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체불 임금 달라" 경기지역 설 앞두고 시위 '봇물'

경태영 기자 2014. 1. 22. 16: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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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설에는 온가족이 모여 따뜻한 떡국이라도 나누고 싶었는데 희망이 사라졌습니다."

21일 오후 경기 화성시 동탄면 오산리 영덕~오산간 도로 연속화공사 현장 인근 도로에는 추운 날씨에도 이모씨(55·수원시) 등 노동자 50여명이 모여 '포스코는 근로자의 임금 떼먹는 일류기업이냐'는 팻말을 들고 시위를 벌였다.

이들은 지난해 8월부터 12월까지 공사 현장에서 목공일과 막노동 등을 했으나 임금이 체불되면서 5개월째 임금을 못 받고 있다고 호소했다. 이씨는 "대부분의 노동자들이 하루 벌어 하루 먹고사는 노동자들인데 5개월간 일 한 노임을 받지 못하면서 먹을 것도, 잠잘 곳도 마땅치 않아 반노숙자 생활을 하고 있다"며 "설 전에 밀린 임금 일부라도 받게 해달라"고 호소했다.

이 곳은 한국토지주택공사(LH)가 발주하고 포스코건설이 시행한 도로공사로 포스코는 부경건설에 하청을 주었다. 부경건설은 지난해 8월부터 12월까지 근로자 1인당 100만~850만원씩 모두 8280여만원의 임금을 못 줬고, 공사는 12월 10일 중단됐다.

포스코건설 공무담당자는 "이 곳에서 일한 근로자 중 서류를 제출한 90%의 근로자들에게는 노임을 지급했는데, 서류를 제출하지 않은 근로자들이 시위를 하고 있는 것"이라고 밝혔다. 이에 이씨 등은 "막노동꾼들 중에는 신용불량자와 이미 현장을 떠난 노동자들도 많은데 포스코에서는 자꾸 서류만 요구하며 임금 지급을 미루고 있다"고 말했다.

이천시 마장면 특전사 이전 공사현장에서도 밀린 공사 및 자재대금을 받지 못한 하청업체 관계자 100여명이 지난 20일부터 집단시위를 벌였다.

이들은 총 공사비 4000억원 규모의 '특수전사령부·제3공수특전여단 이전사업 시설공사'를 맡은 도급업체와 계약을 맺은 건설장비업자들로 지난 3개월간 밀린 장비사용료 30억원을 지급해 달라며 시위를 벌였다. 2010년부터 공사를 맡아온 ㄱ토건은 지난 13일 법정관리에 들어가면서 자금집행이 중단된 상태다. 한 업자는 "설을 앞두고 공사비를 못받아 직원들에게 월급을 한 푼도 주지 못하고 있으며, 자칫하면 문을 닫아야 할 형편"이라고 말했다.

민족 최대 명절 설이 다가오고 있으나 경기도내 곳곳에서는 밀린 임금과 공사대금을 못받은 노동자와 업자들이 애태우고 있다.

중부지방고용노동청 경기지청은 지난해 말 현재 경기도내 체불 발생 건수는 4만8960건에 체불 근로자수는 6만7335명, 체불액은 3133억2000만원에 이른다고 밝혔다.

<경태영 기자 kyeong@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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