男 '웨딩화보' 女 '택배기사' 젠더리스 현상 확산
성별보다는 개성대로… 남녀 성역 무너지는 '젠더리스 현상' 확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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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역이 허물어지는 속도가 더욱 빨라지고 있다. 이미 수많은 직종에서 금녀의 벽이 무너졌고 패션도 남녀 간 구별이 점차 없어지고 있다. 특히 그동안 힘이 필요했던 택배시장에도 여성 택배기사가 하나둘 늘고 있다. 이른바 남녀 간 성 구분이 없어지거나 모호해지는 '젠더리스' 현상이 사회 전반에 나타나고 있는 것이다.
■마초보다 인기 끄는 '꽃미남 모델'
올해 뷰티·패션 업계에는 남성과 여성의 경계를 허무는 '젠더리스(Genderless)'가 키워드로 떠오르고 있다.
'젠더리스'란 남성과 여성의 성 역할의 경계와 나이가 모호한 새로운 패션 경향을 가리키는 말이다.
13일 업계에 따르면 성주그룹의 패션 브랜드 MCM은 젠더리스를 주요 테마로 한 '2014 봄·여름 컬렉션'을 선보이면서 이번 시즌 브랜드 모델로 양성적인 얼굴을 지닌 모델 안드레 페직을 발탁했다. 남성과 여성의 얼굴을 동시에 지녔다는 평가를 받는 안드레 페직은 남성 모델 최초로 웨딩화보를 찍기도 했다.
MCM 관계자는 "기존의 MCM이 당당한 여성성을 추구해 왔다면 이번 컬렉션은 강렬한 플라워 프린트 안에 있는 미소년의 모습을 통해 성별의 벽을 뛰어넘는 젠더리스의 아름다움을 표현했다"고 설명했다.
로만손 역시 제이에스티나 브랜드 모델로 빅뱅의 지드래곤을 선정해 올 상반기부터 제이에스티나의 패션사업부문과 향수사업부문, 주얼리 부문을 담당하게 된다. 제이에스티나 관계자는 "최근 패션업계에 '젠더리스'가 화두로 떠오르면서 지드래곤의 캐릭터와 잘 맞아 브랜드 모델로 선정하게 됐다"면서 "기존의 왕관을 모티브로 한 콘셉트에서 올 시즌부터는 라인 확장과 스타일 변화를 시도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여성복에서 단골 소재로 자리 잡은 시스루, 시어 소재 등 속이 비치는 소재가 이번 시즌 남성복에 전격 투입됐다. 남성복 엠포리오 아르마니는 이번 2014 봄·여름 시즌 비치는 소재를 전면 내세웠다. 구멍이 송송 뚫린 테일러드 재킷을 비롯해 전체가 망사인 슈트·재킷은 물론 시스루 셔츠까지 선보였다.
이 같은 젠더리스 현상은 남성 화장품 시장에도 번졌다. 최근 아이오페 맨이 선보인 남성용 '맨 에어쿠션 SPF 50+/PA+++'은 지금까지 여성의 전유물이던 '에어쿠션'의 남성 버전이다. 아울러 아이오페 맨의 브랜드 모델 장동건이 선보인 '맨 바이오 에센스'는 이른바 '장동건 에센스'로 불리는 등 큰 인기를 끌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업계 관계자는 "이 같은 젠더리스 현상은 지난 1990년대의 유니섹스 패션과는 다르다"며 "사회적 성 역할이 변화하면서 기존 성 역할 경계가 무너지고 자신의 개성을 추구하는 경향이 패션에 영향을 끼친 것"이라고 설명했다.
gloriakim@fnnews.com 김문희 기자
■짐트럭 몰고 달리는 '택배 아줌마'
"엊그제 책을 주문했는데 40대 초반 정도 돼 보이는 여성분이 택배 배달을 왔어요. 주로 낮에는 혼자 있는데 남자 택배기사가 오는 것보다 훨씬 마음이 편했습니다."
서울 강남구에 사는 한 주부는 여성 택배기사 덕분에 주문한 책을 좀 더 편안하게 배달받았다. 이 주부는 "택배일이 여자가 하기에는 무척 힘들고 위험하다고 생각했는데 이런 고정관념을 깨게 됐다"며 "불경기 속에서도 열심히 뛰는 여성 택배기사를 보니 힘이 난다"고 덧붙였다.
택배는 남성의 일이라고만 생각하던 고정관념이 깨지고 있다.
택배업은 운전을 하면서 무거운 택배박스 등을 날라야 해 강인한 체력이 요구되므로 아직까지 남성이 택배기사로 활동하는 경우가 훨씬 많지만 여성 택배기사의 활약도 이에 못지않게 눈부시다.
13일 택배업계에 따르면 CJ대한통운은 총 1만2000여명의 택배기사 중 244명이 여성이다. 아직은 적은 숫자지만 매년 조금씩 여성 택배기사가 늘고 있다. 이 회사는 2년 전부터 수도권 지역을 중심으로 여성이나 시니어 택배기사들이 운전하기 더욱 편리한 '스마트카트'라는 전동카트도 운영하고 있다. 스마트카트는 전기 모터로 움직이는 택배 배송수단으로, 최대 200㎏까지 화물을 운송할 수 있다. 또 부부가 함께 지역 대리점을 운영하는 경우도 찾아볼 수 있다.
한진은 4335명의 배송기사 중 여성이 82명이다. 채용조건 자체에 성별 제한을 없애고 지역상황에 따라 여성 인력을 채용하고 있다. 한진은 근무환경 등에 적합할 경우 여성을 배송기사로 적극 채용할 방침이다.
한진 관계자는 "여성 택배기사들이 남성 못지않은 서비스를 하고 있고 고객의 수요도 높아 반응이 좋은 편"이라며 "처음 상품 집배송 시에는 체력적인 부분에 어려움이 있었으나 적응 후 별다른 문제가 없고 남성 기사와 처우 등에서 동등한 조건으로 일하고 있어 여성이라는 부분에 대한 애로사항이 없는 편"이라고 말했다.
고객이 여성 택배기사들을 더욱 반기는 이유는 택배를 수령하는 사람들이 대부분 주부이기 때문인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
남성 택배기사에게 선뜻 문을 열어주는 게 내키지 않아 "문 앞에 두고 가세요"라는 말을 많이 한다. 이에 반해 여성 택배기사들은 좀 더 안심할 수 있다는 게 가장 큰 장점이다.
happyny777@fnnews.com 김은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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