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세금 1억 올려도 어쩔 도리가 없어요"..집주인 부르는게 값
◆ 전세금 폭등 어디까지 ◆
"반전세나 월세 매물은 몇 개 있지만 순수한 전셋집은 없습니다. 전세를 살고 싶으면 다른 동네를 알아보셔야 합니다." (서울 성북구 정릉동 A공인 관계자) "1억원 이상씩 보증금을 올려달라고 해도(학군 때문에) 무조건 재계약부터 하고 보자는 분위기입니다. 전세가 없는데 어쩌겠습니까." (서울 서초구 김해연 반포 대양공인 대표) 새해 벽두부터 전세금 상승세가 파죽지세다.
신학기 학군 대기 수요가 높아진 서울 강남 일대는 물론 젊은 맞벌이 부부나 직장인 수요가 많은 성동ㆍ서대문 등 강북지역에도 매물로 나온 전셋집이 씨가 말랐다.
◆ 자취 감춘 강남 전세 기자는 이날 강남에선 '변두리'로 통하는 서울 지하철 2ㆍ4호선 사당역 인근 부동산중개업소부터 죽 훑었다.
사당역에서 이수역으로 쭉 걸어 올라가며 뒤졌지만 허탕이었다. 전세로 나온 물건은 하나도 없었다. 그나마 서초구 방배동 현대홈타운 1차에서 비슷한 매물을 하나 찾았다. 이것도 전용면적 59㎡짜리 중소형 아파트를 보증금 3억5000만원에 월세 35만원을 요구하는 반전세였다. 다시 9호선 신반포역 인근 삼성래미안 퍼스티지, 반포 힐스테이트 등을 찾았다. 역시 없었다. 구반포역 인근 반포주공1단지에선 보증금 3억5000만원에 월세 80만원을 달라고 했다.
신학기 수요가 대기 중인 양천구 목동 신시가지1단지 전용면적 51㎡ 전세금도 지난해 초보다 1억원가량 올라 현재 2억6000만~2억8000만원까지 치솟았다. 목동 A공인 관계자는 "학교 때문에 집을 옮길 수 없다 보니 '슈퍼갑'인 집주인이 값을 부르는 만큼 전세 시세가 뛴다"며 "집주인이 전세 세입자에게 1년 계약을 강요하는 사례도 있다"고 말했다.
◆ 풍선 효과 강북 전세 강북 지역 중개업소 10곳을 무작위로 들러 전셋집을 구할 수 없겠냐고 물었다. 돌아온 대답은 싸늘했다. 7~8곳은 "전세 매물 구하기는 하늘의 별 따기다.
전세 가격이 매매 가격과 차이가 거의 나지 않으니 집을 사든지 아니면 집주인에게 월세를 좀 깎아달라고 상의하는 게 낫다"는 대답만 돌아왔다.
마포구 하중동 한강밤섬자이 전용 84㎡ 전세 매물은 1년 전만 해도 4억~4억3000만원 선에 거래됐지만 현재 5억~5억4000만원으로 전세금 최고치를 계속 갈아치우고 있다. 공덕동 공덕래미안1차 전용 59㎡ 전세금도 지난해 초보다 3000만~5000만원가량 뛰어 2억8000만~3억원으로 매매가(3억6000만원)에 거의 근접했다.
공덕동 S공인 관계자는 "월세를 받으려는 집주인들이 너도나도 반전세로 돌리는 바람에 월세가 오히려 10만~15만원가량 떨어졌다"고 말했다.
직장인 실수요가 몰리는 성동구 옥수동 옥수어울림 전용 85㎡ 전세금은 5억5000만~5억8000만원으로 1년 전보다 1억5000만~1억9000만원이나 급등했다. 옥수동 B공인 관계자는 "도심에 출퇴근하는 직장인 수요와 강남 전세난에 쫓긴 사람들이 밀려 들어와 전셋집 품귀 현상이 계속되고 있다"며 "올해 강남 재건축단지 이주가 시작되면 전세난이 더욱 심해질 것 같다"고 우려했다.
◆ 전망도 대책도 없는 전세난 9일 한국감정원에 따르면 갑오년 새해 첫 주 전국 아파트 전세 가격은 0.17% 상승하면서 72주 연속 상승세를 이어갔다.
박기정 한국감정원 연구원은 이날 "전세금 급등지역이 강남 지역에서 성동 영등포 노원 등 실수요자들이 주로 찾는 외곽지역으로 확산되고 있다"고 밝혔다.
문제는 전세 수요가 공급을 초과하면서 벌어지는 전세금 급등에 대해 뾰족한 단기 전망도, 대책도 보이지 않는다는 점이다. 심교언 건국대 부동산학과 교수는 "전세는 전형적으로 공급자인 집주인 우위 시장"이라며 "은행 예금금리는 3%도 안되는데 월세 전환이율은 6%를 넘는 현실에서 집주인들의 전세 기피, 월세 선호 현상은 지속될 수밖에 없다"고 전망했다.
이론적으로는 집값의 60%나 70% 수준에서 단기적으로 전세금 상승세가 꺾일 것이라 전망하기보다는 오히려 집주인의 실질 투자 수익률이란 측면에서 보면 집값보다 전세금이 더 높아도 이상할 게 없다는 지적이다.
다만 부동산114에 따르면 올해 전국 아파트 입주 물량이 전년보다 36% 늘어난 26만6545가구로 전세난에 다소 숨통이 트일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이근우 기자 / 문지웅 기자 / 임영신 기자 / 이승윤 기자] [ⓒ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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