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 집을 사지 않는 사회

2014. 1. 8. 17: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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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으로부터 딱 10년 전, 사회에 첫발을 내디뎠을 때 선배나 가족들로부터 가장 많이 들었던 말은 주택청약통장부터 만들라는 것이었다. 조금 빚을 내더라도 집을 사놓으면 노후까지 든든하다는 설명이었다. 이뿐 아니라 불과 수년 전까지만 해도 TV에 유명 연예인들의 아파트 광고가 빈번히 등장했고 '사는 곳이 곧 누구인지를 말해준다'는 문구로 보는 이의 허영을 부추기기도 했다.

그러나 지금은 달라졌다. 주변 젊은층뿐 아니라 기자들도 서울시 장기전세주택(시프트)에 청약을 하고 임대주택을 알아보며 '굳이 집을 살 필요가 있느냐'고 반문한다. 은행빚을 져야 하는 것은 물론, 이자에 세금까지 내야 하는데 샀다가 집값이 떨어질까 전전긍긍하며 스트레스 받고 싶지 않다는 것이다. 청약통장도 가입만 해놓고 쓰질 않아 역대 최고의 가입자 수를 기록 중이다.

지난해 말 다주택자 양도세 중과가 폐지됐다. 이에 앞서 취득세 영구인하 법안도 국회를 통과했다. 일부는 올해 부동산 시장이 곧 되살아날 것으로 보지만 또 다른 측에서는 '집을 보는 마인드가 달라졌다'며 쉽지 않을 것이라고 전망한다.

누구나 집 한 채 사려고 아귀다툼하는 사회도 위험하지만 이를 원치 않는 사회도 결코 건강하지 않다. 특히 집값 하락세가 지속될 경우 전반적인 가계 부채도 우려된다. 선진국과 비교해볼 때 여전히 소득수준에 비해 집값이 높은 편이지만 부동산 시장이 연착륙하기 위해서는 투기나 복지가 아닌 집을 살 여력이 되는 실수요자를 중심으로 정책이나 제도가 재편돼야 한다. 지난해 생애최초주택 구입자들을 대상으로 한 세제 혜택 등이 올해도 이어져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는 이유다.

nvcess@fnnews.com 이정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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