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非은행 주택대출 위험.. LTV·DTI 완화해야"
■ 감정원 보고서
미국의 양적완화 축소로 국내 비은행권의 주택담보대출 원금 회수 위험이 증가해 가계부채 '질'이 악화될 가능성이 있는 만큼 '주택담보대출비율(LTV)'과 '총부채상환비율(DTI)' 등 규제를 완화해야 한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한국감정원은 20일 '미 양적완화 축소가 부동산시장에 미치는 영향'이라는 보고서를 통해 이같이 분석했다.
보고서에 따르면 미국이 1월부터 채권 매입 규모를 850억 달러에서 750억 달러로 줄이는 양적완화 축소 조치를 시행함에 따라 이 같은 채권 매입 규모 축소는 시장금리 상승을 불러오고 환율에도 영향을 미칠 것으로 전망됐다.
감정원은 일단 양적완화 축소로 인한 금리 상승이 국내 주택 매매가격 변동에 미치는 효과는 1% 미만 수준에 불과할 것으로 예상했다. 이자율이 1%포인트 상승하면 실질증가율 기준 주택 매매가격은 4개월 후 0.015%포인트 하락하고 전세가는 3개월 후 0.034%포인트, 월세가는 0.016%포인트 하락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그러나 금리가 인상되면 주택담보대출 이자 상환 및 부채 부담 증가로 가계부실과 금융기관의 원금 회수 위험이 증가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고 보고서는 전망했다. 특히 저축은행과 신용협동조합, 여신전문회사 등 비은행권의 경우 은행 대출이 용이하지 않은 저소득층이나 저신용자를 중심으로 원금 회수 가능성이 높아져 이들의 가계부실 위험이 커질 수 있다고 우려했다.
실제, 지난해 말 현재 예금은행의 주택담보대출 규모는 전년 동기 대비 4조 원 증가했지만, 보험사나 금융중개회사 등 기타 금융기관의 대출 증가액은 9조3000억 원에 달했다.
이에 따라 보고서는 주택담보대출 규모를 제한하는 LTV와 DTI 규제를 완화해 이 같은 우려를 차단해야 한다고 밝혔다. 박기정 한국감정원 연구위원은 "LTV 및 DTI 규제 완화를 통해 비싼 이자를 내는 비금융권 및 기타 금융기관의 대출을 은행권으로 돌려 가계 재무건전성을 제고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임대환 기자 hwan91@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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