 경기가 회복되더라도 가계부채 부담 때문에 주택 거래가 급증하기는 쉽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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