용적률 완화..재개발·재건축 볕 드나?
용적률 완화 효과로 재개발·재건축 시장에도 봄날이 올지, 그 귀추가 주목되고 있다. 세계일보 DB |
부동산 경기침체에 발목 잡혀 사업속도를 내지 못했던 재개발·재건축 시장이 한숨 돌리게 됐다. 국토교통부는 최근 재개발·재건축 정비계획 수립 변경시 지자체 조례상 허용된 용적률을 완화할 수 있도록 하는 내용의 도시및주거환경정비법(이하 도정법) 일부 개정안이 국무회의를 통과했다고 밝혔다.
더불어 서울시 등 수도권 뉴타운·재개발 사업의 출구전략이 매몰비용 처리 문제에 막혀 속도를 내지 못하자 추진위원회·조합의 해산신청 기간 및 매몰비용 지원 신청기간을 1년 연장했다. 동시에 추진위 승인 또는 조합설립 인가 취소시 시공사 등이 추진위나 조합에 대해 보유하고 있는 채권을 전부 포기할 경우 이를 손금에 산입할 수 있도록 하는 세제 개편안도 마련했다.
서성권 부동산114 시장분석팀 연구원은 "박근혜 대통령이 신년 기자회견에서 부동산 규제완화 의지를 표명한 이후 그 동안 부동산 시장의 해묵은 과제였던 재개발·재건축 사업에 대한 지원 대책이 나오면서 답보 상태에 빠져 있던 도시 재생사업의 사업성 제고와 출구전략의 가속화가 기대된다"고 말했다.
◆ 재개발·재건축 사업 용적률 법적 상한선까지 완화 가능
정부가 발표한 도정법 개정안에 따르면 재개발·재건축 등 정비사업을 시행하는 경우 지자체가 정비계획 또는 기본계획 수립 변경시 조례상 규정된 용적률에도 불구하고 법정 상한선까지 용적률을 완화할 수 있도록 했다.
용적률 완화는 그 동안 정비사업 현장에서 지속적으로 요구됐던 것으로 용적률 완화시 일반분양 세대수를 늘릴 수 있어 사업성이 한층 개선될 전망이다. 다만, 노후 불량 주거지에 대한 주거환경 개선이 목적이기 때문에 주거지역에만 용적률 인센티브가 적용된다. 또 사업지연과 주민혼란 등의 우려로 사업시행인가 이후 단계의 정비구역에 대해서는 적용이 배제된다.
서울시가 발표한 도시정비사업 통계(2013년 6월말 기준)에 따르면 사업시행 인가 이전 단계에 있는 재건축구역은 84개, 재개발구역은 139개로 총 223개 구역이 용적률 규제완화 수혜를 입게 됐다.
◆ 추진위·조합 해산신청 기한1년 연장…시공사 등이 채권 포기시 손금산입 가능
오는 1월 말 종료 예정이었던 추진위·조합의 해산신청 기간은 2015년 1월까지 1년 연장된다. 기존대로 실태조사 신청기간이 1월 말로 종료된다면, 추진위나 조합이 해산을 신청하기 위해서는 민법상 조합 해산 요건인 조합원의 75% 동의를 얻어야 한다.
서성권 연구원은 "이번 연장조치로 조합원의 50% 동의만 있으면 조합 등을 해산할 수 있어 사업성이 낮아 추진의지가 약했던 재개발·재건축 사업의 퇴로를 열어줄 것으로 기대된다"고 전했다.
용적률 수혜 재개발·재건축 단지. 부동산114 제공 |
이어 그는 "추진위 승인 또는 조합설립인가 취소가 결정된 사업장의 채권을 가지고 있는 시공사·설계자·정비사업전문관리업자 등이 채권을 포기하는 경우 이를 손금에 산입할 수 있도록 했다"며 "시공사 등이 포기한 채권의 손금 산입분에 대해 법인세 감면 혜택을 부여함으로써 그동안 출구전략의 걸림돌이 됐던 매몰비용 처리에 대해 한시름 덜게 됐다"고 덧붙였다.
◆ 재개발·재건축 사업장 '옥석 가리기' 가속화 전망
이번에 발표된 도정법 개정안은 현재 사업성 저하와 매몰비용 문제로 진퇴양난에 빠져 있는 재개발·재건축 사업의 활성화를 위한 것으로 보인다. 사업 추진의지가 강한 사업장에 대해서는 조속한 사업진행을 위해 용적률 인센티브를 부여해 수익성을 높일 수 있게 됐다.
반면, 사업 포기 예정인 사업장에 대해서는 추진위·조합의 해산신청 기간과 매몰비용 지원 기간 연장 등을 통해 퇴로를 보다 확대해 재개발·재건축 사업장의 옥석 가리기 속도를 높일 수 있도록 했다.
서 연구원은 "그동안 재개발·재건축 사업이 난항을 겪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한걸음 물러서 있던 정부가 출구전략 지원책을 내놓으면서 부동산 시장에서 천덕꾸러기 취급을 받아오던 도시 재생사업장에 대한 관심이 높아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어 "다만, 용적률 인센티브를 적용 받은 재개발 사업이 마무리 될 때까지 5년 이상 소요될 수 있어 단기간 가시적인 효과는 기대하기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며 "매몰비용 해결을 위해 가장 요구가 높았던 조합 설립인가 취소시 지자체의 비용지원이 개정안에서 빠지면서 실질적인 효과는 크지 않을 가능성도 있다"고 덧붙였다.
김현주 기자 hjk@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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