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성계와 이방원에 가려졌던 '정도전', 지금 왜 인기일까

2014. 2. 6. 09: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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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드라마의 인기는 지금의 성적만으로는 다가 아니다.

KBS 1TV 대하드라마 '정도전'(정현민 극본, 강병택·이재훈 연출)은 근래 보기 드문 정통 대하 사극이다.

한 차례 휩쓸고 간 퓨전사극의 바람이 잠잠해지더니 MBC에서는 '기황후'가 폭발적인 인기를 모았다. 힘 없는 나라의 백성에서 천하를 호령하는 여인이 되는 주인공의 모습이 시청자들에게 묘한 카타르시스를 느끼게 해주기 때문이다. 하지만 기황후는 드라마에서와는 달리, 자신의 조국을 배반하고 고려를 식민지나 다름 없는 상태로 몰고 가는 주역이었던 인물. 역사왜곡 논란이 있었지만 하지원이라는 배우의 힘 때문인지 시청률은 고공행진 중이다.

반면, '정도전'은 다르다. 온갖 사료들을 취합해 가장 사실에 부합하는 이야기들만으로 정도전이 왜 고려를 무너뜨리고 조선이라는 나라를 건국했는지를 그리고 있기 때문이다. 신돈의 개혁정책 덕분에 관료사회에 진출하게 된 신진사대부 중 한 사람이었던 정도전은 동료인 정몽주 등과 전혀 다른 길을 걸었다. 왜냐하면 유독 올곧게 저항했고 그 때문에 길고 긴 유배 생활을 견뎌야 했기 때문이다. 하지만 유배를 통해 글을 깨친 이들보다 더 현명한 천한 민중의 의식, 법 위에서 무소불위의 권력을 휘두르는 기득권층의 문제점을 몸으로 느낀 정도전은 마침내 고려를 개혁하기보다 나라를 새롭게 세우는 길을 선택했다.

조재현이 연기하는 정도전은 1990년대 KBS의 '용의 눈물'이나 1980년대 MBC의 '조선왕조500년-추동궁마마' 등 기존 사극에서 이성계나 이방원에 비해 조명받지 못했던 인물. 하지만 정도전은 조선을 설계하고 수도 한성에 지은 궁궐부터 사대문까지 뜻깊은 이름을 짓기도 한 인물이다. 또 조선이 건국되기 전에는 기득권 층의 부를 모두 빼앗아 나라는 물론, 백성에게 이익이 될 수 있었던 혁명적 정책을 펼친 인물이다.

대중으로서는 이 드라마의 타이틀롤에게 쉬이 감정이입이 될 수밖에 없다. 그 어떤 드라마보다 공감의 휘발성이 강한 인물을 대배우 조재현이 연기하고 역전의 노장인 강병택 PD와 정현민 작가가 극본을 쓰고 있기에 앞으로 더욱 상승세를 보일 것으로 기대된다.

매주 토,일요일 밤 9시40분에 방영된다.

한준호 기자 tongil77@sportsworld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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