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김동욱 석공노조 위원장 "출판기념문화 바꿔야 한다"

홍춘봉 2014. 1. 21. 08: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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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백=뉴시스】홍춘봉 기자 = 김동욱 대한석탄공사 노동조합위원장은 "정치자금 모금을 위한 이제까지의 출판기념회를 바꿔보기 위해 책값을 9000원으로 정했다"며 "정치인들의 출판기념 문화도 바뀌어야 할 때"라고 말했다.오는 25일 강원 태백시 오투리조트 컨벤션센터에서 개최되는 '막장에서 꽃피운 지혜의 리더십' 출판기념회를 앞둔 김 위원장은 6.4지방선거에서 태백시장 출마를 계획하고 있다.

인맥관리를 가장 중요한 덕목으로 삼아온 그는 "공기업노조 대표자를 하면서 알게 된 인맥들이 공기업과 중앙부처의 핵심 보직에 골고루 퍼져 있다"며 "앞으로 일하는데 큰 도움이 될 것"이라고 밝혔다.

20일 오후 대한석탄공사 장성광업소노동조합 위원장실에서 만난 그는 "지난해 9월부터 출마를 고민했다"면서 "지금 태백에 필요한 것은 강력한 리더십과 결단력"이라고 강조했다.

다음은 일문일답.

-책 제목이 특이하다.

"지난 1993년부터 공기업인 석탄공사 노동조합 대표자로 21년을 지내왔다. 공기업은 노사협상이라기 보다 정부와 상대하는 구조나 마찬가지다. 지난 20년간 노동운동을 통해 다양한 인적네트워크를 구축했다. 일반 공기업의 노조 간부에서 공직자까지 무수하게 많은 사람들을 만났다. 최초 업무상 만남에서 시간이 지나 인간적인 관계로 발전했고 그런 분들이 중앙부처 곳곳과 공기업의 핵심 요직을 차지하고 있다. 한 번 인연을 맺은 사람은 끈끈한 관계를 유지하기 위해 노력했고 그런 분들이 주변에 많다보니 든든한 우군이 되었다고 생각한다.

만약 자치단체장이 된다면 지난 수십년 다진 중앙인맥이 든든한 후원군이 될 수 있다고 생각한다. 지난 20년간 단순한 노동운동에서 벗어나 개혁의 방법을 터득했다. 노동조합도 그렇지만 지방자치단체는 강력한 리더십과 과감한 결단력이 필요하다고 본다. 20여년 노동운동 경험을 통해 리더십과 결단력을 체험했다. 그래서 제목이 막장에서 꽃피운 지혜의 리더십이다."

-지난 2006년 제4대 지방선거에서 아깝게 석패했다.

"지난 8년간 많은 고민의 시간을 보냈다. 그동안 많은 변화가 있었지만 발전보다 퇴보하는 변화가 대부분이었다. 생활환경이 불편하고 교육환경도 열악해 고등학교를 유학보내는 학부모들이 많다. 제대로 된 응급의료시설이 있다면 귀중한 생명을 잃지 않을 수 있는데 안타까운 일이 자주 발생하고 있다. 치료비가 없어 제때 치료를 받지 못하는 서민이 있는 현실도 가슴 아프다. 명색이 시(市)인데 교육과 의료분야는 역할을 제대로 못하고 있다. 고향 태백이 날이 갈수록 어려워가고 있는 현실이 안타깝고 이제는 절박한 상황에 처했다. 무수한 고민을 거쳐 출마를 준비하게 됐다."

-공직사회 개혁이 항상 화두로 떠오른다.

"개혁의 방법이 문제라고 생각한다. 주변에서 공무원의 무사안일과 복지부동을 자주 말하고 있다. 일선 공무원에게 문제가 아니라 나는 전적으로 리더의 책임이라고 본다. 공무원의 무사안일과 복지부동이라는 표현이 나오는 것은 공무원 잘못이 아니라 리더의 문제다. 공직자가 할 일이 태산처럼 많다. 그런데 열심히 일하는 공무원이 줄어들고 눈치나 보는 복지부동이 문제인 것처럼 지적하는 것은 근본이 잘못된 것이다.

열심히 일하다 시행착오도 겪을 수 있고 일에 욕심을 내면 약간 어긋날 수도 있다. 그러나 욕을 먹거나 징계 등 잘못되는 것이 두려워 무사안일 풍조가 되는 것은 리더가 그런 분위기를 만들어주지 못해서다. 일하다 실수하거나 일부 문제가 되는 것은 오히려 칭찬하고 상을 줘야 한다. 그래서 복지부동과 무사안일 이야기가 나오는 것은 리더의 무능함과 무책임이 가장 큰 원인이라고 본다."-장성광업소에 대해 부정적인 이야기가 많이 돌고 있다.

"올해와 내년 2년에 걸쳐 갱내 시설환경개선을 위해 300억원을 투자하기로 노사가 합의했다. 이미 공사가 시작됐다. 채탄여건 개선을 위해 -525ml에 대한 굴진도 착수했다. 다만 굴진과 채탄의 인력 구성이 맞지 않아 올 상반기에 150명 정도 구조조정이 진행될 예정이다. 협력업체 포함 현재 1400명 정도가 근무하고 있는데 앞으로 1250명 수준으로 감소하게 된다.

생산량도 3만t 가량 감소한다. 일부에서 2017년 폐광설이 있는데 이는 사실과 다르다. 4년 후에 폐광하는 탄광에서 300억원 이상을 들여 작업환경개선을 하고 굴진작업을 할 수 있겠나 생각해 봐라. 태백지역 최대 고용규모를 자랑하는 장성광업소가 장기 가행할 수 있도록 하는 일이 급선무다."

-장성광업소 장기 가행을 위한 석탄산업법 개정이 10년 이상 미뤄져 왔다.

"인접 광구 재개발을 위한 논리 접근이 잘못된 때문이라고 본다. 지금까지 석탄산업법 개정은 장성광업소 장기가행을 위해 폐광된 인접 광구를 무조건 개발하게 해달라는 것으로 정부에 막무가내로 요구했다. 떼를 쓰면 해준다는 논리는 이제 먹히지 않는 시대다. 보다 고차원적인 논리로 인접광구 개발 당위성을 설명해 이를 관철시켜야 한다고 본다."

-오투리조트도 언제 파산할지 모르는 시한폭탄이다.

"석탄산업법 개정과 비슷한 논리로 풀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지금까지 강원랜드가 개장한지 15년이 지났다. 그동안 영월 동강시스타와 삼척 블랙밸리 문경 레저타운 보령리조트 등은 모두 광해관리공단과 강원랜드가 공동 출자했다. 그러나 오투리조트는 태백시 혼자 돈을 투자했다. 강원랜드가 2025년까지 독점적 지위를 갖고 있지만 언제 그 지위가 무너질지 모른다. 지금 강원랜드가 필요한 것은 자생력과 경쟁력을 갖추는 것이다.

강원랜드가 자생력을 갖추기 위해 오투리조트에 광해관리공단과 강원랜드가 투자해서 강원랜드의 경쟁력을 높이는 길을 찾아야 한다. 강원랜드에 짐이 되는 것이 아니라 오히려 강원랜드 경쟁력 강화에 도움이 되는 방안을 강구하면 문제는 쉽게 찾을 수 있다. 구걸하듯이 기부금으로 해결하려는 발상은 잘못된 것이다."

-책에서 브라질의 룰라대통령을 언급하고 있다고 들었다.

"가난한 집안에서 태어나 초등학교 4년의 학력에 불과한 구두닦이 소년 룰라가 대통령에 당선됐다. 그리고 그가 대통령이 된 뒤 세계 8위의 경제대국으로 키웠다. 이런 힘은 학력이 아니라 현장에서 터득한 지혜에서 비롯된 것이다. 막노동을 거쳐 철강회사 노동자가 된 그는 손가락이 절단됐지만 노동운동을 통해 결단력과 추진력을 익혔고 통합의 대중운동가가 되었다. 수십년 노동운동 경륜의 그는 3전4기의 도전 끝에 대통령이 되어 위기의 브라질을 구원했다."

-책값이 1만원도 아니고 9000원에 불과하다.

"당초 8000원으로 구상했다. 그러나 선거관리위원회에서 8000원은 책값이 적정치 않다는 해석을 했다. 책값도 너무 싸면 기부행위에 해당할 수 있다는 것이다. 그래서 고민 끝에 9000원으로 정했다. 이번 출판기념회를 구상하면서 정치인들의 출판기념회 문화를 바꿔보고 싶었다. 이제까지 정치인들의 출판기념회는 선거자금을 위한 도구로 변질돼 왔다. 출판기념회 문화도 이제는 변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만약 사업을 하는 사람이 100만원의 책값을 지불했다면 그 돈을 받은 정치인은 어떤 생각을 하게 될지 분명한 답이 나온다. 출판기념회에서 봉투를 확인해 9000원이 넘는 금액은 모두 돌려줄 계획이다."

casinohong@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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