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 막아야죠"..설에도 방역현장 지키는 공무원

2014. 1. 31. 14:32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전주=연합뉴스) 임청 기자 = "(설 차례를 못 지내) 아쉽지만 어쩌겠습니까. 조류인플루엔자(AI)의 확산을 막는 일이 더 시급하잖아요."

민족 최대의 명절 설인 31일. 전북 부안군 줄포 나들목에 설치된 제4 방역초소에서 근무중인 김영섭(55) 부안군 새만금도시과장은 "초소 교대를 위해 아침 일찍 나오는 바람에 설 차례를 지내지 못했다"며 이렇게 말했다.

계속된 살처분과 방역 작업으로 감기 몸살에 시달리고 있다는 김 과장은 "아침에 추운 날씨로 소독조가 얼어붙어 녹이느라 혼났다. 다행히 소방차의 급수를 받아 살포기를 작동시킬 수 있었다"고 어려움을 토로했다.

이곳에서 북서쪽으로 20㎞가량 떨어진 계화면 창북리의 제12초소 근무 직원들 역시 설을 잊은 채 방역초소를 지키느라 여념이 없었다.

부안군 보건소에 근무하는 김미경(51·여)씨는 "새벽 6시 30분에 집에서 나오느라 차례상을 준비하지 못해 시댁 분들에게 많이 미안했다"고 귀띔했다.

인근 식당에서 가져다준 밥으로 점심을 때우고 이날 동료직원 2명과 함께 8시간 근무를 한 그는 "그래도 축산농가들의 피해와 아픔을 생각하면 이 정도의 일은 아무것도 아니다"며 애써 자위하는 모습이었다.

고창군 신림면의 첫 AI 발병(16일) 이후 지금까지 전북지역에서 가장 피해가 큰 부안군의 공무원들은 설 연휴에도 AI와의 사투를 벌이고 있다.

하루가 멀다고 나오는 AI 확진판정과 의심신고로 매몰 처분과 소독 작업에 투입되는 공무원들의 몸은 파김치가 된 지 이미 오래다.

식사도 급할 때는 빵 한 조각, 김밥 한 줄로 때우기 일쑤이고, 새벽 근무시간 두꺼운 외투를 입고 근무에 나서보지만 살 속을 파고드는 한기에 몸이 움츠러들기 마련이다.

이 같은 '비상사태' 속에서 전북도청 공무원들의 노고도 이만저만이 아니다.

설인 이날도 전북도 직원 140여명은 방역상황실과 현장에 나와 AI확산 차단을 위한 대책수립과 소독작업에 매달리느라 눈코 뜰 새가 없었다.

한 상황실 직원은 "축산 분야를 담당하는 교대인력이 크게 부족해 집에 들어가지 못한 채 사무실 바닥이나 화장실 변기에 앉아 새우잠을 자기 일쑤"라며 고통을 호소했다.

한 간부는 "사실 설이면 남들은 대부분 가정에서 푹 쉬거나 친지들과 웃음꽃을 피울 텐데 우리는 그렇지 못해 무척 아쉽다"면서도 "그래도 누군가는 AI 현장을 지켜야 더 이상의 피해를 막고 축산농가의 눈물을 조금이나마 닦아줄 수 있지 않겠느냐"고 말했다.

lc21@yna.co.kr

'불법 빚독촉 극성'…새한신용정보 적발돼
<저스틴비버 음주운전·마약·폭행…'트러블 메이커'>
정몽준 "北정상국가 아냐…'두개의 한국'정책 버려야"
<올림픽> 크로켓 빙속코치, 이상화·모태범 금메달에 강한 확신
"최근 탈북자 30%, 김정은 집권후 北상황 악화 인식"

▶댓글보다 재밌는 설문조사 '궁금한배틀Y'

<저작권자(c)연합뉴스. 무단전재-재배포금지.>

Copyright © 연합뉴스. 무단전재 -재배포, AI 학습 및 활용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